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원피스
니시마키 가야코 지음, 황진희 옮김 / 한솔수북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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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35


《나의 원피스》

 니시마키 가야코

 황진희 옮김

 한솔수북

 2020.4.17.



  문득 만난 풀벌레가 반가워 묻습니다. “넌 어떤 이름이니?” 풀벌레가 되묻습니다. “네가 느끼는 대로 이름을 지어 주면 어떨까?” 아침에 새로 돋은 풀꽃이 곱기에 물어요. “넌 어떤 이름이야?” 풀꽃이 되물어요. “네가 맞이한 대로 이름을 지어 보면 어떠니?” 눈을 뜬 아침에 하루를 짓습니다. 오늘 누릴 놀이랑 소꿉이랑 살림을 헤아립니다. 신나게 지을 이야기를 마음 가득 그립니다. 같이 누릴 밥을 짓습니다. 함께 나눌 말을 지어요. 환하게 웃음을 짓다가, 때로는 슬프게 눈물을 짓습니다. 알을 낳아 사랑을 물려주고 싶은 새가 둥지를 지어요. 우리는 오늘 어떤 보금자리를 지을까요? 어떤 생각으로 삶을 짓고, 어떤 손길로 꿈을 짓는가요. 《나의 원피스》는 오롯이 새로우면서 즐겁게 피어나는 한벌옷을 바람에 맡겨 새로 짓고, 빗방울에 얹어 새로 지으며, 노래에 실어 새로 짓는 걸음걸이를 들려줍니다. 마음을 짓는 대로 옷빛이 달라요. 생각을 짓는 대로 옷결이 거듭나요. 꿈을 짓는 대로 옷차림이 새삼스럽습니다. 짓고 싶은, 그러니까 처음으로 이루고 싶은 숨결을 모든 살림살이에 물들입니다. 동무랑 둘씩 셋씩 짝을 지어 신나게 노래를 짓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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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고 보자! 커다란 나무 생각하는 숲 8
사노 요코 글 그림, 이선아 옮김 / 시공주니어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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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26


《두고 보자! 커다란 나무》

 사노 요코

 이선아 옮김

 시공주니어

 2004.9.20.



  나무는 말이 없다고 말하는 분이 제법 있습니다만, 나무하고 말할 줄 모르면서 나무가 말이 없다고 섣불리 말하는구나 싶어요. 한국사람이 일본사람하고 말을 나누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본말을 익혀서 들려줘야겠지요. 어른이 어린이하고 말을 하고 싶으면, ‘어른끼리만 쓰거나 아는 말’이 아니라 ‘아이가 알아듣고 생각을 키울 만한 말’을 쉽고 부드럽게 가려서 써야겠지요. 사람이 제비나 비둘기나 까마귀하고 말을 섞고 싶다면, 마땅히 제비말이며 비둘기말이며 까마귀말을 익힐 노릇입니다. 사람이 나무랑 말을 하고 싶으면 나무말을 익힐 노릇이면서, 나무살림이며 나무사랑을 마음으로 읽고 느끼고 헤아릴 노릇이에요. 《두고 보자! 커다란 나무》를 펴면, 도무지 나무하고 말을 안 섞는 아저씨가 나와요. 아저씨는 나무한테 순 억지를 부리지요. 툭하면 뻥뻥 걷어차고 미운말을 쏟아내요. 이러다가 그만 나무를 베어 넘겨요. 자, 이 그림책은 이때부터 이야기가 다시 흐릅니다. 나무한테 모질거나 사나운 말만 하던 아저씨는 ‘나무가 사라진’ 뒤에 어떤 삶이 되고, 하루가 되며, 마음이 될까요? 그리고 나무는 어떻게 다시 아저씨 곁으로 찾아갈까요? 아저씨는 나무말을 알아듣거나 배우려고 한 걸음 다가설 수 있을까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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ちいさなきいろいかさ (よみきかせ大型繪本) (大型本)
니시마키 가야코 / 金の星社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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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27


《みずいろのながぐつ》

 もり ひろし 글

 にしまき かやこ 그림

 金の星社

 1977.12.1.



  이렇게 입어야 멋있고, 저렇게 입으면 멋없다고들 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듣기 좋고, 저렇게 말하면 듣기 나쁘다고들 합니다. 이렇게 그려야 볼만하고, 저렇게 그리면 안 볼만하다고 합니다. 아마 그러할는지 모릅니다. 이쪽하고 저쪽을 갈라서 좋고 나쁘다고 틀을 짓는 말이 안 틀릴는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생각해 보기로 해요. 꼭 이렇게 놀아야 할까요? 저렇게 놀면 어떨까요? 굳이 이렇게 가야 할까요? 저렇게 빙글빙글 돌거나 제자리걸음으로 춤추면 어떨까요? 애써 이 붓을 쥐어야 그림이 빛날까요? 나뭇가지를 주워서 흙바닥에 척척 빚는 그림은 어떤 빛일까요? 《みずいろのながぐつ》는 하늘빛 비신을 둘러싼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비가 온 어느 날 아이는 하늘빛 슈룹에 비신을 챙겨 배움집으로 갔다지요. 배움집으로 모인 아이들은 저마다 다른 빛깔인 슈룹에 비신을 챙겨서 왔다지요. 배움집에서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하늘빛 비신을 꿰어야 하는 아이는 제 비신 하나가 짝짝이로 남았다지요.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짝신’이어도 즐겁게, 다른 짝신인 동무한테 제 짝을 찾아주면서 천천히 하늘빛으로 웃었다지요. 니시마키 카야코 님은 상냥하고 가볍게 붓을 놀립니다. 놀이하는 붓결이 놀이하는 마음을 곱다시 피워 올립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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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다 똑같다고요?
버나드 와버 글.그림, 조은수 옮김 / 도미솔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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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34


《고양이는 다 똑같다고요?》

 버나드 와버

 조은수 옮김

 도미솔

 2016.4.15.



  똑같은 사람이 없듯 똑같은 갈매기도 제비도 고양이도 없습니다. 똑같은 고양이가 없듯 똑같은 하늘소도 개미도 무당벌레도 범나비도 없습니다. 다 다른 사람한테 다 다른 이름이 있듯, 다 다른 고양이며 참새한테 다 다른 이름이 있기 마련이에요. 마음으로 다가가서 동무나 이웃으로 사귄다면, 우리는 누구나 동무나 이웃을 ‘너’가 아닌 ‘이름’으로 부르겠지요. 마음으로 안 다가갈 뿐 아니라, 아무 마음이 없다면 ‘이름’이 아닐 뿐더러 ‘너’조차로도 못 느끼는 채 등진 길이 될 테고요. 《고양이는 다 똑같다고요?》는 책이름처럼 하나도 똑같을 수 없는 고양이 이야기를 재미나게 들려줍니다. 집고양이랑 들고양이로도 가를 테지만, 똑같은 숨결이 아닌, 다 다른 숨결이며, 다 다른 삶이고, 다 다른 마음인 고양이로 우리 곁에서 다 다르게 살아간다는 하루를 부드러이 짚어요. 생각해 봐요. 아이들을 학교랑 교실에 몰아놓더라도, 아이들한테 ‘1번 20번 40번’ 같은 숫자를 붙이더라도, 아이들은 숫자도 기계도 판박이도 아닌, 다른 넋입니다. 똑같은 학교옷을 입히더라도 모든 아이는 모든 어른처럼 저마다 다르게 꿈꾸고 사랑하면서 이 별에서 하루를 누리는 빛이에요. 줄맞추기는 이제 그만해요. 눈맞춤 마음맞춤으로 가기로 해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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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 안녕 보림 창작 그림책
김동수 글.그림 / 보림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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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32


《잘 가 안녕》

 김동수

 보림

 2016.10.1.



  자전거로 국도라는 길을 달릴라치면, 언제나 길죽음 짐승을 만납니다. 짐승주검이 길가에 있다면 자전거를 멈추어 풀밭으로 옮기지만, 국도에서 치어죽은 숲짐승은 으레 찻길 한복판에 있기에 끝없이 치이고 밟혀 그만 납짝쿵이 되기 일쑤입니다. 씽씽 달리는 자동차가 안 끊어지니 안쓰러운 주검을 풀밭으로 못 옮겨요. 자가용을 달리는 분이라면 덩치가 커다란 짐승이 치이거나 밟히는 모습을 볼 테지요. 그런데 자전거를 달리거나 두 다리로 걷노라면, 시골자락에서는 나비 사마귀 메뚜기 뱀 개구리 두꺼비 …… 작은 멧새가 치이거나 밟혀서 죽은 모습을 수두룩하게 마주해요. 풀벌레하고 새도 어마어마하게 치어죽어요. 《잘 가 안녕》은 길죽음을 맞이한 여러 숨결을 고이 건사해서 앞으로 새몸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바라는 할머니 손길을 보여줍니다. 큰고장 한켠에서 수레를 끌고 길가에서 미는 할머니이니 짐승주검을 만날 만하고, 건사하기도 할 테지요. 길죽음이란 ‘빨리’ 탓이요, 이웃을 눈여겨보지 않는 탓이에요. 사람인 이웃도, 숲짐승이란 이웃도, 풀벌레랑 새라는 이웃도 헤아리지 않기에, 적잖은 사람들은 자가용을 몰며 여러 이웃을 치고도 ‘친 줄 모릅’니다. 길은 어떤 곳일까요? 찻길을 줄이고, 자가용에서 내리면 좋겠어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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