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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역사
알베르토 망구엘 지음, 정명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별점을 4개 줄까 3개 줄까 고민하다 4개를 준다. 좋은 책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너무 지루했다. 간간히 작가의 풍자나 유머가 들어나긴 했지만, 워낙 고차원적이라서 집중하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수 있다. 직관적으로 이해되는 유머가 아닌 생각과 사고를 거쳐야 이해가 되는 유머인 것이다! 품격있는 유머이긴 하지만, 너무 드물다.
책과 저자의 성격은 아마도 깊은 연관관계가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어찌보면 당연한 말일 수도... 그 사람의 글은 그 사람의 인격, 생각 등 많은 것을 드러낼 터이다. 무의식까지 들어날 수도 있다. 나도 조심해야겠다...ㅎ
이 책은 팟캐스트 <지대넓얕>에서 깡선생이 소개해 준 책이다. 본래 그 전부터 저자인 알베르토 망구엘이란 인물을 알고 있었고. 이 분의 책도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차였다. 알베르토 망구엘은 보르헤스와 인연이 있는 인물로 보르헤스의 말년에 그에게 책을 읽어주었던 인물이다. (보르헤스는 시각장애인이었다.) 알베르토 망구엘은 또한 유명한 독서가 중에 한 명이며, 책을 사랑하는 마음이 이 책에도 많이 묻어난다.
술술 읽히는 책은 분명 아니었다. 아주 오랜시간에 걸쳐서 조금씩 조금씩 읽어나갔다. 좋고 재밌긴한데... 한 번에 많이 읽을 수 있는 책은 내게는 아니었다. 독서의 역사를 총망라해서 보여준다. 결코 궁금하지 않은 것까지 다 이야기해준다. 그리고 워낙 모르는 작가, 모르는 작품, 모르는 지명 등 모르는 것들 천지이며 그 모르는 것들도 계속 몰라도 될 것 같은 것들이다. 그렇다... 지루했다. 분명 독서의 역사를 조사하거나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유용한 자료겠지만, 너무 학구적인 책이다. 저자의 노력이 참 대단하게 느껴진다.
이렇게 불평을 해대지만, 분명히 좋은 부분도 많았다. 수많은 독서가들을 만날 수 있었으며, 독서의 의의를 재조명해주고, 과거의 독서방법과 과거의 책의 위상과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너무 과거들이라는 것. 책의 목차를 보고 관심있는 부분만 발췌독으로 읽는 방법도 추천하면서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