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라지쿠마르 히라니
주연배우: 아미르 칸, 아누시카 샤르마
평점: 9.7점->10점
인도영화이다. 감독은 <세얼간이>의 감독. 그리고 주연배우는 <세얼간이>에서도 주연을 맡았던 인도의 국민배우 아미르 칸. 그리고 영화의 여배우 아누시카 샤르마. 예뻤다. 그것도 많이. 우리나라의 신민아나 김헤수씨가 떠오르는 이미지였다. 아마 어떤 느낌일지 다들 아실 거라 믿는다.
나는 인도영화가 좋다. 인도가 좋다. 사랑스럽다. 구질구질하고 말썽이 많은 나라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행복과 친근함이 있는 나라이다.
내가 재미있게 본 인도 영화로는 <슬럼독 밀리어네어>, <세 얼간이>, <내이름은 칸>이 있다. 정말 모두 9.5점 이상의 훌륭한 영화들 이다. 그 중 <내이름은 칸>은 10점 만점을 주고 싶다.
이 영화도 10점 만점을 줄까 고민하다가 9.7점을 줬다. 영화를 본 지 시간이 경과한 탓이 있을 것이다. 아마도 영화를 본 후에 바로 리뷰를 작성했다면 10점 만점을 줬을 것이다. 그렇다면 10점을 주자. 다시 생각해보니 충분히 10점을 줄 만하다.
인도는 종교적인 국가이다. 그것도 심하게. 종교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죽이기도 한다. 흰두교, 불교, 이슬람, 그리고 또 다양한 종교가 인도에 존재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처럼 조화를 이루진 않고 배타적이다. 이렇게 종교적인 나라에서 이런 영화가 나왔다니 정말 놀라웠다. 인도도 슬슬 깨어나고 있는 것일까? 인도의 정신이 깨어난다면 그건 세계사적인 일이 될 것이다. 인도의 잠재력은 어마어마하다.
가장 종교적인 나라에서 나온 종교적인 이야기가 담긴 영화. 인도의 국민배우와 국민감독. 그리고 인도 역대 1위 흥행작. 이만하면 재료는 충분히 다 갖춰졌는데,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흥행에 실패한 것 같다. 이미 인도에서 개봉한지 1년이 지났고, 불법 루트를 통해서 볼 수도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홍보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고. 아쉽다. 이렇게 좋은 영화가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지지 못하고 묻히다니. 하지만, 좋은 영화라면 오래도록 살아남고 더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될 것이다. 희망을 가져본다.
다루고 있는 주제는 종교이지만, 장르는 코미디이다. 그리고 주인공은 외계인이다. 아주아주 적절한 선택이었다. 신의 한수이다. 지구인이 아닌 외계인의 눈으로 인간의 종교를 바라본다면 어떻게 보일까? 얼마나 우스꽝스럽고 한심하고 비논리적일까? 아아, 나는 종교에 배타적이지 않다. 바보같은 사람들에게 배타적일 뿐이다. 종교때문에 눈이 멀고 중요한 것을 잊는 것을 나는 굉장히 경계하고 또 우려하는 사람이다. 종교도 분명 긍정적 측면이 있고, 훌륭한 종교지도자들도 많고, 본받을 점도 많다. 최근에 알랭드 보통의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를 읽었는데, 이 책도 추천해드리고 싶다. 종교를 보는 관점을 조금 다르게 보면 종교의 장점을 볼 수 있다.
이 영화는 종교에 대해 다루고, 또한 사랑에 대해 다룬다. 이 둘은 결코 분리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