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경주에 다녀왔습니다. 경주 카페 거리 황리단길에 <어서 어서>란 작은 서점이 있었습니다. 아기자기하고 이쁜 서점이었습니다. 특색과 컨셉이 있으면 불황이라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서점이었습니다.  




 사장님인듯한 분의 모습입니다. 바쁜 와중에도 잠시라도 짬을 내서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처럼 작은 책방인데 사람들이 빼곡하고 들어서서 책을 고르고 책을 사고 스탬플를 찍고 갔습니다. 저도 책을 안 살 수가 없더군요. 


 

 저는 <나, 건축가 안도 다다오>란 책을 골랐습니다. 이름을 얼핏 들어본 거 같은 분이었습니다. 요즘 자서전의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이 책 역시 안도 다다오씨의 자서전입니다. 그의 이력에 끌려 책을 구입했습니다. 프로복서를 거쳐 독학으로 건축가가 된 분이었습니다. 경주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KTX에서 책을 읽었습니다. 재밌게 읽었습니다. 확실히 어느 분야이던지 거장의 반열에 오른 사람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과 고집, 타협하지 않는 신념과 가치관, 독할 정도의 노력과 틀에서 벗어난 행동양식이 있습니다. 


 건축주가 원하는 건축이 아닌 자신이 추구하는 건축을 밀어붙이는 고집에서 장인정신이 엿보였습니다. 건축가가 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짬짬이 그리고 자는 시간을 줄여가면서 1년간 대학생들의 교재를 홀로 독파했습니다. 대학교를 다닐 형편이 안되서 선택한 고육지책이었지만 노력과 끈기로 극복했습니다. 누가 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학문은 대학교를 안다녀도 독학이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그럴 의지와 끈기가 없지요. 


 돈이 모이면 그 돈은 전부 세계 속 건축물들을 보는 데 투자했습니다. 20대 때 그렇게 그는 혼자서 어마어마한 내공을 쌓았습니다. 그를 이끌어주는 사람은 책 속의 건축가들이었고 세계 속 건축물들이었습니다. 그는 직접 보고 느끼며 시행착오를 거듭해가며 건축을 배우고 익혔습니다. 


 아직 3분의 1밖에 책은 못 읽었지만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시대의 흐름에 저항하며 언제나 게릴라처럼 건축을 하겠다는 그의 의지를 느낄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건축과 도시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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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9-05-14 10: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여기 가봤는데.. 책을 안 살 수가 없는 분위기였어요 ㅎㅎ
이런 서점들이 지역에 더 늘어났으면 좋겠어요~

고양이라디오 2019-05-14 12:03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이런 서점이나 아기자기한 카페가 늘어나면 좋겠어요.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게 싸지만 그냥 왠지 기념으로 사고 싶더라고요ㅎ 분위기에 휩쓸렸네요ㅎ
덕분에 기차에서 즐겁게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