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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 세번째 무라카미 라디오 ㅣ 무라카미 라디오 3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오하시 아유미 그림 / 비채 / 2013년 5월
평점 :
이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씨가 잡지 <앙앙>에 연재한 에세이를 모은 책입니다. '무라카미 라디오' 시리즈의 세번째이자 마지막 책입니다. 예전에 보았던 책인데 다시 봐도 역시 좋습니다.
<앙앙>의 주요 독자는 젊은 여성층입니다. 하루키씨와는 공통된 화제따위는 거의 없습니다. 때문에 오히려 하루키씨는 공통된 화제 따위는 없기 때문에 편하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합니다. 자신이 즐겁고 편안하게 쓴 글이기 때문에 읽는 사람도 편안하고 즐겁습니다.
이 책을 읽는 느낌은 마치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하루키씨가 저를 초대해서 소박한 밥상을 차려주는 것입니다. 하루키씨는 냉장고에 있는 음식 재료들로 적당히 아무거나 즐겁게 요리해서 음식을 내놓습니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집밥처럼요. 밥을 먹으면서 하루키씨는 이런 저런 잡담도 하고, 농담도 섞어가면서 이야기합니다. 하루키씨와 저도 공통된 화제따위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하루키씨가 즐겁게 이야기하니 저도 즐겁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대화란 이런 것이 아닐까요? 굳이 공통된 화제따위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대신, 서로 아무 이야기나 아무렇게나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 전혀 모르는 이야기도 재밌게 이야기하고 재밌게 듣는 것. 이게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부담없이', 이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도 하루키씨에게 즐겁게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무슨 이야기를 해야하나 고민하는 대신에, 편안한 마음으로 기분좋은 이야기들을 들려줄 수 있으면 합니다. 이렇게 말해놓고 보니 기분좋은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군요. 도무지 그런 이야기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역시 작가란 할 이야기도 많고, 그 이야기를 즐겁게 할 수 있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저는 듣는 쪽이 편합니다. 물론 재밌는 이야기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