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 딕 - 전면 개역판
허먼 멜빌 지음, 김석희 옮김 / 작가정신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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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좀 읽는다...방귀 꽤나 뀐다하는 독서가들에게는 있기 마련인, 무슨 밀린 숙제같은, 어쩌면 끝내 밀어내지 못한 오래 묵은 숙변 같은...... 그런 책들이 있다. 비유가 책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무례하고 추잡하기는 하나 소생이 워낙에 똥오줌 못가리는 근본없는 축생인지라.... 어쩔 수가 없고. 나름 대하소설을, 토지(16), 도쿠가와 이에야스(32, 이건 2회독...대단하다!!), (구판 16), 태백산맥, 혼불, 변경, 삼국지, 열국지 등등을...꽤나 읽은 소생에게도 당근 그런 책들이 여럿 있는데, 지금 이야기하려는 <모비딕>도 그 중 한 권이 되겠습니다.

 

막힌 숙변이 일시에 터지듯 분기탱천, 무슨 대단한 결심작심을 한 것은 아니고 그냥 문득 한번 읽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 얼마 전에 시작했다. 이제 겨우 140페이지 정도 읽고 있는데, 제3장에 이르러 떡하니 짠하니 등장하는 것이 바로 물보라 여관되겠다. 소생 왠지 여기에 필이 팍 꽂히고 말았다. 너무나도 멋진 작명이 아닌가!!!! 아름다운 작명이 아닌가!!!! 소생도 언제 저 물보라 여관에 꼭 한번 투숙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지며, 감탄에 감탄을 거듭하다가 원서에는 어떻게 되어 있나 싶어 한번 찾아보게 되었는데, 원서에는,

 

“Spouter-Inn”라고 되어 있었다. 그럼 ‘Spouter’가 무엇인가? 네이버 사전에서는 웅변가, 분출하는 유정, 물을 내뿜는 고래, 포경선 이라고 한다. 아마도 고래가 숨을 쉴 때 등에 있는 숨구멍으로 물을 시원하게 뿜어내는 것을 말하는 모양이다. 포경기지 항구에 있는 여관 상호로 이만한 것도 없을 것이다. 할 일 없는 소생이 또 좀 뒤적뒤적해보니 황유원 역 문학동네판, 강수정 역 열린책들판에서는 물기둥 여인숙이라고 번역되어 있고, 이종인 역 현대지성판과 소생이 현재 읽고 있는 김석희 역의 작가정신판에서는 물보라 여관이라 되어 있더라.

 

김석희 역의 구판에는 이것이 또 물보라 여인숙이라고 되어 있었던 것인데, 다음사전을 보면 여인숙이란 작은 규모의 숙박업소, 여관보다 급이 낮으며 값이 싸다이렇게 나와있으니, 김석희 선생이 뭐 그러지는 않았겠지만 여인숙으로부터 무언가 고래고기라도 몰래 받아드시고 이번 개정판에서 여인숙을 여관으로 한 단계 승급을 해주신 것은 아닐까하는 아주 합리적인 의심이 들기도 하지만.... 뭐 먹다남은 고래고기라도 있으면 모를까? 증거가 없으니 어쩔 수 없고,,,,혹시나 다음 개정판에서 물보라장 여관으로 승급하게 될 것 같으면...그때는 정말 어데 신고라도 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디 한번 두고보자하는 마음이다.

 

각설하고, 소생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물기둥 여관, 물기둥 여인숙, 물보라 여관, 물보라 여인숙 중에서 번 물보라 여인숙이 가장 마음에 든다. 고래가 숨쉴 때 분수처럼 내뿜는 것은 처음에는 물기둥의 모양이었다가 나중에는 물보라로 흩어져 포말로 스러지고 마는 것이려니, 물기둥이나 물보라나 모두 가당할 것이다. 한편 당 숙박업소에 식당과 바가 있는 것이나 대충 짐작하기로 그 규모를 생각해보면 이 숙박업소는 여인숙 보다는 여관에 더 적합할 것이나, 여인숙이란 단어에서 풍기는 그 낭만고풍스러움과 삼삼(3+3)하게 맞아떨어지는 글자수의 조합 등을 종합적으로 합종연횡적으로다가 고려한다면 여인숙이 더 어울린다고 할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최진희라는 가수를 알고 그녀의 물보라라는 노래를 좋아한다면 뭐 답은 정해져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저 물보라를 보면서 길을 떠나요 / 우리 이대로 길을 떠나요 / 마음껏 소리치며 뛰어 들어요 / 저 넓은 세상을 향해~ / 일단 한번 들어보시면 그 부드럽고 애잔한 멜로디에 깊은 감동을 받은 심금이 그야말로 엉엉 울어버리고 말것이다. 이건 뭐 여담이지만 1984년 발표된 최진희의 사랑의 미로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였으며, 당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애창곡으로도 알려져 있어 북조선에서도 많은 인기를 누렸다고 한다.

 

한편, 마침 얼마 전에 다락방님 페이퍼를 보니 다부장님께서도 모비딕 시작하시면서 이 물보라 여관에서 자행된 모르는 사람과 한 이불 덮고 자기의 기괴함과 황당함에 대해서 언급을 하셨는데.... 역시나 소생도 이 부분을 읽다가............,,,해괴한 일이로고.......고금에 저런 풍습은 듣도보도 못한 것이관데........하며 혼자 고개를 갸웃거렸던 것입니다. 이슈메일이 폭풍우 몰아치는 몹시 추운 밤에 물보라 여인숙에 도착했는데, 아뿔싸, 빈 방이 없는 것이라. 여기서 여관 주인장이 요상한 제안을 한다. 이게 무슨 복잡한 식당에 혼자 온 손님을 다른 혼자 온 손님 테이블에 합석시킬 때 날리는 멘트 저기 빈 자리가 없어서 그러는데, 어떻게 잠시 좀 합석해도 괜찮을까요?” 와 유사한 것이기는 하나 합석이 아니라 합방이라는 것이 함정 게다가 동침 ㅋㅋㅋㅋ

 

여관 주인장이 이슈메일에게 혼자 묵는 손님 방에 합방하고 한 침대에 동침할 것을 권유하는데..... !!! 이게 가능한 일인가 싶은데, 추운 밤에 갈 곳 없는 나그네는 주저하기는 하지만 길바닥에서 얼어죽지 않으려면 뭐 방법이 없기도 하려니와 어쨌든 그러마고 하며 그 방 그 침대로 기어들어가서.....결국 나중에 온 그 방 주인인 야만인 작살잡이 퀴퀘그와 한 침대에서 동침을 하게 되고, 더 나중에 둘은 둘도 없는 마음의 벗이 되고 마는 것이다. 하룻밤에 만리장성을 쌓는 데는 합방동침만한 것이 없음이라. 옛말 하나 틀린 것이 없더라는 생각을 잠깐 해보면서도 한편으로는 역시 여관 이름이 심금을 엉엉 울려버려서 그리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살짝 드는 것이었다. 마음의 벗을 원하세요? 그럼 물보라 여관으로!! 가자 물보라 여관으로!!!

 

** 추신 : 검색을 해보니 조선반도에는 물보라라는 상호의 여인숙, 여관, 모텔, 호텔은 없고 다만 강원도 철원하고도 아름다운 한탄강 유역에 물보라 펜션이라고 있습니다. 모쪼록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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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5-04-21 20: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 모비딕 읽고 계시는군요! ㅎㅎ 찌찌뽕 반갑습니다! ㅋㅋ 그러니까요 합석은 들어봤지만 합방이라뇨! 어휴 ㅠㅠ

붉은돼지 2025-04-21 22:37   좋아요 0 | URL
정말이지 합방은 ㅋㅋㅋ 생각도 못해봤는데....정말진짜로 다른 방법이 없다면...뭐 어쩔 수 없이 합방도 생각해 볼 수 있을 듯..ㅋㅋㅋ 어쩌겠어요??

레삭매냐 2025-04-22 08: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다 만 책인데...

이슈마일과 퀴퀘그가 합방하는
장면은 기억이 납니다.

허허 고얀지고 했던 기억이-

붉은돼지 2025-04-22 09:12   좋아요 1 | URL
시작한 지 한 달 다 되어 가는 것 같은데......진도가 잘 안나가네요.ㅎㅎㅎㅎ
이런 저런 일로 분주하기도 하지만 책 읽는 시간도 많이 줄었고,
이 책 말고도 다른 책도 읽고 있어서...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반드시 완주!!! ㅎㅎㅎ

hnine 2025-04-22 16: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끔 올리셔도 올리시는 글마다 읽는 재미를 주십니다. 어떻게 여관이름을 검색해볼 생각을 하셨는지 참...^^
강원도 철원에 물보라 펜션이 있다니, 아들이 철원에서 군복무할때 면회라도 한번 갔었더라면 구경이라도 했을텐데, 면회 한번 안간 엄마였네요.

붉은돼지 2025-04-22 17:42   좋아요 0 | URL
아아!! 무정무심하신 어머니......ㅜㅜ.... 저는 철원 바로 옆 동네 경기도 연천에서 인민을 위해 복무했었는데요,,한번 씩 훈련나가면 한탄강가로 갔던 기억이 납니다. 그 유명한 유행성 출혈열의 원인 바이러스인 한탄 바이러스가 바로 이 한탄강가의 등줄쥐에서 나왔다고 하지요....그래서 학명이 한탄 바이러스... 훈련 뛰는 그 세상 고달픈 와중에도....아니 그 와중이라서.... 한탄강은 눈부시게.....아름답더이다...ㅜㅜ

제가 입대하려고 집 나설 때 우리 엄마는 대문 밖에도 나오시지 않았지만...그래도 그 먼길 면회는 한번 오셨습니다. 형님들에게는 먹고 살기 바빠 못 가셨지만 그래도 저는 막내라고 면회는 한번 오셨어요....

서니데이 2025-04-26 00: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붉은돼지님, 오랜만이예요. 잘 지내셨나요.
처음엔 물보라 여인숙이었는데, 그사이 리모델링 해서 여관이 된 걸까요. 대충 읽으면 차이를 잘 모르고 지나갈 것 같은데, 이 글을 읽었으니 다음엔 조금 더 잘 보일 것 같아요. 사진 속의 유리 문진과 램프가 예뻐서 한번 더 봤더니 여기도 고래 디자인네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붉은돼지 2025-04-26 11:16   좋아요 1 | URL
어머!! 서니데이님 오랜만이에요, 잘 지내시죠?? 개정판 나오기까지 세월이 많이 지났으니 그 사이 리모델링이 되어서 여관이 되었을 수도 있겠네요ㅎㅎㅎㅎㅎ 사실 여관이나 여인숙이나 물기둥이나 물보라나 뭐 중요하지는 않지만 소생이 정상적인 서평이나 독후감은 잘 쓰지를 못해서 이렇게 뭔가 하나 꼬투리를 잡아서 쓸데없는 소리로 리뷰를 대신하니 이게 뭐 리뷰도 아니고 그냥 뭐 잡담 같은 것이죠..ㅜㅜ
 
싯다르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8
헤르만 헤세 지음, 박병덕 옮김 / 민음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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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기에서 당신이 얻은 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제 옆에서 얻을 수는 없는 것이었나요?* - 빛나는 신들은 신을 명상한다. 메마른 강이 흐르는 그늘의 그물을 쓰고 사내는 대답하지 못했다. (중략) 모든 것을 버려본 적이 있는 정처 없는 자의 운명은 그렇게 상처입은 끝없는 길들을 오래도록 노래하며 가야한다. 비밀한 길들은 발자국을 간직하지 않는다. 사내의 발바닥에도 몇천분의 일 지도 같은 미세한 길들이 사방으로 팔방으로 나 있었다. 필시, 객사의 운명이려니 (하략)’ 함성호의 시 <카필라바스투의 동문> 중 일부다. 부다는 세상의 권세와 아름다운 부인을 버리고 오직 자기 가슴 속의 욕망만을 간직한 채 이 카필라바스투의 동문으로 출가한다.


* 함성호 시집 <타즈마할>의 주() ‘이윽고 깨달음을 얻은 부다가 카필라 성에 다시 돌아왔을 때 그의 부인 아유다라가 부다에게 던진 질문. 경전은 아무 대답이 없는 부다의 모습을 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 질문은 내 옆에서의 깨달음. 출세간보다는 세속에서의 깨달음을 일깨우고 있다. 아마도 부다는 이 질문을 통하고서야 비로소 완전한 깨달음에 도달할 수 있었을 터(함성호 <타즈마할> p127)


아름다운 아내를 버리고 사랑하는 자식도 버리고 세상의 권세도 버리고 부귀와 영화도 버리고, 남들은 가지지 못해 안달인 것들, 남들 모두가 절절히 욕망하는 그 욕망들은 모두 선뜻 버렸으되, 남들은 아무도 가지길 원하지 않는 욕망,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욕망, 득도하고자 하는 그 한 욕망은 너무나 크고 간절해서 버리기는커녕 오히려 여기에 죽자살자 메달려 용맹정진 돌진약진 했으니.... 그렇다고 한다면 결국 부처는 욕망의 화신이 아닌가? 그가 버린 욕망들은 그가 품은 욕망에 비하면 한낮 티끌 같은 것들일 뿐이라, 어떤 이는 중을 만나면 중을 죽이고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라고 했으며, 또 다른 이는 사람들이 해아래서 하는 모든 수고가 무엇이 유익한고 모든 것이 헛되고 헛되며 헛되도다라고 했느니, 아아!!! 어쩔것이냐, ~ 어쩌란 말이냐~~ (‘이 아픈 가슴을~이 소절이 자동반사적으로 따라나오면 연식 반백년 이상 ㅋㅋㅋㅋ)

 

******* 여기서 잠깐!!! 불교리를 잘 몰라서 그러는데, 어떤 한 인간이 어느날 문득 집을 나와서(작은 욕망들을 버림) 머리깍고 중이 되어 자기 자지를 자르고(나름 큰 욕망 중 하나를 버림) 지랄용천을 하며 용맹정진하는 이유는 바로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인데(맞제?) 그 깨달음을 얻겠다는 것은 결국 부처가 되겠다는 이야기이고(맞나?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고 했던 것 같은데.... 누가? 몰러!) 그리고 부처는 결국 신()이 아닌가? 이 말씀인데, 그렇다면 결론적으로다가 삼단논법상으로 한 인간이 깨달음을 얻겠다는 것은 결국 자신이 신이 되겠다는 이야기. 자잘한 것들은 모두 버려뿔고 엄청나게 큰 거 한 방 터뜨리겠다는 이야긴데 그 욕심이 실로 어마무시하다.

 

소설의 제목이 <싯다르타>여서 당연히 석가모니 부처님 이야기인줄로 알았는데 읽어보니 싯다르타가 그 싯다르타가 아니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부처님 고타마 싯다르타는 기원전 563년경 인도 북부의 작은 왕국 카필라(가비라)에서 왕세자로 태어났다. 훌륭한 아들은 낳은 어머니 마야부인은 출산 후 7일만에 죽었다. 고타마는 16세에 사촌과 혼인하여 아들 라울라를 낳았고 이른바 사문유관을 통해 인생의 생로병사에 대해 깊이 고민하다가 29세에 사랑하는 가족과 부귀영화를 버리고 출가한다. 금욕수행과 참선정진 끝에 보리수 아래서 도를 깨닫는다. 아마도 35세 전후인 듯. 그후 45년간 전국을 돌아다니며 교화하다가 80세에 쿠시나가라 숲에서 죽었다. 제자들에게 남긴 마지막 말은 제행무상(諸行無常)하니 그대들은 중단없이 정진하라.’는 말이었다고 한다.

 

소설 속 싯다르타의 인정 여정은 조금 다르다. 싯다르타는 인도 최상위층인 브라만 계급의 아들로 태어났다. 모든 이들의 선망의 대상이었고 그 자신 빛나고 아름다운 청년이었으나 어느날 문득 친구 고타마와 함게 모든 것을 버리고 출가한다. 깨달은 자 고타마를 만나서 설법을 듣지만 결국 자신의 길을 가기로 하여 속세로 돌아오게 된다. 사색하는 것, 기다리는 것, 단식하는 것 이 3가지 기술 밖에 없었던 던 그는 고급창부 카말라를 만나 육체의 욕망 방중술을 익히고 상인 카와스와미에게 장사의 기술도 배우게 된다. 오랜 속세 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강으로 가서 자살하려다가 문득 각성하고 그 강가에서 뱃사공의 조수가 되어 뱃사공으로 살아간다. 싯다르타는 결국 강으로부터 깨달음을 얻고 뱃사공을 찾아온 옛 친구 고빈다는 싯다르타에게서 부처의 모습을 발견하고 그에게 큰 절을 올리는 것으로 소설은 끝난다.

 

소설은 인간의 내면을 깊이 파고드는 초월에 대한 의지를 마치 흐르는 강물처럼 유려하고 서정시 같은 아름다운 문장으로 담아내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슬먹고 실똥싸는 바람타고 뜬구름 잡는 이야기같기도 하다. 깨달음이라는 것은 집구석을 뛰쳐나와 숲 속에서, 산 속에서, 토굴 속에서 수행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결국은 속세에서 처자식 곁에서 생활에 부대끼면서 지지고 볶는 그 삶의 경험을 통해서 깨달음에 다가갈 수 있다는 이야기 같다. 바로 위의 함성호의 시 주석에 나오는 속세간의 깨달음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 이건 참고로,

헤세는 청소년기 자살 시도과 정신병원 입원, 그후 우울증 등으로 그 자신이 극심한 정신적 방황을 겪었고 그래서인지 특히 인간의 영적인 성장에 관심이 많았다. 인도에서 선교사 생활을 했으며 인도와 중국 철학에 몰두했던 아버지, 역시 선교사이며 인도학자였던 외할아버지의 영향으로 일찍부터 인도의 종교와 정신세계를 배웠던 헤세는 평소 인도를 자신의 정신적 고향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1911년에 헤세는 생명의 원천으로 되돌아가기 위해인도 여행길에 오른다. 하지만 여행은 말레이 반도, 수마트라 정도만 겨우 돌아보고 인도는 구경도 하지 못한 채 끝난다. 그럼에도 <인도여행>이라고 제목으로 출판된 책에서 헤세는 난 그들을 일종의 동물같다고 여기지요, 우스꽝스런 염소나 예쁜 사슴 같다구요. 절대 우리와 같은 사람으로 여기지 않습니다.’, ’인도인들은 모두 거지들이고 악마같은 존재‘, ’음란한 천민등으로 기술하고 있다. (이옥순 <우리 안의 오리엔탈리즘> p114,115,123,124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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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4-11-25 00: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처음 읽을때 싯다르타가 석가모니인줄 알고 ‘그럴리가?‘ 하면서 읽기 시작했어요.
붉은돼지님 이 리뷰 보고 생각나서 책꽂이에서 이 책을 다시 들춰보니 밑줄을 여러 군데 쳐놓았더군요.
저도 불교 잘 모르긴 하지만 불교에서의 부처는 초월적인 신적 존재라기보다는 깨달음을 얻은 인간을 의미한다고 알고 있어요. 다른 종교의 신들은 대개 세계를 창조하거나 초월적 힘을 가지고 인간의 삶에 직접 개입하는 존재로 여겨지지만 부처는 개인이 스스로 수행과 깨달음을 통해 해탈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하는 존재라고요.

붉은돼지 2024-11-25 18:00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저도 예전에 그렇게 배운거 같습니다. 불교는 유일신교와는 달리 창조주, 신이 중심이 아니고 인간이 그 중심인, 인간 개개인의 깨달음이 목적인 무신론적 종교라고 배운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자꾸만 불교가 일종의 다신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석가모니불, 아미타불, 비로자나불, 약사여래불 어쩌고 하는 부처도 많고 관세음보살, 문수보살, 지장보살 어쩌고 하는 보살들도 많고,,, 이 존재들이 모두 저마다가 중생을 구제하는 능력, 뭐 전지전능은 아니지만...거의 신적인 능력들을 가지고 있고, 영생불사인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어쨋든 이게 또 기복신앙과도 잘 연결되어 있어서 다신교의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생전의 석가모니는 물론 인간이었지만 지금의 석가모니 부처는 그냥 깨달음을 얻은 성인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멀리 가 있는 거 같고...뭐 거의 신에 버금가는, 어쩌면 신에 다름아닌 그런 존재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다락방 2024-12-06 07: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붉은돼지 님. 혹시 오늘(12/6) 오전 06:50 쯤 인천공항 2터미널 스타벅스에서 음료 구매히지 않으셨나요? 직원분이 닉네임 붉은돼지 님을 부르며 음료 주시던데 혹시, 맞나요? ㅎㅎ 그렇다면 제가 바로 옆에 있었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말 걸어볼까 하다가 참았어요 ㅎㅎ

붉은돼지 2024-12-06 23:41   좋아요 0 | URL
어머! 다락방님 반가워요 ㅎㅎ 어디 여행 다녀오시는 아니면 나가시는가 봅니다. 외유가 잦으신 듯.ㅎㅎㅎㅎ.....소생은 공항 구경 못한 지 거의 수십년은 된 것 같습니다. ㅜㅜ 가끔씩 외국에서 특히 유럽에서 우연히 알라딘 서재 친구분들 만나는 상상을 해보기도 합니다. 베니스나 피렌체 같은 곳에서요. ㅎㅎㅎ 다락방님은 왠지 척 보면 알아 볼 수 있을 듯 ㅎㅎㅎㅎ 아아아!! 실로 엄혹한 시절입니다. 건승건필하시길 기원합니다.
 

세상에 다시 없는 곳, 베네치아

 

베네치아의 지반은 석호의 뻘밭이다. 그 진흙더미에 말뚝을 엄청나게 박아넣고 그 위에 도시를 건설했다. 이 땅에서는 파종도 경작도 수확도 할 수 없다’. 목숨을 보전할 수 있었지만 먹고 살기는 실로 지난했다. 하지만 베네치아인들은 그 간난신고를 이겨내고 결국 교역으로 부의 제국을 건설했다. 지금도 지반이 서서히 가라앉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게 진흙 속으로 푹푹쑥쑥 꺼지지 않고 지금까지 저리 버티고 있다는 것이 너무 신기하고 놀랍다.

 

베네치아는 천년 공화국이다. 로마도 처음에는 공화정이었지만 결국 황제가 등장했고, 이탈리아의 일부 도시에서 공화정이 실험되었지만 오래 가지는 못했다. 천 년 동안 독립을 유지했다는 점. 그것도 공화국으로 천년은 대단하지 않은가? 어디 그뿐인가? 손바닥 만한 땅덩이의 베네치아가 거대한 오스만 제국에 맞서 이슬람의 서진을 막아냈다. 영토는 작았지만 섬에서 섬으로 점조직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해상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아드리아해의 여왕으로 군림하며 지중해의 패권을 장악했으니 역시 신기하고 놀랍다.

 

이런 놀라운 점도 물론 흥미를 일으키지만 역시 소생에게 가장 와 닿은 것은 바로 그 이미지다. ‘물의 도시라는 낭만적이고 환상적인 이미지. 누군가는 이런 말을 했다. ‘물의 도시를 이길 수 있는 것은 하늘의 도시’, 혹은 공중의 도시밖에 없다고. 뭐 천공의 성 라퓨타라도 나타나면 모를까.... 베네치아는 세상에 다시 없는 곳이다.

 

TASCHEN에서 나온 <THE GRAND TOUR, THE GOLDEN AGE OF TRAVEL>, 생각의 나무에서 나온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두 권 다 책꽂이에도 잘 안 들어가는 엄청 큰 책인데 마침 표지가 모두 베네치아가 배경이고 내용 중에도 베네치아가 있어 몇 장 소개해 봅니다. 이상으로 베네치아 책장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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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예술서류(건축,미술,음악,영화)











페트리샤 포르티니 브라운 <베네치아의 르네상스> 예경 아트라아브러리 6번이다. 예전에 시리즈물 수집할 때 이 시리즈도 수집했었는데 지금은 다 중고로 팔아치우고 없다. 심지어 지금은 구하기도 어려운 러스킨의 <베네치아의 돌>까지 팔아먹었다. !! 그때는 너무 배가 고파서 풀이라도 뜯어먹어야 했지만 돌을 팔아먹은 건 정말 실수였다.!!! 14세기 시인 페트라르카는 베네치아를 세상의 다른 곳(문두스 알테르)‘라고 불렀다. 15세기에 베네치아를 방문한 한 독일 성직자는 바다 한가운데에 경이로운 자테로 높다란 성들과 멋진 교회들, 그리고 화려한 저택과 궁전을 맘껏 뽐내며 떠 있는 저 유명하고 위대하여 부유하고 성스러운 도시 지중해의 여인 베네치아라고 경탄하고 있다.

 

존 러스킨 <베네치아의 돌>, 아트라이브러리 19. 러스킨은 영국작가로 건축과 장식예술 분야의 권위자다. 1851년에 출간된 책으로 베네치아 건축에 관한 심도있는 연구서이다. 러스킨에 의하면 베네치아의 두칼레 궁전은 세계건축의 중심이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다양한 건축양식을 균형있게 담고 있다고 한다. 현재 이 도서는 절찬리에 절판중. 알라딘에 중고로 7권 올라와있는데 4만원~8만원이다. 예전에 조금 읽어봤는데 상당히 지루하고 재미 전혀없었던 기억이 난다.

 

루시아 임펠루소 <베네치아 아카데미아 미술관> 베네치아에서 현대미술을 구경하려면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 르네상스 미술을 보려면 아카데미아 미술관을 가야한다. 이 책은 아카데미아 미술관의 역사와 소장하고 있는 90여점의 작품에 대한 해설을 담고 있다. 때로는 작품에 숨겨진 비하인드 스토리들도 접할 수 있다. 미술관에서 제일 유명한 그림은 역시 조르조네의 <폭풍> 되겠습니다. 참고로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에는 폐기와 그녀의 반려견 14마리의 묘지가 있다. 담장 벽면에 두 개의 묘비가 나란히 붙어 있다.

 












손세관 <베네치아, 동서가 공존하는 바다의 도시> 건축학자 손세관은 도시조직과 주거환경의 상호관계 및 동서양의 주거문화에 대해 연구해오고 있다. 책은 베네치아의 도시구조와 주거유형의 변천, 베네치아 주거지역의 공간구조와 다양한 주거형식, 대운하에 면한 상류층의 팔라초, 중산층 및 서민층 주택의 존재방식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다소 전문적인 연구서에 가깝지만 대충 훑어본 바로는 나름 읽을 만 하다는 생각이다.

 

레일리 슬라마니 <한 밤중의 꽃향기>, 미술관에서 하룻밤 시리즈의 다섯 번째 권이다. 참 별별 시리즈가 다 나온다.(비꼬는 거 아닙니다. 감사할 따름) 콩쿠르상 수상작가인 슬라마니가 베네치아의 푼타 델라 도가냐 미술관에서 하룻밤을 머무르며 쓴 글이다. 베네치아 대운하의 끝자락에 있는 산타 마리아 델라 살루테 성당 옆의 삼각형 꼭지점을 차지하고 있는 오래된 세관 건물은 거의 30년동안 방치되고 있었는데 2007년에 프랑스의 억만장자 예술 수집가인 프랑수아 피노(법적으로는 피노재단)가 이 건물을 인수해서 안도 타다오에게 리모델링을 의뢰했던 것이다. 푼타 델라 도가나 미술관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안도의 트레이드 마크인 노출 콘크리트를 만날 수 있다.

 

박용은, 박성경 <빛과 색채의 도시, 베네치아 그림 산책>, 여행에세이지만 그림 이야기가 많아서 예술서류로 분류해봤다. 전문적인 연구자의 저술은 아니다. 가볍게 읽기에 나쁘지 않다. 베네치아의 역사가 시작된 섬 토르첼로와 비잔틴 도시 라벤나에서 출발하여 부라노, 무라노를 거쳐 베네치아 본섬에 이르는 여정이다. 조르조네, 티치아노, 틴토레토, 베로네세 등 베네치아 화파 대가들의 착품을 감상할 수 있다.

 

김영숙, 김미경 <영화가 묻고 베네치아로 답하다> 베네치아를 배경으로 하는 일곱 편의 영화가 나온다. 베로니카, 리틀 로맨스, 섬머타임, 카사노바, 돈 룩 나우, 에브리원 세즈 아이러브유, 베니스의 상인, ! 베니스를 사랑한다는 소생이 한편도 본 것이 없다. <베니스에서의 죽음>은 없다. 댄 브라운 원작의 영화 <인페르노>에도 베네치아가 나온다. 산마르코 성당 발코니에서 가이드가 청동 말의 목이 잘린 사연을 설명해주는데 왠지 그건 아닌 거 같다. 배에 싣기가 어려워서 목을 자른 게 아니고, 애시당초에 처음 말을 제작할 때 통으로 만들 수 없으니 목 부분은 따로 만들어서 결합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

 











정태남 <베네치아에서 비발디를 추억하며> 제목에는 베네치아가 들어가 있지만 책은 이탈리아 음악여행기다. 이탈리아의 23개 도시와 그 관련된 음악을 소개하고 있다. 정태남은 이탈리아 건축사로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 활동했다. 클래식 애호가로 <음악 동아>에 유럽음악 기행을 5년간 기고했다. 건축 외에도 음악, 미술, 역사, 여행 등에 관한 책을 여러권 출간했다. 의사이자 클래식 애호가인 풍월당 박종호와 비슷한 듯

 

6. 기타류

<1494 베니스회계> 이탈리아의 수학자 루카 파치올 리가 1494년에 저술한 숨마의 일부분인 상업적 계산과 기록을 번역한 것이다. 국내 최초의 숨마 번역본이라고 한다. 숨마가 뭐지?? 나는 몰라...산술과 대수학, 복식부기와 관련된 것인 모양인데, 중세의 경제동물인 베니스가 복수부기의 원산지라고 한다. 왜 아니겠는가? 하여튼 몹시 어려운 내용임에는 틀림없다. 회계에는 전혀 무관심이지만 어쨌든 베니스에 대한 애정과 구색의 발동, 컬렉터의 본능 작용으로 일단 구입은 해놓았다. 영한대역본이다. 아마 볼 일은 없을 듯.


<내셔널 지오그래픽(한국판) 2009.8.> 표지 제목은 베네치아, 물과 관광객의 홍수에 잠기다’. 베네치아는 석호의 늪지대에 길다란 말뚝을 엄청나게 박아넣어 지반을 다진 후에 그 위에 도시를 건설했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지반이 약하다. 서서히 진행되는 지반 침하와 해수면의 상승으로 도시는 완전히 침몰할 위기에 처해있다. ‘아쿠아 알타라고 부르는 높은 조류가 밀려와 도시가 물에 잠기는 홍수 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1966114일에는 아쿠아 알타로 수면이 평균 1.2미터나 올라간 상태로 15시간이나 지속되자 이탈리아 정부는 유네스코에 도움을 호소했고 이를 계기로 베네치아를 살리기 위한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아쿠아 알타로 인한 침수를 막아낼 방법이 없었다. 침수의 횟수도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었다. MIT1999년 보고에 의하면 베네치아가 이렇게 방치되면 80년 내에 완전히 침수될 것이라고 했다.

 

2003년에 마침내 이탈리아 정부는 오랜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모세 프로젝트를 실행하기로 결정한다. 이 프로젝트는 조류가 밀려 들어오는 입구를 이동식 장벽으로 가로막는 계획이다. 2003년에 시작해 2014년에 완공될 예정이었던 모세 프로젝트는 길이 20m, 높이 30m 무게 300톤의 거대한 방벽 총 78개를 이어붙여 베네치아 석호의 세 입구 바닥에 설치하는 것으로 당시 소요 비용은 60억 달러에 달했다. 평소에는 바다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다가 해수면이 높아져 침수의 위기가 발생하면 압축공기를 주입해 부력으로 방벽을 일으켜 세워 바닷물이 석호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공사는 석호 생태계 파괴 논란으로 계속 지연되다가 2020년에 와서야 완공되어 지금은 실전 가동되고 있다. 만조 수위가 1.1m 이상 올라가면 자동으로 방벽이 올라오는데 한번 가동하는데 비용이 28000만원 정도 든다고 한다.



삼각형 꼭지점 모양이 푼타 델라 도가냐 미술관이다.


두칼레 궁전



2006년 당시에 저걸 보고 NO MOSE 가 뭐지? 뭐지?? 했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한국판 2009.8월호에서 


인터넷에서 가저온 베네치아의 아쿠아 알타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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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4-11-16 17: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mose 프로젝트를 시행했음에도 아직도 홍수의 피해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것이네요.

1494 베니스 회계 책까지 소장하시고… 대단하십니다.
이쯤이면 여쭤봐도 실례가 안될까 싶어 여쭤보는데, 베네치아에 이토록 관심이 많으신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전 1999년에 딱 반나절 둘러본게 전부랍니다. Ferrara라는 곳 갔다가 기차타고 잠시 들렀었지요.

붉은돼지 2024-11-16 18:19   좋아요 0 | URL
저 아쿠아 알타 사진들은 아마 모세 프로젝트 가동 전 사진일 겁니다. 모세 프로젝트의 저 수문 방벽은 일정 만조 수위를 넘어야 작동되기 때문에 모든 아쿠아 알타를 다 막을 수는 없고 작은 규모의 만조 홍수는 지금도 여전히 발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뭐 베니스에 무슨 특별한 사연이 있는 것은 아니구요....그냥 예전부터 물의 도시라는 것이 너무 신기하고 환상적이어서 관심이 많았습니다. 이것저것 찾다보면 서로서로 연결이 되기도 하고 뭐 공부랄 거는 없지만 그래도 알아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4. 에세이류
















그린비에서 나온 작가가 사랑한 도시 시리즈 중에 <뮈세의 베네치아>가 있다. 소생은 뮈세가 누군지 몰랐다. 내가 모른다고 안유명한 사람이 아닌 것이 뮈세는 프랑스 낭만주의 4대 시인 중 한명으로 대단히 다재다능한 시인이었다. 우리에게는 조르주 상드의 애인으로 더 유명한 것 같다. 둘이 베네치아로 밀월여행을 떠났다가 둘이 모두 병에 걸렸는데 이때 상드는 그들을 치료하던 베네치아의 젊은 의사와 눈이 맞아버린다. 아아!! 그러다가 나중에 파리에서 둘이 다시 만나서 또 어쩌고저쩌고 지지고뽁고 하는 우여곡절파란을 겪는다. 둘은 1833년에 만나 1835년에 헤어졌으니 사귄 기간은 3년이 채 안된다.

 

둘의 연애를 소재로 뮈세는 자전적 소설 <세기아의 고백>을 남겼다.(문학동네에서 나와있다. 두 번이나 영화화되었다고 하는데, 줄리에뜨 비노쉬가 주연한 1999년 영화는 우리나라 개봉명이 파리에서의 마지막 키스라고 한다. ! 제목하고는....탱고가 아니라서 다행인가? .), 뮈세가 죽은 후에 상드는 <그녀와 그>(이것은 또 휴머니스트 세계문학에서 나와있다.)라는 책에서 자기 입장을 밝혔는데, 상드의 책이 나오자 뮈세의 동생 폴이 <그와 그녀>라는 책을, 뮈세의 연인이었던 콜레는 <>라는 책을 써서 뮈세를 변호했다고 한다. 참내!! 뭐하자는 이야기긴지....그라믄 이제 상드의 지인 누군가가 <그녀>라는 책을 쓸 차례인데.......글 못쓰는 사람은 어디 연애라도 하겠나? 서러워서 살겠나?....이런 생각이 드네...

 

고봉만외 9<베네치아의 기억> 책은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괴테, 바이런, 프루스트, 발자크, 스탕달, 페르낭 보르델 등 베네치아를 사랑한 예술가, 작가들의 베네치아 인상기 모음이다. 그들의 글에서 베네치아를 언급한 부분만 발췌 번역한 형식이다. 견문일천한 소생이 보기에 국내에 번역되지 않은 관련 자료들을 일부 소개한 것들도 있는 것 같다. 2부는 건축, 문학, 음악, 미술, 영화 각 방면의 전문가 10명이 베네치아의 역사와 예술을 다양한 시각에서 조망하고 있다. 도판자료도 풍성하다. 천년 역사를 간직한 아름다운 도시 베네치아의 풍경을 섬세하고 입체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베네치아에 관심있다면 꼭 읽어보시길 권장합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릴케의 베네치아 여행> 릴케는 베네치아를 무척 동경해서 베네치아 도서관에서 베네치아에 관한 책을 거의 다 읽었다고 한다. 백석의 가난하고 높고 쓸쓸하고 외로운 그 사람, 윤동주가 별 하나에 불러본 아름다운 그 이름, 라이너 마리아 릴케같은 고명한 시인의 안내로 베네치아를 한번 둘러보는 것은 어떨까? 황송할 따름이다. 너무 황송망송해서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다.

 

클라우스 틸레 도르만 <베네치아와 시인들, 사랑의 이야기>, 시인들만 나오고 사랑이야기만 나오는 것은 아닌 것 같지만, 어쨌든 베네치아의 매력에 빠진 유명한 문인들의 이야기다. 알도 마누치오(알두스 마누치우스), 몽테뉴, 골도니, 루소, 괴테, 바이런, 스탕달, 상드와 뮈세, 두세와 단눈치오(이 커플도 꽤 유명한 모양이지만 그래도 상드&뮈세 만큼은 아닌 것 같다. 나무위키를 보니 단눈치오 이 시키가 나쁜 놈이다. 소생도 잘 몰랐는데 이 인간 심히 대단히 희한한 인물이다. 글항아리에서 나온 <파시즘의 서곡, 단눈치오 - 시인, 호색한, 전쟁광> 이 책 한번 읽어보고 싶다.) 헨리 제임스, 러스킨, 프루스트, 마크 트웨인, 헤세, 헤밍웨이,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조지프 브로드스키, 돈나 레온. 면면이 기라성. 다만 토마스만과 카사노바는 너무 식상해서 제외했다고 한다.

 

스가 아스코의 <베네치아의 종소리>도 있다. 10여편의 에세이가 실려 있는데, 베네치아에 관한 것은 첫편 베네치아의 종소리밖에 없다. 아스코는 원래 밀라노에 살고 있는데, 베네치아로 무슨 세미나에 왔다가 아버지를 회상하는 이야기다. 부유하고 여행을 좋아했던 아버지는 어떤 사람이었던가? 알고 보니 두 집 살림을 하는 불륜남이었다는 것. 스가는 호텔 인근 성당의 종소리 때문에 한밤 중에 잠에서 깨는데......러시아 시인 브로드스키는 이렇게 말했다. ‘겨울 베네치아에서는 특히 일요일이면 헤아릴 수 없는 종소리에 눈을 뜨게 된다.’

 
















조지프 브로드스키 <베네치아의 겨울빛> 1987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러시아 시인으로 유대인이다. 이 책 읽으면서 처음 알았다. 조국에서 추방당해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시인은 매년 겨울이면 한달 가량 베네치아에 머무른다고 한다. 베네치아를 자신의 집이라고까지 불렀던 시인은 열일곱 번의 겨울을 베네치아에서 보내면서 도시의 곳곳을 둘러보고 그 장려함과 아름다움을 시인의 눈으로 포착했다. ‘겨울 안개 자욱한 베네치아의 골목길을 거닐며 겨울빛 속에서 시를 쓰고 밤의 그림자 속에서 물과 시간의 아름다움을 관조한 시인56세에 뉴욕에서 죽었지만 그의 시신은 베네치아의 묘지섬 산 미켈레섬에 묻혔다.

 

이광주 <베네치아의 카페 플로리안으로 가자> 유럽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이탈리아는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 베네치아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성 마르코 광장은 베네치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 그리고 플로리안은 그 광장에서 가장 아름다운 카페이다. 그러므로 나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에서 모카 커피를 마시고 있는 셈이다.’(p9)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유럽의 정념, 2부 살롱과 카페이야기, 3부 유럽, 담론하는 공동체. 이중 2부의 한 부분이 카페 플로리안에 대한 이야기다.

 

크리스티나 비외르크 <아빠와 함께한 베니스 여행> 어린이용 도서다. <내가 정말 알아야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라는 책이 있다.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그렇다. 소생이 정말 알아야할 베니스에 관한 모든 것을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처음으로 알았고 배웠다. 이 책은 내 베네치아 사랑의 시발점이다. 산마르코 성당의 2층 발코니에 있는 네 마리 청동말은 아마도 기원전 그리스에서 처음 만들어져서 그후 로마인들에 의해 콘스탄티노플로 옮겨졌다가, 1204년 베네치아의 콘스탄티노플 침공 때 베니스로 약탈되어 왔다가, 19세기 나폴레옹에 의해 프랑스로 옮겨졌다가, 2차대전 후 다시 산마르코 성당으로 돌아오게되는 말그대로 역마살낀 그 청동말들의 기구한 사연을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있다. 하지만 성당 발코니의 그 청동말은 가짜고 진품은 성당안 성물관에 모셔져있다는 것을 깜박해서 베니스를 두 번이나 방문했지만 성당만 둘러보고 그 안의 성물관은 입장료가 비싸서 구경하지 못했던 것이다.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지만 다음 방문에는 꼭 보고오리라. 굳은 다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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