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리야 있겠소? 나는 평생에 싸움을 좋아하지 않았소. 오히려 싸움 말리기를 좋아해왔으니, 이번에도 양쪽을 위해 화해를 주선해볼까 하오." -p129 

 

 삼국지를 읽다보면 뜬금없이 웃길 때가 있다. 유비와 원술의 장군 기령의 싸움을 말리는 여포의 말이다. 



 소설이지만 인물들의 심리와 행동의 원인을 따져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조조는 순욱, 정욱의 간언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품으로 들어온 유비를 죽이지 않았다. 


 "지금 천하의 영웅이라면 오직 현덕과 여기 이 조조가 있을 뿐이오!" -p316 


 조조의 이 발언은 정사에도 기록되어 있다. 유비에 대해 그렇게 높은 평가를 했음에도 유비를 자신의 수하로 쓰고 싶었던 걸까? 



 조조에게 여포를 죽이라고 한 유비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여포의 사람됨을 알고 조조를 위해서 한 말이었을까? 아니면 조조의 사람됨을 알고 여포가 조조의 수하가 되는 것이 두려워서였을까?



 소설에서 유비에게 자신의 아내를 죽여 고기를 바친 유안의 이야기가 나온다. 정사에 없는 나관중이 꾸며낸 이야기다. 하지만 이 시대상을 반영한 이야기인 거 같다. 유비는 자신이 먹은 고기가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도 역겨워하거나 유안을 나무라지 않는다. 오히려 유안의 정성에 보답하겠다고 한다. 


 과거에는 중국에서 식인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1960~70년대 까지 남아있었다는 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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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4-08-21 16: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중국에서 사람 고기 먹는 건 아주 유구한 전통이 있습지요, 가 아니라 그렇게 생각합니다. ㅎㅎ
이문열도 평역, 이 단어 중요합니다 평역, 원전을 그대로 번역한 책이 아니고 역자가 상상할 수 있는 부분은 그렇게 했다는 얘기고요, 특히 유비가 장비, 관우와 만나는 장면은 역자의 상상력에 의존한 바가 크다고 하더라고요, 다시 식인에 관해 말하자면, 이문열도 번역한 <수호지>에 무지하게 많이 등장합니다.
고귀한 신분에 있는 사람들, 예컨데 사실상 주인공인 송강 같은 사람도 원수를 죽여 간을 내 먹는 장면이 아예 초장부터 나옵니다. 재미있는 건, 송강 같은 지체 높은 과거의 관리, 의리 깊은 영웅들은 사람을 잡으면 간이나 심장 같은 부위를 육회로 즐기는 반면, 천민이나 장똘뱅이 같은 장사치, 빈농 같은 하층민들은 사람의 ˝고기˝를 삶아서 만두소로 해서 먹거나 구워 먹는다는 것이더라고요. 포식의 대상이 되는 인간은 나이 차이도 없습니다. 다섯 살 정도의 귀엽고 어린 아이도 목적상 필요하면 배를 갈라 시신은 빨래줄에 걸어놓고 내장을 빼서 육회로 먹더라고요.
아휴, 낮술이 과해서 너무 노골적으로 이야기했나.... 싶습니다. ㅜㅜ

고양이라디오 2024-08-21 16:32   좋아요 1 | URL
저도 인터넷 찾아보니 인육 시장도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인육이 개고기나 다른 고기보다 값이 쌌다고 합니다. 이 부분이 저는 이해가 잘 안 가더라고요... 다른 고기보다 맛도 덜하고 심리적으로도 사람들이 꺼렸나? 그러면 왜 굳이 인육을 먹었나? 먹을 게 그렇게 없었나? 인육은 어떻게 구했나? 등등 궁금한 점들이 많이 생기더라고요.

Falstaff님 아시면 좀 알려주세요ㅎㅎ

Falstaff 2024-08-22 07:17   좋아요 1 | URL
인육이 개고기보다 쌌다고요? @.@
개고기 먹는 건 BC676년 진나라 덕공이 복날을 만들어 네 방향 대문에 개를 찢어 제사를 지냈다고 나와 있는 게 식육의 가장 오랜 기록입니다. 복 자가 엎드릴 복伏인데 사람 옆에 개가 서 있거든요. 희생양 말고 희생개였다는 의미입니다.
사람고기는 일부러 죽여 파는 고기 말고, 병들어 죽거나 굶어 죽거나, 전쟁 나가 싸우다 죽어 멀쩡한 고기가 아니라서 그랬을까요? 싱싱한 고기였으면 설마 개값도 못 받았으려고요. ^^;;;

고양이라디오 2024-08-22 10:20   좋아요 0 | URL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110885

이글에서 보면 당나라, 명나라 때 인육 가격이 다른 고기들에 비해 가격이 형편없었다고 나오더라고요. 당나라 때는 인육이 쌀값보다 싸고 개고기의 1/5 이었다고 하니. 저도 이해가 잘 안되더라고요ㅎ

저 글 보면 당나라 때 고급귀족문화가 발달하고 미긱가들이 진귀한 것을 찾았다고 하는데 인육 가격은 개고기보다 싸다? 뭐가 앞뒤가 안맞는 거 같아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