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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 미지의 빨간약 - 단편소설로 시작하는 열여덟 살의 인문학
김병섭.박창현 지음 / 양철북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상처받은 마음은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까? 시간이 해결해줄까? 훌쩍 여행을 떠나야하나? 시간만 믿고 있기에는 시간은 너무 게으르고 느리다. 여행은 여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때문에 우리는 예술을 향유하고 자연환경 속에 몸을 맡기는 행위를 통해 마음을 치유하곤 한다. 아마도 유일한 방법이리라. 아니다. 내게 좋은 기운을 주는 사람을 통해서, 혹은 명상 등 내적 수양을 통해서도 마음을 치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문학은 빨간약이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은 현직 국어교사 두 분이 쓰신 책이다. 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고, 여고생들이 단편소설을 읽고 선생님과 토론 수업을 하는 내용이다. 오로라^^님의 리뷰를 읽고 재미있을 것 같아서 도서관에서 빌려보았는데, 이런 너무 재미있어서 단숨에 읽어버렸다. 기대 이상이었고, 매우 좋았다.
8편의 단편소설과 개성있는 인물들이 울고 웃으며 펼치는 문학수업! 나도 고등학교 때 교내에 문학동아리가 있었는데... 후회는 하지말자. 근처 여학교와 조인도 했었는데... 아무튼 이 소설과 같은 문학수업이라면 꼭 참가하고 싶다.
8편의 단편소설 중 내가 본 소설이 2편이나 있어서 더욱 좋았다. <변신>과 <인간실격> 이었는데, 특히 <변신>에 대한 해석이 내 해석과 일치해서 좋았다. 다른 단편소설들은 읽어보지 않았지만, 읽지 않았어도 저자의 해석을 듣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리고 개성있는 여고생들의 가슴아픈 스토리들도 각각의 단편소설과 잘 어울어져서 더욱 깊은 감상을 할 수 있었다. 누구나 간직하고 있는 아픔을 문학을 통해서 이해하고 치유해가며 성장해가는 여고생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런 모습들을 보며 함께 아파하기도 하고, 함께 치유되기도 하는 간접 경험을 했다. 공감가는 내용들이었다.
문학이 너무나 사랑스러워지는 책이었다. 문학의 의미는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이야기를 통한 공감. 공감을 통해서 자신의 감정과 기억을 확인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감정들을 하나씩 하나씩 확인하고, 상처를 들어내보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저절로 조금씩 치유가 되는 것이다. 문학이 상처에 빨간 약을 발라주면, 그 당시에는 참 쓰리고 아프지만, 어느새 거기에 딱지가 지고 새살이 돋아난다. 문학이 낯선 분들, 청소년들께 권해드리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