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화 에세이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를 재밌게 읽었다. 그의 소설 <허삼관 매혈기>를 꼭 봐야겠다. 



 후룬 보고서에서는 중국 부호들의 연평균 소비액이 2백만 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나온다. 

 이와는 너무나 대조적으로 연간 수입 600위안 이하를 빈민의 기준으로 삼을 경우 2006년에는 중국 전체 빈민 인구의 수가 3천만 명을 넘었고, 연간 수입 800위안 이하로 그 기준을 조금 높일 경우 빈민 인구의 수는 1억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었다. 2009년 중국의 빈민 인구는 얼마나 될까? 나는 그 통계수치를 구할 방법이 없다. -p214 


 중국의 연평균수입이 여전히 세계 백 위라는 사실이다. (중략) 민간의 용어를 빌려 말하자면 우리는 국가는 부유하고 백성은 가난한 나라에서 살고 있다. -p215


 1위안의 환율을 찾아보았다. 188원 정도 된다. 대충 200원 잡으면 800위안은 16만원이다. 일당도 아니고 월급도 하니고 연봉이 16만원이다. 그게 1억 명에 달한다. 2006년에 중국에 얼마나 가난한 사람들이 많았는지 놀랍다.


 중국은 세계 두번째 경제대국이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여전히 가난하다. 

 

 

 가난에 시달린 남치범 둘은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를 납치하고 몸값을 요구한다. 즉흥적으로 벌인 일이라 계획도 엉성했다. 결국 경찰에 붙잡혔다. 두 납치범은 도시락 하나 사 먹을 돈도 없었다. 그 중 한 명이 어디선가 돈을 빌려다가 도시락 두 개를 사 와서는 한 개는 아이에게 먹이고 나머지 한 개를 둘이서 나눠 먹었다. 구출된 아이는 나중에 경찰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저 아저씨들은 너무 가난해서 이런 짓을 한 거예요. 그냥 풀어주시면 안 되나요?" -p217



 중국의 가난에 대한 이야기는 이 책에서 끝도 없이 나온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약진운동 기간에 쓰촨 성에서만 811만명이 기아로 사망했따. 아홉 명 가운데 한 명 꼴로 굶어 죽은 셈이었다. -p227 


 한 성에서만 811만 명이라. 상상하기도 힘든 숫자이다.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은 중국으로서는 부끄러운 지우고 싶은 역사이다.



 아래는 후기의 말미의 글이다.


 타인의 고통이 나의 고통이 되었을 때, 나는 진정으로 인생이 무엇인지, 글쓰기가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나는 이 세상에 고통만큼 사람들로 하여금 서로 쉽게 소통하도록 해주는 것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고통이 소통을 향해 나아가는 길은 사람들의 마음속 아주 깊은 속에서 뻗어 나오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나는 중국의 고통을 쓰는 동시에 나 자신의 고통을 함께 썼다. 중국의 고통은 나 개인의 고통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p354

 


 아래는 이 책에 대한 평 중 하나다. 정말 내가 하고 싶은 평이다. 


 한편으로는 배꼽 빠지게 재미있으면서 또 한편으로는 깊은 감동을 주면서도 충격적인 소설을 찾기란 힘들다. 논픽션에서 그런 작품을 기대하기는 더욱 어렵다. 위화의 이 책은 바로 그런 놀라운 책이다. _로스앤젤레스 리뷰 오브 북스


 

 

 올 해 최고의 책 후보다. 강력히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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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4-09-15 19: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작가 자신이 관통해온 문화대혁명 시기를 10개의 키워드로 위트있게 서술한 작품이죠. 문혁당시 치과의사로 복무했던 그가 앞 건물 문예부의 한가함이 부러워 직종 변환한 것이 위대한 작가 탄생의 첫 걸음이 되었다는 것이 참 재미있었던 사건이죠.

고양이라디오 2024-09-19 13:47   좋아요 0 | URL
그 이야기도 재밌었어요ㅎ 맨날 산책하는 문예부ㅎㅎ 작가의 이야기 극적인 게 많아서 소설같았어요^^ 정말 재밌게 읽은 책입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