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이 책을 읽었습니다. 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이고, 리처드 도킨스의 책들을 좋아하는데도 이제서야 읽었습니다. 기대만큼 좋았습니다. 역시나 훌륭한 작가입니다. 아래는 서문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이 책을 왜 읽어야하는지 알려주는 글입니다. <이기적 유전자>는 진화의 주체가 집단도, 개채도 아닌 유전자라는 관점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리처드 도킨스는 진화론을 해석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습니다. <이기적 유전자>의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시기 바랍니다.
이처럼 자연 선택을 보는 데도 두 가지 관점, 즉 유전자의 관점과 개체의 관점이 있다. 제대로 이해한다면 두 관점이 같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즉, 같은 하나의 진실에 대해 두 개의 관점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당신이 한 관점에서 다른 관점으로 바꾼다 해도 그것은 여전히 동일한 신다윈주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 비유는 너무 조심스러운 것이었던 듯하다. 새로운 이론을 제안하거나 새로운 사실을 발견해 내는 것보다 과학자가 할 수 있는 더 중요한 공헌은 기존의 이론이나 사실을 보는 새로운 관점을 발견하는 것인 경우가 종종 있다. 네커의 정육면체 모델은 위의 두 가지 방법이 똑같이 타당하다고 주장한다는 점에서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 분명히 이 비유는 부분적으로는 옳다. 이론과 달리 '관점' 은 실험을 통해서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즉, 우리에게 친숙한 증명과 반증이라는 잣대를 적용할 수 없다. 그러나 관점의 전환을 통해서는 이론보다 더 귀중한 것을 얻을 수 있다. 관점의 전환이란, 흥미롭고 검증 가능한 많은 이론들이 탄생하고 상상조차 못했던 사실들이 밝혀지는 하나의 지적 분위기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네커의 정육면체의 비유는 그렇게 할 수 없다. 그 비유는 보이는 이미지가 뒤바뀌어도 된다는 아이디어를 이해시켜 주기는 하지만, 그 가치를 정당하게 평가하지는 못한다. 우리는 지금 동등한 관점 사이의 전환이 아니라,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변용이라고 일컬을 수 있는 전환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빠뜨릴 수 없는 사항은, 이러한 상태가 된 데에는 내가 기여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유에서 나는 과학과 과학의 '대중화' 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전문 문헌에만 나오는 개념들을 누구나 알기 쉽게 설명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기술이다. 여기에는 통찰력 있는 언어 구사와 적절한 비유가 필요하다. 참신한 언어와 비유로 끝까지 밀고 나가다 보면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앞서 내가 주장했던 것처럼 새로운 시각은 그 자체로 과학에 독창적인 공헌을 할 수 있다. 아인슈타인은 대단히 훌륭하게 과학을 대중화시켰는데, 나는 종종 그의 생생한 비유들이 단지 우리에게 도움을 주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이 비유들이 그의 뛰어난 천재성에 원동력이 되지는 않았을까? -p21-22, 서문에서
아래 글을 읽으면서 내리사랑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우리가 깔끔하게 대칭적으로 산출했던 근연도에도 골치 아픈 보험 회계사 통계에 근거한 가중치를 부여해야 한다. 유전적으로 보았을 때 할아버지. 할머니와 손자가 서로에 대해 이타적으로 행동하는 이유는 같다. 그들은 서로 유전자의 1/4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손자의 기대 수명이 더 길다면,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자에게 이타적으로 행동하게 하는 유전자쪽이 손자가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이타적으로 행동하게 하는 유전자보다 더 유리하다. 근연도가 먼 젊은이를 도울 때의 순이익이 근연도가 가까운 노인을 도울 때의 순이익보다 많은 것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할아버지. 할머니의 기대 수명이 손자보다 항상 적다고는 할 수 없다. 유아 사망률이 높은 종에서는 그 반대가 맞을 수도 있다.) -p176
심리학자 니콜라스 험프리도 시뮬레이션하는 능력의 진화가 어떻게 의식을 생겨나게 했을까에 대해 상당히 매력적인 가설을 발전시켰다. 저서 <감정의 도서관>에서 험프리는 우리나 침팬지와 같은 고도의 사회적 동물이 전문 심리학자가 되어야 한다고 설득력 있게 논의했다. 뇌가 세계의 다양한 측면을 인지하여 처리하고 시뮬레이션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p446
의식의 진화에 대한 책입니다.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살아 있는 최고의 진화생물학자' 로 평가받는 로버트 트리버스의 <우리는 왜 자신을 속이도록 진화했을까?> 란 책입니다. 그의 책 <사회의 진화>는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네요. 위 책은 기만과 자기기만이라는 주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리처드 도킨스는 "여태껏 그가 내놓은 개념 중 가장 도발적이면서 흥미로운 주제" 라고 평했습니다. 무척 기대가 되는 책입니다.
마틴 데일리와 마고 윌슨의 <신데렐라의 진실>입니다. 본래 인간의 성적 차이의 진화에 대한 <성, 진화, 행동>를 찾아봤는데 없어서 이 책으로 대신합니다. 118p의 얇은 책이라 부담없이 읽어보고 싶습니다. 부제는 낳은 정과 기른 정은 다른가? 입니다. 이 책은 다윈의 대답 시리즈 중 하나인데요. 이 책이 좋으면 시리즈를 읽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리처드 도킨스의 책을 이어나가려면 <확장된 표현형>을 읽어봐야 될 것 같습니다. 현재 읽고 있는 <리처드 도킨스의 진화론 강의>도 마저 읽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