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에 관한 모든 것을 다룬 책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데이비드 로젠한은 1968년에 한 실험을 했다. 정신과의사들이 꾀병 환자들을 구분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여러 정신병원에 꾀병 환자들을 보냈고 그들은 모두 정신병원에 입원되었다. 꾀병 환자들은 병원에서 가끔 신경과민증상을 보이는 것 외에는 완전히 평범하게 행동했다. 하지만 의사, 간호사 모두 그들을 환자로 생각했다. 그들의 진단소견은 대부분 '조현병' 이었다. 오히려 그들이 꾀병 환자라고 알아차린 사람들은 진짜 환자들이었다.
로젠한이 연구 결과를 발표하자 정신과 의사들은 로젠한을 마구 비난했다. 아무 이유 없이 정신병원에 오는 사람은 없다며 꾀병 환자를 예상하지 못한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었다. 로젠한은 그 의견을 받아들여 한 정신병원을 지정하여 앞으로 3개월 동안 꾀병 환자를 보낼 테니 어떤 사람이 꾀병 환자인지 맞혀보라고 했다. 이어 3개월 동안 193명의 환자가 그 병원을 찾았다. 꾀병 환자로 지목된 사람은 41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로젠한은 꾀병 환자를 보내지 않았다. 지정된 정신병원 의사가 불쌍했다. 있지도 않은 꾀병 환자를 구별하기 위해 헛된 수고, 잘못된 수고를 해야했으니 말이다.
그중 하나는 맨 처음 떠오른 방안으로 결정하는 것이다. 그 방안이 최소한의 요구 조건을 충족시킨다면, 그보다 더 나은 대안이 있느냐와는 상관없이 말이다. -p311
불확실한 상황에서 단순한 레시피에 따라 빠르고 확실하게 결정하는 방법을 인지심리학자들은 '단순한 발견술' 이라 부른다. -p311
가끔 결정이 빠른 사람들을 보면 부럽다. 나는 항상 더 나은 대안이 있지 않을까 망설인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체되고 쓸데 없는 노력을 낭비할 때도 많다.
기거렌처는 기업에서 지원자를 뽑을 때도 단순한 발견술을 활용하도록 고무한다. (중략) 하지만 기거렌처는 그런 방법 대신 '예', '아니오'로 대답할 수 있는 몇 가지 단순한 기준에 의거하여 결정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을 적게 들이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p313
그리하여 중요한 것은 어떤 선택안이 최소한 어떤 요구를 충족시켜야 할지, 그리고 우리가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할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이것은 아주 당연한 소리처럼 들리지만 어떤 선택을 앞서 우리는 거의 이런 과정을 생략한다. -p315
요구조건, 기준을 잘 세워야겠다.
무능한 시장과 유능한 시장의 차이는 예측할 수 없는 일에 접근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이었다. 유능한 시장들은 과제를 더 작게 세분하여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도시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구했고 자신들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자문했다. 게다가 다른 사람들의 말을 귀담아들을 줄 알았다. 그리하여 유능한 시장들은 목표를 위해 무능한 시장들보다 더 자주, 더 많은 결정을 내렸다. -p318
오랜만에 훌륭한 과학교양서를 읽었다. 슈테판 클라인 역시 좋은 작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