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평점 6

 감독 페이튼 리드

 출연 폴 러드, 에반젤린 릴리, 조나단 메이저스, 캐서린 뉴튼, 미셀 파이퍼

 장르 액션



(스포일러 있습니다)


 그래도 그동안 마블 영화는 믿고 봤다. 대박은 아니어도 중박은 하리라 믿고 봤다. 재미와 감동은 떨어져도 화려한 볼거리와 액션, 유머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 기대가 이번에 무너졌다.


 공복에 영화를 보긴했다. 그게 영향을 줬을 수도 있다. 어쨌든 영화는 재미없었다. 영화를 보며 왜 이렇게 재미없을까를 생각하면서 봤다. '도대체 이유가 멀까? 마블은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지?'



 먼저, <어벤져스: 엔드게임>으로 마블은 정점을 찍었다. 정점이후의 행보는 추락이었다. 어쩌면 예정된 운명인지도 모른다. 마블 영화는 돈이 됐다. 그래서 디즈니는 마블영화를 막 찍어내자고 결심했는지도 모른다. 어짜피 볼 사람은 봐! 박리다매로 가자고! 가즈아~~~


 실제로 수많은 영화, 드라마가 나왔고 퀄리티는 떨어졌다. CG도 액션도 스토리도 캐릭터도 모두 품질저하. 거기에 실험정신까지 더해졌다. 다양한 실험을 시도한 건 좋은데 관객은 실험용 쥐가 되어버렸다. 


 전체적으로 마블의 추락이 있었고 부분적으로 <앤트맨 3>는 그동안의 장점이 실종된 영화였다. 


 <앤트맨> 시리즈의 장점은 유머, 유쾌함, 아기자기함이 있었다. 루이스 역의 마이클 페나의 떠벌이 연기가 유머의 큰 축을 담당했다. 앤트맨이 작아지면서 세상이 거대해보이는 신선함과 아기자기한 액션이 있었다. 귀여웠다.


 하지만 <앤트맨 3>에서 마이클 페나가 등장하지 않는다. 유머도 유쾌함도 없다. 그리고 아기자기한 액션도 없다. 오히려 앤트맨은 자주 거대해진다. 영화를 보면서 한 번도 웃지 않았던 거 같다. 


 여기에 등장인물들도 매력이 없다. 주인공부터 엑스트라까지 아무도 매력이 없다. 믿었던 빌런 캉 마저. 


 캉을 살펴보자. 캉은 멀티버스를 이동하며서 세계를 파괴하고 정복하는 무시무시한 빌런이다. 어벤져스를 얼마나 많이 죽였는지 자신조차 잊어버렸을 정도다. 그런데 입으로만 나불거린다. 보여주는 게 없다. 양자세계의 사람들은 그들 두려워하고 증오한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아무리 그가 두려운 존재라고 말로 나불거리고 본인이 대단하다고 은근히 암시를 줘봤자 그가 전혀 위협적이고 두렵지 않다. 무시무시한 모습이나 강함을 보여주는 게 없다.


 최근에 본 로버트 로드리게즈의 <패컬티>라는 영화와 비교해보자. <패컬티>에는 외계생물이 나온다. 초반부터 외계생물에 대한 위험성과 두려움을 확실히 보여준다. 외계생물은 인간의 몸에 기생해 인간의 몸을 조종한다. 체육교사의 몸으로 기생해서 여자 교장선생의 손바닥에 연필을 박는다. 그러면서 웃으며 이렇게 말한다. "예전부터 이렇게 해보고 싶었어." 그리고 또 다른 기생생물이 가위로 찔러 무자비하게 교장을 살해한다. 단순하지만 얼마나 무시무시한가. 


 캉은 이런 모습이 없다. 무자비함, 사악한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앤트맨을 위협하면서 딸에게 고통을 주는 장면이 있다. 근육이 뒤틀리고 뼈가 부러질 거 같은 연출을 보여주지만 그 뿐이다. 손가락을 부러뜨리지도 피 한 방울 흐르지도 않는다. 전체 관람가 수준의 협박이다. 


 심지어 개미군단에게 리타이어 당하고 앤트맨과 그의 아내 둘을 상대하는 것도 벅차다. 헐크를 1대1로 뚜드려 패고 어벤져스를 상대로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타노스와 딴 판이다. 


 캉만 문제가 아니다. 앤트맨의 아내 호프 역의 에반젤리 릴리는 복사 붙여놓기처럼 똑같은 표정으로 똑같은 연기만 한다. 심각한 표정 말고 기억나는 게 없다. 앤트맨의 딸 캐시역도 어딘가 모르게 연기가 어설프다. 호프의 어머니 재닛역의 미셀 파이퍼도 심각하다. 양자세계에 대한 과거를 숨기고 주위에서 아무리 물어도 대답을 회피하는 게 답답하기만 하다. 연기도 입술 내미는 연기 말고 기억나는 게 없다. 


 빌런도 매력없고, 그에 맞서는 영웅들도 매력이 없다. 스토리는 숨가쁘게 흘러가지만 긴장감도 긴박감도 없다. 승리의 카타르시스도 없다. 액션의 쾌감도 없다. 이제 마블 영화가 개봉해도 믿고 영화관으로 달려갈 수 없게 됐다. 




 평점 10 : 말이 필요없는 인생 최고의 영화

 평점 9.5: 9.5점 이상부터 인생영화

 평점 9 : 환상적. 주위에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영화

 평점 8 : 재밌고 괜찮은 영화. 보길 잘한 영화

 평점 7 : 나쁘진 않은 영화. 안 봤어도 무방한 영화

 평점 6 :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 6점 이하부터 시간이 아까운 영화

 평점 5 : 영화를 다 보기 위해선 인내심이 필요한 영화

 평점 4~1 : 4점 이하부터는 보는 걸 말리고 싶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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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23-02-23 09: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디즈니로 가면서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된 하락세가 아닌가 싶네요. 일단 등급을 아이들 영화처럼 가져가니 전체적으로는 영화의 질이 좀 떨어진 것 같습니다. 거기에 PC함이 너무 심해진 느낌 + 어린 관객을 대상으로 한 듯한 디즈니의 시리즈화도 한 몫을 한 것 같아요. Netflix에서 잘 키워놓은 데어데블, 퍼니셔, 제시카 존스, 더 케이지도 사실상 다 없애버린 것도 그렇구요. 잘 키운 토르를 지난 번에 그렇게 박살내버린 후 기대를 전혀 하지 않게 됩니다. 역시 영화판도 시리즈도 권불십년에 화무십일홍이네요. DC는 기대할 것이 없고 스타워즈도 그렇고. 새로운 saga의 출현을 기다리는 것이 낫겠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23-02-23 10:49   좋아요 1 | URL
마블이 디즈니에 인수된 건 2009년도 인데, 그 후로 엔드게임까지 상승무드 아니었나요ㅎ? 이번 영화는 너무 어린이 영화같은 느낌이 있었습니다. 저도 디즈니의 PC함이 너무 지나치다 생각합니다. 설정과 개연성까지 무시하면서 PC함을 끼워넣는 건 반대입니다.

저는 오히려 DC에 기대를 하고 있는데요ㅎㅎ <아쿠아맨>, <조커>, <더 배트맨> 좋았습니다. 언더독이라 오히려 과감한 시도를 하는 거 같아서 기대가 됩니다.


transient-guest 2023-02-23 11:11   좋아요 1 | URL
인수 후 조금씩 그렇게 온 것 같아요 물론 엔드게임까지는 좋았지만 ㅎㅎ 저는 원래 배트맨을 좋아해서 DC도 봅니다

고양이라디오 2023-02-23 15:36   좋아요 1 | URL
네ㅎㅎ 아무튼 마블 다시 정신차렸으면 좋겠네요ㅠ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