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락방님의 찬사 때문에 읽은 책입니다. 저 역시 이 책에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다시 읽을 책 리스트를 만들어야겠습니다. 이 책은 당연히 포함입니다. 최근에 보르헤스의 글을 읽었는데 새로운 책을 읽기보다는 읽은 책을 다시 읽으라고 권하시더군요. 예전에는 공감이 덜 됐는데 요즘은 공감이 많이 됩니다.   




 "모든 시대에는 그 시대가 가져 마땅한 미치광이들이 생겨난다." 영국의 역사가 로이 포터가 언젠가 쓴 말이다. -p146


 
















 저는 다른 동물들의 인지 능력에 관심이 많습니다. <물고기는 알고 있다>도 읽어보고 싶습니다. 우리는 다른 동물들의 인지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래는 이 책의 중요한 스포일러입니다. 이 책의 주제이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물고기에 관해 생각한다.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은빛 물고기 한 마리가 내 머릿속에서 녹아 사라지는 모습을 그려본다.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이 세계에 관해 아직 모르고 있는 것은 또 뭐가 있을까? 우리가 자연 위에 그은 선들 너머에 또 어떤 진실이 기다리고 있을까? 또 어떤 범주들이 무너질 참일까? 구름도 생명이 있는 존재일 수 있을까? 누가 알겠는가. 해왕성에서는 다이아몬드가 비로 내린다는데. 그건 정말이다. 바로 몇 년 전에 과학자들이 그 사실을 알아냈다. 우리가 세상을 더 오래 검토할수록 세상은 더 이상한 곳으로 밝혀질 것이다.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은 사람 안에 어머니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잡초 안에 약이 있을지도 모른다. 당신이 얕잡아봤던 사람 속에 구원이 있을지도 모른다. -p263


 이후로도 2페이지 이상 이어지는 글이 너무나 좋은데 전부 옮기기는 귀찮아서 일부만 소개합니다. 


 

 책의 마지막을 읽으면서 망치로 얻어맞은 느낌, 깨달음을 얻은 느낌이었습니다. 사실 예전에도 알고 있던 개념들인데도 이 책의 스토리텔링과 구성에 매료되어 더 큰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개념, 범주들은 우리가 인위적으로 만든 것입니다. 자연에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한 발 더 나아가서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생각, 믿음조차 사실은 우리가 만들어낸 허구에 불과합니다. '저 사람은 나를 싫어해.', '나는 쓸모없는 존재야.' 등등 이런 부정적인 생각들, 혹은 '나는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 와 같은 생각들도 모두 사실이 아닙니다. 불교에서는 이런 자아에서 벗어나라고 조언합니다. 자아조차도 믿지 말라고 말합니다. 


 저도 요즘 마음 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항상 의심해 봅니다. 지나친 믿음과 신념을 버리고 항상 자신의 생각을 제 3자의 입장에서 들여다 보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제니퍼 마이클 헥트의 <살아야 할 이유>는 자살에 반대하는 훌륭한 비종교적 주장을 펼쳐놓은 책입니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의 저자가 추천한 책이라 읽어보고 싶습니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올해 읽은 책 중에 가장 좋았다고 말하고 싶을 정도의 책입니다. 룰루 밀러의 책이 나오면 읽고 싶고 이 책도 다시 읽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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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9-07 13: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를 읽고 <살아야 할 이유>를 준비해두었답니다.
:)

고양이라디오 2022-09-07 15:55   좋아요 0 | URL
재밌게 읽은 책의 저자가 추천한 책은 그냥 지나칠 수 없죠^^ㅎ

덕분에 재밌게 읽었습니다. 다락방님 아니었으면 지나쳤을지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