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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림과 울림 - 물리학자 김상욱이 바라본 우주와 세계 그리고 우리
김상욱 지음 / 동아시아 / 2018년 11월
평점 :
리뷰의 제목은 bsion281님의 100자평을 그대로 따왔다. 매우 공감가는 평이다.
김상욱 교수는 물리학자이다. tvN <알쓸신잡3>에도 출연하셨다. 과학자 중에서는 유명인이시다. 그래서 이 책은 과학책인데도 불구하고 세일즈 포인트가 많이 높다. 평점도 높다. 괜히 화가 난다. 나는 이런 점이 있다. 내가 세상의 기준은 아니지만 정당한 평가가 아니라고 생각되면 화가 난다. 내 안의 공정성 때문일 수도 있다. 이 책 이정도의 세일즈 포인트와 평점을 받을 책은 아니라고 본다. 이 책이 나쁜 책까진 아니지만 이 보다 좋은 과학책이 너무 많다. 그런 좋은 책들은 빛을 보지 못하는 게 아쉽다. 유명해서 유명한 게 아쉽다.
독서모임 선정도서라 읽게 되었다. 처음부터 이 책은 나와 맞지 않는다고 느꼈다. 그만 읽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나는 나쁜 습성이 또 하나 있는데 책을 일단 읽기 시작하면 쉽게 손에서 놓지 못한다는 점이다. 권수를 채우려는 욕심 때문도 있다. 영화든 책이든 무엇이든 중간에 그만 두는 것을 싫어한다. 시작하면 끝을 보고 싶은 성미가 있다. 이는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이렇게 단점이 될 수도 있다. 그만 읽고 싶은 데 계속 읽게 되고 어느새 다 읽게 된다. 남는 게 없는 데도.
당연하지만 이 모든 것은 한 명의 이상한 독자의 푸념이다. 다른 사람의 의견은 존중한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모르겠다. 이 책이 좋다고요? 라고 속으로 생각할듯...)
책을 읽으며 가장 불편했던 점은 문장이다. 문장이 싫었다. 문학적이려고 하는 느낌은 알겠는데 중2스러웠다. 거북했다. 비문학을 문학적으로 쓰려면 칼 세이건, 스티븐 제이 굴드 정도는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담백하게 쓰는 게 좋다.
두 번째는 개인적으로 책의 수준이 나와 맞지 않았다. 하드한 과학을 좋아하는 내게는 너무 가벼웠다. 새로운 내용, 신기한 내용, 자극적인 내용이 없었다. 지루했다. 하지만 반대로 소프트한 과학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은 너무 불친절할 거 같다. 독자를 완전히 이해시키기에는 내용이 너무 많고 지면이 너무 짧다.
스티븐 호킹은 아주 어려운 개념도 차근차근 쉽게 설명해준다. 그런 뛰어난 과학 작가들이 많다. 리처드 도킨슨, 리처드 파인만, 미치오 가쿠, 아인슈타인 등.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과학 작가 스티븐 제이 굴드는 말할 것도 없다. 아인슈타인의 말이 떠오른다. '어떤 개념을 어린 아이나 노인에게 설명할 수 없다면 그 개념을 완벽히 이해한 것이 아니다.' 라는. 물론 김상욱 교수는 자신이 이야기하는 개념들은 완벽히 이해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쉽게 독자에게 와닿게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개인적으로 부족했다고 느꼈다.
아, 마지막으로 김상욱 교수님이 유튜브에서 원자를 알면인가? 양자역학을 알면?인가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고 하셨는데, 이 책에서도 그런 환원주의가 있어서 거부감이 많이 들었다. 환원주의와 창발에 대해 소개한 점은 좋았으나 그래도 물리학자셔서 어쩔 수 없나보다. 원자를 안다고 해서 원자로 이루어진 인간을 이해할 수는 없다. 물론 김상욱 교수님도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시겠지만 계속 물리학의 환원주의를 칭송하는 부분이 거북했다.
평점은 2.5점 주고 싶지만 현재 평점이 높아 2점을 준다. 김상욱 교수님의 <과학하고 앉아있네: 양자역학> 1,2 편은 재밌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