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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은 인간을 유혹할 수는 있지만 인간이 될 수는 없다
프란츠 카프카 지음 / 솔출판사 / 1998년 1월
평점 :
품절
책도 얇고 지나가다 카프카가 눈에 띄여서 한 번 읽어본 책인데, 기대에 못 미쳤다. (자랑하던 감식안은?) 카프카는 먼가 더 알고 싶고 이해하고 싶은 작가인데, 쉽지가 않다. 제목이 너무 멋져서 낚인 것 같다.
이 책은 카프카 노트에 적힌 짧은 글들을 엮은 책이다. 한 번 읽고, 두 번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는 글들이 대부분이었다. 가끔 미소짓게 하는 글들도 있었지만, 그런 글은 무척 적었다. 난해했다. 그리고 노트에 끄적거진 단상들은 그의 생각과 삶의 맥락이 모두 사라진 글들이기 때문에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예를들어, '육체적 고통 속에서 뻣뻣한 정신을 보다 완화시키기 위해서 내적욕망을 스스럼없이 표출한다.' 이런 글을 읽으면 '도대체 무슨 말이야?' 할 것이다. 실은 추운 방에서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나의 처지를 표현한 말이다. 한마디로 개소리다.
카프카의 아포리즘들이 개소리라는 것은 아니고, 그만큼 그의 현실 속 상황과 처지, 생각을 모르면 그의 노트에 적은 짧은 상징적이고 함축적인 글들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느냐는 말이다. 이런, 생각해보니 이는 '시' 와도 유사하다. 내가 시를 잘 안 읽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같다. 시를 읽다보면 무슨 이야기인지 전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맥락이 안 잡히는 시를 읽다 보면,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 아, 물론 내가 시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나또한 시를 좋아한다. 학창 시절에 배웠던 시들, 혹은 책에 인용된 시들 모두 좋아한다. 하지만, 시집은 거의 안 읽는다. 읽어보고 싶지만, 나의 시에 대한 이해도가 너무 낮아서 도움 없이는 읽기 힘들기 때문이다.
흠, 시에도 한 번 도전해봐야겠다. <시를 잊은 그대에게-공대생의 가슴을 울린 시 강의>부터 읽어봐야겠다. 혹시 좋은 시집이나, 시에 관한 책 추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