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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홉스 리바이어던 ㅣ 서울대 선정 만화 인문고전 50선 11
손기화 글, 주경훈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홉스, 로크, 루소로 이어지는 사회계약론은 민주주의 사상의 이론적 단초가 되었다. 만약 홉스의 '사회계약론'이 없었더라면, 민주주의 혁명은 얼마나 늦춰졌을까?
모두들 '사회계약론'에 대해 들어보셨을 것이다. 홉스는 인간은 원시시대때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상태에 있었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서로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권력을 누군가에게 이향했고 사회적 합의를 통해 서로 계약을 맺었다. 국가와 법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홉스는 국가를 <구약성서>의 괴물 리바이어던에 비유했다. 강력한 힘을 가지지만 언제든 괴물이 될 수 있다. 계약에 의해 국가가 성립되었기 때문에, 언제든지 계약에 의해 잘못된 국가는 그 존재를 부정할 수 있다. 왕권신수설에서 사회계약론으로 사상이 이동하면서 주권은 그 계약의 주체인 국민의 손으로 넘어갔다. 그리고 종교를 국가의 하부 구조로 두었다. 교황의 권위에 대한 도전이었다. 때문에 홉스는 왕으로부터도 교황으로부터도 눈에 가시같은 존재였다.
이런 책을 읽을 때 한가지 즐거운 점은 동시대의 사상가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홉스와 라이벌 관계였던 데카르트, 그리고 홉스가 찾아뵈었던 갈릴레이의 이야기는 왠지 흥미롭고 재미있다. 마치 '손오공이랑 루피랑 싸우면 누가 이길까?' 같은 느낌이랄까? 서로 다른 세계에 존재한다고 생각했던 특정 위인들이 실은 동시대 사람이었고 서로 교류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은 언제나 즐겁다.
홉스는 시대를 앞당긴 사상가임에 틀림없다. 나는 이러한 사상가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인간의 기본권과 주권은 이러한 사상가들 덕분에 국민의 손으로 넘어오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행동도 변할 수 없다. 변화의 첫 단추는 인식의 변환이다.
하지만 홉스의 사상은 아직 왕정의 세계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홉스또한 그 시대의 세계관, 사고관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그의 국가론, 종교론은 혁명적이긴 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어쩌면 이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은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민주주의를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민주주의를 생각할 수 있겠는가. 인식의 틀에서 벗어나는 것은 극소수의 천재들만이 가능하고 또한 사상적으로 밑바탕이 충분히 있어야 한다. 때와 장소와 인물이 모두 함께 어우러져야 하는 것이다. 홉스의 시기에는 아직 민주주의 사상이 여물지 않았지만, 분명 홉스가 그 씨앗을 뿌렸다고 생각한다.
사실 나는 민주주의제도에 대해서 잘 모르겠다. 현재 대부분의 국가는 대의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대의민주주의라는 것은 또 무엇인가? 물론 우리는 투표를 통해서 대표자를 뽑는다. 하지만 루소가 말했듯이, 국민은 투표를 할때만 잠시 주권을 행사하고 나머지는 노예상태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투표로 뽑는 것은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그리고 대통령 뿐이다. 나머지 장관이나 총리, 대법관 등은 임명제이다. 대통령과 왕은 얼마나 다를까? 국회의원은 이 시대의 귀족들은 아닐까? 차라리 투표로 국회의원을 뽑는 것보다 과거제도로 뽑는 것이 더 낫지는 않을까? 민주주의는 분명 왕정, 귀족정 보다 가장 나은 제도임에 분명하지만, 중우정치로 흘러갈 때는 똑같이 그 폐해가 심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