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평점 9.2
감독 봉준호
출연 로버트 패틴슨, 나오미 아키에, 스티븐 연, 토니 콜렛, 마크 러팔로
음악 정재일
장르 SF, 모험, 드라마, 블랙코미디, 디스토피아, 로맨스, 정치
사실 100%로 믿지는 않았다. 30%의 의심은 있었다. 호풀호가 갈리는 평이 있다는 점. 과거 <설국열차>를 노잼으로 봤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 그래도 예고편이나 영화의 소재를 봤을 때 재밌을 거 같았다. 특히 코믹한 영화일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봉준호가 잘하는 영역을 거라 생각했다. 예상은 적중. 나는 시종일관 재밌었다. 이런 블랙코미디 좋아한다.
의외였던 점은 생각보다 철학적이고 정치적이었다는 점이다. 사회 풍자가 끝없이 이어졌다. 나는 이 영화와 같은 시선으로 세상을 보기 때문에 재밌었지만 반대쪽 사람들은 재미없고 불편했을 수도 있겠다.
또 의외였던 점은 음악이 정말 좋았다. 그동안 봉감독 영화를 보면서 음악에 대해서는 생각을 못했던 거 같은데 이 영화는 확실히 음악을 강조하는 부분도 있고 음악에 공을 들이고 자신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의외였던 점은 로맨스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감동적이었다는 점이다. 2번 눈물이 찔끔날 뻔했다.
나머지는 예상대로였고 봉감독스러웠다. 멋진 연기를 보여준 로버트 패틴슨, 귀여운 크리쳐, 디테일한 설정, 개연성. 예측을 살짝 벗어나는 전개들.
"죽는 건 어떤 기분이야?"
이 대사가 이 영화의 핵심이 아닐까 싶다.(때문에 여러 번 등장한다.) 영화 속 주인공은 소모품이다. 그가 죽으면 이미 저장해둔 정보를 토대로 다시 프린트(복제)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노동자, 또는 실험체들에 대한 은유다. 그에게 생명의 가치는 없다. '죽어도 어차피 다시 살아나는데 신경쓸 게 머 있어?' 라는 생각이다. 노동자, 실험체처럼 쉽게 대체된다. 필요없으면 폐기된다. 하지만 미키 17은 죽음이 두렵고 고통이 싫다. 여기서 생명의 가치, 본질이 생겨난다. 살아있는 것은 죽고 싶어하지 않는다. 고통도 피하고 싶어 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과 나의 종교관, 정치색, 가치관이 다르더라도 죽기 싫어한다는 점에서 우리는 생각을 같이 한다. 모든 것이 이 생각을 토대로 다시 세워져야 하지 않을까? 이미 철학적으로 그런 주의가 있다. 우리는 생명에 대한 존중을 잊고 살아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자신의 생명을 바치는 일은 숭고하고 영웅적인 행동이다. 생명은 하나하나 소중하다. 때문에 영화에서 외계인이 한 명 죽었을 때 그 외계인은 지구인의 생명 하나를 원한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생명하나에는 생명하나. 그것이 공평하다.
만약 이렇게 생명이 등가교환된다면 어떨까? 물론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겠지만 적을 한 명 죽이면 아군의 생명을 하나 줘야 한다면? 당연히 쉽게 전쟁이 벌어지지도 살인이 벌어지지도 않을 것이다. 법이 더 강화되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한 명을 살해했으면 살인자는 자신의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 게 공평한 게 아닐까??
생명에 대해서, 사랑에 대해서, 자본주의, 권력, 지도자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좋은 영화였다. 너무 좋다! 봉감독!
p.s 원작 소설도 읽고 싶다.
평점 10 : 말이 필요없는 인생 최고의 영화.
평점 9.5: 9.5점 이상부터 인생영화. 걸작. 명작
평점 9 : 환상적. 주위에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영화. 수작
평점 8 : 재밌고 괜찮은 영화. 보길 잘한 영화.
평점 7 : 나쁘진 않은 영화. 안 봤어도 무방한 영화. 범작
평점 6 :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 6점 이하부터 시간이 아까운 영화.
평점 5 : 영화를 다 보기 위해선 인내심이 필요한 영화.
평점 4~1 : 4점 이하부터는 보는 걸 말리고 싶은 영화. 망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