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갓 꽃을 그렸어
유현미.유춘하 지음 / 낮은산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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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03


《쑥갓 꽃을 그렸어》

 유현미·유춘하

 낮은산

 2016.10.20.



  오늘 우리 집 어린이는 곳곳에서 피어나는 꽃을 그때그때 만납니다. 아이들이 이런 꽃터를 늘 누리는 보금자리란 더없이 아름답네 하고 생각합니다. 제가 어릴 적에 인천에서 늘 보던 모습이라면 매캐한 하늘에 콜록댈 만한 바람에 씽씽 내달리는 커다란 짐차였습니다. 그런데 마을 곳곳에 꽃밭이 있었어요. 시골에서 나고 자라다가 큰고장으로 삶터를 옮긴 아주머니하고 할머니가 많았기에 저마다 이런저런 남새나 꽃을 심어서 가꾸곤 했습니다. 동무하고 공을 차며 놀다가 꽃밭으로 공이 넘어가서 얼른 뛰어들어 공을 꺼낼라 치면 어느새 “예끼 놈!” 하는 벼락같은 소리가 날아들지요. 어린 그때에는 “꽃 좀 밟았다고 …….” 하고 여겼지만, 바로 ‘꽃을 밟’고 ‘씨앗 심은 데를 밟’았으니 버럭 성을 내셨겠지요. 《쑥갓 꽃을 그렸어》를 넘기며 어릴 적 마을 아주머니나 할머니 눈빛이 문득 떠오릅니다. 그때에는 변변하게 잘못했다고 말씀을 여쭈지 못했구나 싶습니다. 철모르는 아이를 너그러이 봐주었을까요? 남새꽃이나 들꽃을 제대로 마주하지 못하는 아이한테 남새꽃이나 들꽃을 그려 보도록 북돋우면서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참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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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벽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74
브리타 테켄트럽 지음, 김서정 옮김 / 봄봄출판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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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96


《빨간 벽》

 브리타 테켄트럽

 김서정 옮김

 봄봄

 2018.11.2.



  흔히들 쥐를 지저분하거나 나쁘다고 여깁니다만, 참말로 지저분하거나 나쁜 쥐라고 한다면 열두띠 첫자리가 쥐일 수 없다고 느껴요. 쥐가 열두님 가운데 첫째로 꼽히는 밑뜻이 있을 테지요. 오늘날 큰고장 살림틀이 아닌 지난날 숲살림에서 헤아리면 좋겠어요. 몸집은 작으나 슬기로운 숨결을, 얼핏 캄캄하거나 으슥한 곳에서 사는구나 싶지만 그만큼 땅밑살림을 다스리는 빛이 있구나 싶은 숨소리를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빨간 벽》은 “Little Mouse and the Red Wall” 같은 이름으로 나온 그림책입니다. 그냥 “빨간 담”만 다루지 않아요. “작은 쥐랑 빨간 담”입니다. 한국판에서는 “작은 쥐”란 대목을 슬쩍 지웠는데요, 숲 한켠에서 뭇짐승은 처음에 “빨간 담” 너머를 생각하지도 않고 넘어설 마음도 없는데다가 두려워하기까지 했대요. 담에 막힌 너머가 궁금할 뿐 아니라, 어떻게든 담 너머로 나아가서 너른 터전을 돌아본 다음 숲동무한테 이야기해 주고 싶은 “작은 쥐”는 새를 만나서 “담 너머”를 “담 안쪽”에서 처음 보았다 하며, 이 이야기를 “담 안쪽”에서 웅크리며 두렴쟁이로 지내려는 동무한테 부드러이 들려주었다지요. 담이란 무엇일까요? 담은 누가 쌓을까요? 마음에는 무엇이 있나요? 어떤 앞길을 걷고 싶나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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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을 치료해 주는 비밀 책 - 어린이에게 마음의 평화를 주는 이야기
웬디 앤더슨 홀퍼린 그림, 카린 케이츠 글, 조국현 옮김 / 봄봄출판사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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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97


《슬픔을 치료해 주는 비밀 책》

 카린 케이츠 글

 웬디 앤더슨 홀퍼린 그림

 조국현 옮김

 봄봄

 2005.4.10.



  아이들은 반가운 어른을 만나고 싶습니다. 반가운 동무뿐 아니라, 반가운 사람이며 새랑 벌나비랑 숲짐승이랑 바다벗을 모두 만나고 싶습니다. 아이들한테는 또래만 있어야 하지 않아요. 마음을 읽고 나누면서 함께 꿈을 노래할 사이가 있으면 됩니다. 어른 눈으로 보자면 저 아이가 둘레에 또래가 없어서 외롭거나 심심하지 않겠느냐 여길 만하지만, 아이 눈으로 보자면 나무 한 그루도 동무요 구름 한 조각도 동무에다가 바람을 가르는 제비 여럿도 동무랍니다. 《슬픔을 치료해 주는 비밀 책》은 아이한테 더없이 대수로우면서 반가운 사람이 누구인지, 이이는 아이 곁에서 어떤 눈빛으로 하루를 같이 누리는지, 이이는 스스로 어떤 삶길을 걸으면서 언제나 무엇을 노래하는가를 조곤조곤 들려줍니다. 아이가 품은 슬픔을 달래는 책이 있다면, 틀림없이 아이한테서 샘솟는 기쁨을 훨훨 퍼뜨리는 책이 함께 있겠지요. 슬픔책은 기쁨책이 되곤 합니다. 기쁨책은 새삼스레 슬픔책도 되어요. 널리 팔리거나 알려진 책이지 않아도 됩니다. 아이하고 함께 쓰는 공책이나 수첩이 바로 아름책이 될 만합니다. 어른이나 어버이로 살아오며 겪고 듣고 배우며 사랑한 이야기를 먼저 적어요. 여기에 아이 스스로 새 이야기꽃을 그려 놓도록 이끌어 봐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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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 점 반 우리시 그림책 3
이영경 그림, 윤석중 글 / 창비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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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95


《넉 점 반》

 윤석중 글

 이영경 그림

 창비

 2004.1.5.



  아침에 차츰 밝는 빛살을 보면서 때를 알아차립니다. 밤에는 별이 흐르거나 달이 움직이는 결을 살피면서 때를 알고, 낮에는 하늘에 걸린 해하고 바람맛을 헤아리면서 때를 알아요. 그림자를 보아도 때를 알고요. 들꽃이 꽃망울을 여느냐 닫느냐, 풀벌레가 언제 노래하느냐, 어느 멧새가 어느 때에 어떻게 노래하느냐를 살피면서도 때를 어림합니다. 무엇보다 우리 몸이 때를 알려주어요. 새벽에 일어날 때라든지 낮에 움직일 때라든지 저녁에 쉴 때라든지 밤에 잠들 때를 차근차근 알려줍니다. 아이는 이러한 때를 어느 만큼 헤아릴까요. 어른은 어른대로 일때를 안다면 아이는 아이대로 놀이때를 알지 싶어요. 《넉 점 반》은 시곗바늘이 가리키는 숫자를 읽는 심부름을 다녀오는 아이 이야기를 다룹니다. 아이한테 심부름을 맡긴 어머니는 아이 나름대로 밖에서 놀라면서 내보냈겠지요. 아이는 아이 나름대로 어머니 심부름을 잘 챙길 뿐 아니라, 집이랑 옆마을을 오가는 길에 마주하는 풀벌레이며 벌나비이며 바람이며 꽃이며 지켜보면서 노느라 바쁘겠지요. 봄에는 봄해가 뜨고 겨울에는 겨울해가 집니다. 여름에는 여름바람이 불고 가을에는 가을노을이 집니다. 차근차근 흐르면서 맞물리는 하루를 그립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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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의 모자 아이세움 그림책
유우정 글.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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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93


《숲 속의 모자

 유우정

 아이세움

 2013.11.10.



  덩굴로 자라는 나무는 먼먼 옛날부터 작은 숨결이 보금자리로 삼았구나 싶습니다. 멧새랑 생쥐도 덩굴숲이 보금자리요, 사람도 덩굴나무를 둘레에 자라도록 북돋우면서 고요히 한터를 지켰구나 싶어요. 우리 집 뒤꼍에 조금조금 퍼지는 찔레덩굴도 뭇목숨이 깃드는 자리입니다. 이 찔레덩굴을 보금자리 삼는 참새가 쉰 마리를 넘습니다. 사냥을 잘하는 고양이도 찔레가시 때문에 엄두를 못 내지요. 이 덩굴 한복판은 제법 널찍합니다. 작은아이가 덩굴 복판을 알아채고는 속으로 들어갑니다. “아버지, 낫 좀 갖다 줘요.” 낫을 건네니 스스로 척척 가지치기를 하면서 복판을 넓힙니다. ‘참새 곁에서 같이 놀겠구나.’ 《숲 속의 모자》에 나오는 아이는 숲이라는 터를 어떻게 마주할까요. 가끔 나들이를 가는 데일까요, 언제나 곁에 두면서 푸른바람을 한껏 마시는 자리일까요. 아이를 돌보는 어른이라면 집 곁에 무엇을 둘까요. 아니, 어느 곁자리를 보금자리로 삼으려고 생각하나요. 집 가까이에 가게가 늘어서면 좋은가요. 이름난 학교가 집 둘레에 있어야 좋은가요. 찻길이 널찍해야 좋은가요. 아니면, 집을 숲이 포근히 감싸고 냇물이 싱그러이 어우르는 데가 아이하고 숲바람을 머금으며 맨발로 뛰놀기에 아름다운 터전이라고 여기는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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