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읽다가 후반부를 조금 남겨놓고 잊어버린 책인데, 어제 발견해서 다시 읽었다. 이사하면서 책이 뒤죽박죽 되었다. 책 읽다가 중간중간 정리를 한다. 그러다 이렇게 읽다만 책을 꺼내들어 읽기도 한다.
이 책의 기획은 과학과 인문학의 만남이다. 통섭이다. 과학자와 비과학자가 1대1 대담을 나눈다. 총 44명 22개의 대담이 수록되어 있다. 노암 촘스키, 에드워드 윌슨, 스티븐 핑커 등 세계 최고의 석학들이 등장한다.
예전부터 이런 책을 좋아했다. 여러 명의 인물이 등장해서 다채로운 지식들을 만날 수 있는. 그런데 이런 류의 책들을 많이 접하다보니 약간 피로감이 생겼다. 좀 더 깊이 있게 들어가고 싶은데 수박 겉핥기 식으로 지나가는 게 아쉽다. 뭐 항상 모든 것에는 반대급부가 따르는 법이니 어쩔 수 없지만.
2번째 챕터에서 심리학자 스티븐 핑커와 소설가 레베카 골드스타인이 만났다. 스티븐 핑커는 이렇게 책에서 상당히 자주 만났지만 정작 그의 저서는 읽어본 적이 없다. 한번쯤 읽어보고 싶은데, 벽돌책이라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는 내가 마음에 관심이 많으니 한 번 읽어봄직하다.
레베카 골드스타인도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분 같다. <불완정성: 쿠르트 괴델의 증명과 역설>, <플라톤, 구글에 가다> 모두 책 제목이 흥미롭다. 읽어보고 싶다.
미셸 공드리도 이 책에 나온다. 그의 영화 <수면의 과학>도 한 번 보고 싶다.
스틱골드_ 많은 영화, 특히 할리우드 영화에서는 모든 사람이 한 가지 해석만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 점에서 이런 영화들은 지루하죠. 재미는 있을지 모르지만 나 자신에 대해 배울 만한 점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대상을 해석하면서 스스로에 대해 배우는 것이니까요.
시사회가 끝나고 나서 사람들한테 질문을 받으시던 생각이 나는군요. 누군가 이렇게 물었죠. "그게 무슨 뜻이죠?" 제가 다 민망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제가 영화를 찍은 것은 여러분이 스스로 의미를 찾으시라는 겁니다." 그런데 이런 대답을 들으면 심히 불쾌해하는 사람들이 꼭 있죠. -p168
매우 공감가는 말씀이다. 나도 영화를 보고 너무 쉽게 리뷰나 해석을 찾아봤던 거 같다. 좀 더 스스로 의미를 찾아봐야겠다.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로스트 하이웨이>란 영화가 궁금하다. 난해한 영화라고 하지만 궁금하다. 꿈같은 느낌의 영화라고 한다.
이외에도 보고싶은 책들이 몇 권 있는데 한국에서 번역되지 않은 거 같다. 아쉽다. 오랜만에 과학책을 읽어 좋았다. 과학책을 이어서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