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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1890 ㅣ 쏜살 문고
오스카 와일드 지음, 임슬애 옮김 / 민음사 / 2022년 4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예전부터 한 번 읽고 싶었던 책이었는데 독서모임을 통해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니 너무 좋습니다.
처음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알게 된 건 어떤 영화였습니다. 러시아 영화였던 거도 같은데 거기에 히어로들이 나오는데 도리언 그레이의 모티브를 딴 듯한 히어로가 있었습니다. 자신은 공격을 당해도 초상화 속의 자신이 데미지를 입고 본체는 타격을 받지 않는다 그런 설정이었던 거 같습니다. 아무튼 신선하다 생각했었습니다.
오스카 와일드의 책은 처음입니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이 오스카 와일드의 책인 줄 몰랐습니다. 오스카 와일드는 어록으로 워낙 유명한 분이라 자주 그의 어록을 만났었습니다. 이렇게 오스카 와일드의 책을 읽고 그의 인생이야기도 조금 알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오스카 와일드의 책이나 전기도 더 읽어보고 싶습니다. <심연으로부터>가 재밌을 거 같습니다. 오스카 와일드는 동성애 혐의로 감옥에 수감됩니다. <심연으로부터>는 감옥에서 자신이 사랑한 연인에 대한 원망과 사랑을 쓴 책이라고 합니다. 오스카 와일드의 예술론 등도 담겨 있다고 합니다.
소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은 오스카 와일드의 천재성, 재능이 돋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주요 등장인물로 세 인물이 나오는데 모두 오스카 와일드의 투영이라고 합니다.
독설가에 유미주의자, 쾌락주의자인 헨리 경은 우리가 생각하는 오스카 와일드의 모습입니다. 예술에 대한 열정과 헌신, 도덕적이고 비사교적인 바질 홀워드는 오스카 자신이 생각하는 자기자신의 모습이라고 합니다. 뛰어난 외모와 처음에는 순수했다가 점점 쾌락에 젖어 타락해가는 인물인 도리언 그레이는 자신이 되고 싶은 존재라고 합니다. 오스카 와일드의 욕망이 투영된 인물인가 봅니다.
소설은 교훈적입니다. 그 교훈을 드러내지 않고 예술적으로 넌지시 보여줍니다. 젊음 좋다, 쾌락 좋다. 하지만 양심과 도덕심까지 저버리면 그 도가 지나치면 타멸을 불러올 것이다. 대충 이런 교훈을 줍니다.
도리언 그레이는 초상화에게 양심을 맡긴 뒤에 소시오패스처럼 행동합니다. 양심이나 연민이 없는 인물이 되어 그가 죽을 때 전혀 연민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주변 사람들을 파멸로 몰아넣고 자신의 손으로 살인까지 저질렀으니까요.
이 소설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에피소드는 시빌 베인의 이야기였습니다. 예술이 전부였고 전부인 줄 알았던 배우 시빌 베인은 도리언 그레이와 사랑에 빠진 후 예술에 흥미를 잃어버립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녀의 예술가적 재능을 사랑했던 도리언의 예술가적 재능을 잃어버린 그녀에게 절교를 선언합니다. 너무나 큰 사랑에 빠졌던 시빌 베인의 나락에 떨어지고 자살로 생을 마감합니다. 그녀의 아픔, 상실감을 저도 경험해 본 적이 있어서 공감이 가고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아무튼 재밌는 소설입니다. 역시 고전은 고전입니다. 강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