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동물행동학자 프란스 드발의 책 <원숭이와 초밥 요리사>이다. 동물의 문화에 대한 책이다. 좋았던 글들을 소개해보겠다.  




 스위스의 영장류학자 한스 쿰머는 몇 년 전 이런 말을 했다. 하나의 형질을 만듦에 유전자가 얼마를 만들고 환경이 얼마를 만들었는가를 가름하려는 것은, 멀리서 듣는 북소리가 북을 치는 사람이 내는 소리냐 아니면 북이 내는 소리냐를 따지는 것처럼 무의미하다고, 반면에 들리는 북소리가 달라졌다면 그것이 북을 치는 사람이 바뀌었기 때문인가 아니면 북이 바뀌었기 때문인가를 묻는 것은 합당한 일이다. 유전이냐 환경이냐를 살피는 문제에서 과학이 제기하는 물음은 오직 이런 종류의 것일 따름이다. -p20


 맞는 말이지만 일정한 조건이상의 환경만 충족되면 키, 운동능력, 건강 등의 유전자가 결정적인 작용을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예를 들면 요즘 세상에 영양부족이나 기타 다른 환경의 문제가 없다면, 즉 비슷한 환경이라면 키의 유전적 요소는 95% 이상이 아닐까? 



 문화적이라고 부르는 모든 것들의 최소 공통분모는 무엇인가? 내 생각에 그것은 습관과 정보가 유전에 의거하지 않고 전파되는 것이다. -p43


 문화란 한 집단의 구성원이 공유하는 생활양식이다. 그것은 같은 종일지라도 집단이 다르면 반드시 공유되지는 않는다. 문화에는 지식과 습관, 기능뿐 아니라 잠재적인 경향과 선호 등 타자에게 드러내거나 타자로부터 배우는 데서 유래하는 것이 포함된다. 집단 사이에서 지식, 습관, 기능의 체계적인 변화가 있고, 그 원인을 유전이나 환경의 요인들로 돌릴 수 없는 경우, 그것은 십중팔구 문화로 볼 수 있다. 개체들이 서로에게 배우는 방식은 부차적이지만, 그들이 서로에게 배우는 것은 필요조건이다. 그러므로 개체가 독자적으로 획득하는 지식이나 습관, 기능에 대해서는 '문화'라는 딱지를 붙이지 않는다. -p43


 문화에 대한 좋은 정의, 설명이다. 

 

 


 













 <코끼리가 울고 있을 때>는 제프리 메이슨의 책이다. 동물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 책이지 않을까 싶다. 절판되었다. 




 자연으로 들어가서, 인간이 어떠한 자연의 구조를 아름답다고 느끼는가를 경험으로부터 배우라. 왜냐하면 인간의 미적 감수성은 자연의 구조로부터 발달했으니까? -p173  


 니콜라스 험프리는 건축가와 설계자가 그들의 일을 배우려면 어디로 가면 좋은가? 라는 질문에 위와 같이 답했다고 한다. 건축뿐 아니라 음악, 미술 등 예술에 있어서도 자연으로부터 배우는 자세가 필요하다. 



 비둘기를 두 개의 그룹으로 나누고, 한쪽은 모네의 그림을, 다른 한쪽은 피카소의 그림을 부리로 쪼면 먹이를 주도록 설정했다. -p183 


 다음에 벌어질 일은 예상대로 비둘기들은 모네와 피카소의 화풍을 구분했다. 보지 않은 모네와 피카소의 그림을 구분했으며, 나아가 모네가 아닌 다른 인상파와 피카소가 아닌 입체파 그림들을 구분할 수 있었다. 



 모리스 또한 아직 그리고 있는 도중에 종이를 가져가려 하면 콩고가 몹시 성을 냈다고 쓰고 있다. 콩고는 일단 다 그렸다는 표시로 붓을 내려놓은 뒤에는, 더 그리라고 재촉하는 것도 싫어했다. -p193 

 

 콩고는 침팬지고 모리스는 과학자이다. 침팬지도 그림을 그리고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모성 행동의 본래 기능은 명백히 자기 자식을 기르는 데 있다. 그러나 모성 행동의 동기는 기능을 뛰어넘는 경우가 있다. 동기가 강하고 게다가 유연성까지 있으면, 어미에게 아무 이익이 없더라도, 종이 다른 새끼에게도 모성 행동이 닿을 수 있다. 동기는 종종 그 자체로 홀로서기를 하기도 한다. 그 결과, 무자비한 경쟁만 강조되는 생물학의 지배적인 은유로부터 벗어나는 예도 나온다. -p355 


 유튜브를 보면 종이 다른 새끼를 키우고 돌보는 동물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아름다운 일이다.




 잠시 끊었다가 이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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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5-03-01 13: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내용이 흥미진진합니다. 다음을 기대할게요.^^

고양이라디오 2025-03-01 15:29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동물은 참 신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