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막 앤디 밀러의 <위험한 독서의 해>를 읽었다. 그가 읽은 걸작 50권이 내게도 성큼 다가왔다. 너무나 즐거운 독서였다. 저자의 끝없는 수다에 중독되었다. 놀랄만한 글들이었다. 매우 좋았다. 그의 유머도 좋았다. 너무 재밌어서 (주)까지 읽었다.
이 책에는 부록이 세 개 있다. 부록1은 '인생개선 도서 목록' 이다. 총 50권인데 그 중 읽고 싶은 책들을 추려보겠다.
사실 어제 도서관에서 빌리려다 700페이지의 두께를 보고 내려놨다. 이번 주에 책 10권을 반납하고 빌려야겠다. 먼저 빌린 책들을 다 읽고 이 책을 읽어야겠다.
조지 앨리엇의 <미들마치>는 어려운 책이다. 버지니아 울프가 "진정으로 성인을 위해 쓰인 몇 안 되는 영어 소설 중 하나" 라고 평한 책이다. 읽어보고 싶긴 하지만 두려움이 앞서는 그런 책이다.
아이리스 머독의 <바다여, 바다여>는 1978년 부커 상 수상작이라고 한다.
파스칼은 <팡세>에 이렇게 적었다. "인간의 마음은 공허하고 오물로 가득하다."
"<바보들의 결탁>은 지난 50년 동안 미국 컬트 문학의 걸작으로 인정받아왔다. 이 책은 1980년에 출간되었다.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켄이라고 불렸던 저자 존 케네디 툴이 자살하고 10년이 지난 후였다. "모든 서평자들이 이 소설을 좋아했다. 이번엔 모두가 옳았다." 그릴 마커스는 잡지 <롤링 스톤>에 이렇게 쓴 바 있다. 출간 다음 해에 이 책은 퓰리처 상 소설 부문에서 수상했다. -p111
"<모비 딕>은 천재의 작품이다. 그 책의 천재성은 다소 어둡고 초자연적이다." -p135
정말 천재의 작품인지 확인해보고 싶다.
"나보코프는 톨스토이의 소설들에 대해 이렇게 얘기한다. "소설 쓰기를 중단한 지 오랜 세월이 지나고, 그는 노년의 어느 우울한 날 책 한 권을 집어들고 중간부터 읽기 시작한다. 그는 재미를 느끼고서 매우 기뻐하며 책 제목을 확인한다. <안나 카레니나>, 레프 톨스토이 지음." -p162
우선 <전쟁과 평화>를 읽고 그 후에 <안나 카레니나>를 읽어야겠다. 이번엔 꼭 톨스토이에 도전해 보리라!
아래는 매우 공감가는 구절이다.
"모든 책을 좋아하기란 불가능하다고 비평가 도미닉 맥스웰은 말한 바 있다. 얼마나 책을 많이 읽었든, 얼마나 교육을 잘 받고 마음이 열려 있든 간에, 이것만은 견딜 수 없다고 느끼는 지점이 누구든 하나씩은 있기 마련이다." -p186
아래도 너무 좋은 구절이다
"하지만 어린아이들이 책을 읽듯이 재미를 위해 읽지는 마십시오. 야심가들처럼 배우기 위해 읽지도 마십시오. 부탁하건데, 당신의 인생을 위해 읽으십시오." -귀스타브 플로베르가 샹트피의 르우아예 양에게 보낸 편지, 1857년 6월
"우리는 탐험을 멈추지 않으리라
그 모든 탐험의 종말은
우리가 처음으로 그 장소를 이해하기에 이르는 그때 찾아오리라" -T.S.엘리엇, <리틀 기딩>
-p237
찰스 디킨스의 유작이자 미완성으로 남은 소설 <에드윈 드루드의 비밀>과 <백년의 고독>도 언젠가는...
미셸 우엘벡의 <소립자>는 바로 읽어볼 책이다. 이 책은 <위험한 독서의 해>의 저자 앤디 밀러에게 걸작 50권 중 최고의 책이었다.
부록2는 '내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책 100권' 이다. 이 중 내가 읽고 싶은 책들을 추려본다.
일단 더글러스 애덤스의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는 곧장 읽어야겠다. 1권을 읽고, 영화를 보고 나니 2권부터는 굳이 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다시 읽을 때가 되었다. 나는 아직 세익스피어의 작품을 한 권도 안 읽어봤다. <햄릿>은 가장 읽고 싶은 그의 작품 중에 하나이다.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거울나라의 앨리스>를 안 읽을 이유가 없다. 제임스 루이스의 <율리시스>도 너무 유명한 책이라 읽고 싶다. 빌브라이슨의 책도 두 권 읽었는데, 너무 재밌었다. 빌브라이슨의 책도 모두 읽어보고 싶다. 플로베르도 안톤 체호프도 꼭 만나보고 싶은 작가이다.
부록3은 '앞으로 더 읽으려는 책들' 이다. 이 중 내가 읽고 싶은 책들을 역시 추려본다.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도 도전해보고 싶은 작품이다. <안네의 일기>는 집에 있으니 한 번 펼쳐봐야겠다. <걸리버 여행기>도 꼭 보고 싶은 책이고, 밀란 쿤데라의 책들도 많이 읽어보고 싶다. <스토너>도 알라디너분들의 평가가 너무 좋아서 기대되는 작품이다.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도 곧장 읽어봐야겠다!
"올해 여름이 내게 무엇을 남겨주었는지 아는가? 쇼펜하우어를 읽으며 느낀 끊임없는 희열, 그리고 이전엔 겪어본 적 없는 일련의 영적 기쁨들이라네." 톨스토이는 <전쟁과 평화> 초고의 결말 부분을 쓸 무렵 친구에게 이런 편지를 보냈다.
-p330
이 페이퍼에 기록된 책들을 1년 안에 꼭 읽어보겠다! 총 30권 충분하다.
"그대, 청춘의 꿈에 충실하라."
허먼 멜빌
한편으로 그(더글러스 애덤스)는 수천 년 동안 존재해왔던 매체, 종이 위에 고정되고 움직이지 않는 줄글로 쓰인 언어의 힘 역시 무시하지 않았다. 그는 우드하우스와 디킨스와 오스틴의 책을 좋아했다. 우리가 좋은 책을 집어들고 읽기 시작할 때마다, 내용에 흥미를 느끼고 책장을 넘길 때마다 우리의 뇌에서 일어나는 시냅스의 재배치 작용을 그는 굳게 믿었다. 바로 그런 작용 때문에 우리가 책을 읽을수록 세계는 변화하는 것이다. 이거야말로 책의 영원한 기적이다. 우리는 다음 순간에 일어날 일을 스스로 선택한다. -p373
"인생을 즐기는 자들은 책을 읽지 않는다. 사실은 영화도 잘 보지 않는다. 누가 뭐라던 간에, 예술의 세계는 세상에 대해 어느 정도 권태를 느끼는 자들에게만 온전히 열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미셸 우엘벡, <H.P. 러브크래프트: 세계에 맞서, 인생에 맞서>에서 -p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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