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어리석은 질문을 드립니다. 진료를 하다보면 자투리 시간이 참 많이 발생합니다. 문제는 그 자투리 시간들이 너무도 짧고 예측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예를들면, 사혈요법을 하고 침치료를 하는데, 사혈요법을 하고 3분 후에 침치료를 합니다. 침구실에서 사혈요법을 하고, 다른 환자분 처치가 없으면 진료실에 왔다가 3분 후에 침구실로 갑니다. 2-3분의 공백. 무언가를 하기에 너무 짧은 시간입니다. 그런데 이런 시간들이 모이면 꽤 되기 때문에, 그냥 넋놓고 있는 것을 싫어합니다. 자투리시간에 이런 저런 것들을 해보다 요즘은 반디앤루니스에 리뷰를 올리고 있습니다. 알라딘에서 리뷰를 퍼 나르고 있습니다. 예전에 쓴 책들 리뷰도 다시 읽어보고 비문과 오타를 수정하고, 그리고 리뷰 하나에 300원이니깐 제법 쏠쏠합니다. 

 혹은 진료 중간중간에 빈 공백시간이 있습니다. 대기환자가 없거나 치료가 없는 경우입니다. 이 시간 역시 자투리 시간이지만 문제는 자투리시간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 책을 꺼내들자 마자 콜이 울릴 수도 있고, 혹은 15분 이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요즘 레이먼드 챈들러의 <기나긴 이별>을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오늘 자투리 시간에 읽어볼까 하다가 포기했습니다. 문제는 2가지입니다. 첫째, 책이 너무 재미있어서 중간에 끊기는게 너무 아쉽습니다. 둘째, 자투리 시간이 너무 짧을 경우 집중이 되지 않습니다. 진료시간에 책을 보는 것은 그래서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자투리 시간에 공부를 하는 것인데, 이또한 마찬가지로 중간중간에 흐름이 끊기는 것이 싫고, 너무 짧은 시간일 경우 집중이 되지 않습니다. 자투리시간만 긁어 모아서 한꺼번에 쓰고 싶은데 그렇지 못해 아쉽습니다.

 현재 찾아낸 해결책 중 가장 나은 것은 3가지 입니다. 첫번째는 서재활동, 글쓰기입니다. 책읽다가 끊기는 것보다 글을 쓰다가 끊기는 것이 훨씬 심리적으로 타격이 적습니다. 그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두번째는 아까 말씀드렸던 알라딘 리뷰들을 반반디앤루니스로 옮기는 것입니다. 예전에 읽었던 책들 리뷰도 다시 볼 수 있고, 그리고 비문과 오타를 수정하는 재미도 깨알같습니다. 눈쌀 찌뿌려지는 비문과 오타가 있기는 하지만, 뭔가를 수정한다는 것은 그것을 더 나아지게 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즐겁습니다. 그리고 리뷰 하나에 300원이기 때문에, 티끌모아 태산까진 아니고, 티끌모아 티끌 한 주먹 정도는 됩니다. 세번째는 기타 자질구레한 일들을 하는 것입니다. 인터넷 쇼핑이나 각종 금융관련 일 등을 합니다. 

 지금도 예측할 수 없는 콜을 의식하면서 이 페이퍼를 쓰고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라면 2-3분 혹은 10-15분의 자투리시간들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하실건가요? 저는 벨이 울려서 이만 퇴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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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7-21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투리 시간에 아무 것도 안하고 멍 때립니다. 그 시간에 뭐 할까 고민하면 진짜 아무것도 못하고 시간 다 갑니다. 그냥 아무것도 안 하는 게 낫더라고요. ^^

고양이라디오 2016-07-21 19:11   좋아요 0 | URL
저는 멍때리는 것과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을 잘 못 합니다. 가끔씩은 머리를 비워주고, 쉬어줘야 되는데 그게 잘 안됩니다ㅠ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