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구달 선생님의 <희망의 이유>를 읽었습니다. 전에 <인간의 그늘에서>와 함께 산 책인데, <인간의 그늘에서>를 읽고 이 책은 읽지 않고 있었습니다. <다시, 책은 도끼다>를 읽고 이 책을 읽어서 더 좋았습니다. 제인 구달 선생님과 함께했습니다. 그녀의 인생을 따라다니고, 그녀의 감정도 느꼈습니다. 책에 흠뻣 젖었습니다. 이 책은 인류가 함께 읽어야할 책입니다. 



 아래는 제인 구달의 유년 시절입니다. 제대로 대학교육도 못 받았던 그녀가 어떻게 위대한 학자가 되었는지 그리고 어쩜 글과 시를 그렇게 이쁘게 잘 쓰는지 그녀의 유년시절에 그 비밀이 담겨있었습니다. 


 나는 배우는 것이 즐거워서 열심히 공부하였다. 적어도 영어, 영문학, 역사, 성서, 생물하같이 흥미 있는 과목들에 대해서 말이다. 또한 수업 외의 채도 읽어나갔다. 버치스에 있던 수백 권의 책 중에는 외할아버지의 철학 서적이 많았다. 나는 이 오래된 큰 책들에 매혹되었는데, 그 책들 중에는 사랑스런 옛 고딕 활자체로 인쇄된 것들도 많았다. 읽는 것뿐만 아니라 이야기 쓰는 것도 매우 좋아했고 시도 많이 썼는데, 대부분의 시는 자연과 살아 있는 기쁨에 대한 것이었다. 나는 주말과 방학을 위해 살았다. 왜냐하면 그때는 러스티와 함께 밖으로 나가 절벽을 돌아다닐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 절벽은 해안에 솟아올라 모래와 소나무로 덮인 곳이었다. 늦은 봄에는 가시금작화 관목이 밝은 노랑색으로 만발하고, 여름에는 만병초가 선명한 담자색과 진홍색으로 빛났다. 그곳에는 다람쥐와 각종 새와 곤충들이 있었다. 그리고 자유가 있었다!

-p40


 아래는 제인 구달이 처음으로 침팬지와 교감하는 순간입니다. 너무 아름다운 글입니다. 직접 타이핑을 해보니 제인 구달씨는 정말 글을 잘 쓴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치 무라카미 하루키씨의 글처럼 글에 리듬감이 있습니다.  


 데이비드와 내가 거기에 앉아 있었을 때, 나는 코코야자의 잘 익은 붉은 열매가 땅 위에 덩그러니 떨어져 있는 것을 보았다. 나는 손바닥 위에다 그 코코야자를 올려놓고 그를 향해 팔을 뻗었다. 데이비드는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았고 열매를 가지러 다가왔다. 그는 그것을 떨어뜨렸지만 내 손을 부드럽게 잡았다.나를 안심시키려는 메시지를 이해하는 데는 말이 필요없었다. 그는 열매를 원치 않았으나 나의 동기를 이해했고 나의 의도를 충분히 알아차렸다. 지금까지도 그의 손가락이 부드럽게 누르던 느낌을 기억한다.

 우리는 말보다 더 오랜 고대의 언어- 선사 시대 선조들과 함께 공유했던 언어이며, 우리 두 세계를 이어주는 언어- 로 의사소통을 했던 것이다. 깊은 감동을 느꼈다. 데이비드가 일어나서 멀리 걸어갔을때 그를 가게 내버려두었다. 그 경험을 더 길게 간직하고 싶어서 졸졸 흐르는 시냇물 옆에 그대로 조용히 있었다. 나는 그 순간이 영원히 마음속에 남아 있을 것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데이비드와 그의 친구들에 대한 이해가 커져가면서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체에 대해 늘 가져왔던 경외심도 깊어졌다. 그리고 이 세계 속에서 침팬지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의 위치에 대해서도 새롭게 이해하게 되었다. 침팬지와 비비, 원숭이들과 함께 새와 벌레들, 활기에 넘치는 숲의 풍부한 생명체들, 결코 멈추지 않고 바쁘게 흐르는 거대한 호수의 물, 셀 수 없이 무수한 별과 태양계의 행성들은 하나의 전체를 형성한다. 모든 것은 하나이며, 모든 것은 거대한 미스터리의 일부분이다. 그리고 나 역시 그 일부이다. 평온이 나를 감쌌다. '여기는 내가 속한 곳이다. 이 일이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이다.' 라는 생각이 점점 더 자주 들었다. 곰베는 내가 떠들썩한 문명 세계에 살았을 때, 가끔 오래된 성당에서 느꼈던 것과 유사한 평온함을 가져다주었다. -p118-119  

















 제인 구달이 유년시절 즐겨 본 책들입니다.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입니다. 너무 유명한 책입니다. 살충제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한 책입니다. 환경오염에 대해 경고한 기념비적인 저작입니다. 문학성도 높다고 들어서 꼭 읽어보고 싶은 책입니다.


 
















 빅토르 위고의 <노트르담의 곱추> 입니다. 줄거리를 대충 들어봤는데, 재밌을 것 같습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쉰들러 리스트>. 수많은 폴란드 유태인들을 고용하고 구출한 오스카 쉰들러의 뛰어난 자기 희생적인 행동을 담은 영화입니다. 꼭 보고 싶습니다. 


 














 인류의 도덕적 진화에 대한 책입니다. 제인 구달이 감명받고 매료된 책입니다. 



 다음은 슈바이처의 글입니다.


 "생명에 대한 경외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단순히 기도만을 하지 않는다. 그는 생명을 지키기 위한 전투에 자신을 투신할 것이다. 다른 이유 때문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도 주변 생명들의 연장선상에 있는 똑같은 생명이기 때문이다." 

-p311



 다음은 제인 구달의 글입니다. 제인 구달 선생님의 일생이 축약된 고백이 아닐까 싶습니다. 존경스럽습니다. 진심으로.


 나는 우리 모두가 느껴야 할 죄의식, 인간과 동물에 대한 잔인한 행동들 때문에 느껴야 할 죄의식을 조금이라도 씻으려고 노력하였다. 인정 많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모든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서, 나는 끝까지 그러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아마도 그 끝은...... 또 다른 시작이 아닐까? -p344


 

마지막으로 평생동안 제인 구달 선생님께 힘을 준 성경 경구입니다. 저도 기억하겠습니다.  

 


 "너희의 날들이 남아 있는 한, 너희의 힘도 그러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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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9-05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쉰들러 리스트》의 원작이 소설입니다. 작가가 토마스 키닐리입니다. 원제는 `쉰들러의 방주`인데 미국판 제목이 영화 제목입니다. 영화가 국내에 개봉되었을 때 출판사들이 번역본을 내놓은 적이 있었습니다. ^^

고양이라디오 2016-09-05 16:16   좋아요 0 | URL
소설인가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인줄 알았는데요ㅎ

cyrus 2016-09-05 16:31   좋아요 0 | URL
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소설입니다. 1982년 부커상 수상작품입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09-05 16:34   좋아요 0 | URL
역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었군요ㅎ cyurs님 덕분에 책을 볼지 영화를 볼지 고민이 됩니다ㅎㅎ

cyrus 2016-09-05 16:37   좋아요 1 | URL
제가 가지고 있는 책은 중앙일보사에 나온 번역본인데 헌책방에서 만났습니다. 알라딘 중고샵에 판매 중입니다. 가격이 비싸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