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고양이가 왔다 트리앤북 컬렉션 1
케이티 하네트 지음, 김경희 옮김 / 트리앤북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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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69


《어느 날, 고양이가 왔다》

 케이티 하네트

 김경희 옮김

 트리앤북

 2017.4.14.



  고양이는 저 스스로 살 만한 곳에 깃듭니다. 그곳은 숲일 수 있고, 골목일 수 있으며, 풀밭이거나 종이꾸러미나 냇가나 다리 밑일 수 있습니다. 고양이는 사람 없는 곳을 즐기기도 하면서, 사람 있는 데를 좋아하기도 합니다. 고양이 마음이지요. 사람도 사람 북적이는 데를 즐기기도 하면서, 사람 없는 데를 좋아하기도 하거든요. 고양이 한 마리가 어느 날 문득 혼자 사는 할머니 집에 찾아갑니다. 이 할머니 집에는 아무도 찾아오지 않지만, 또 후줄근하거나 꾀죄죄한 집이라며 둘레에서는 싫어하지만, 고양이는 이 모두를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그저 저(고양이)를 쳐다보면서 이따금 밥을 조금 나누는 곳이면 해바라기를 하면서 낮잠을 잡니다. 이때에 오래도록 입을 다물던 할머니가 입을 열지요. 오래오래 닫아 놓았던 마음을 열면서 말 한 마디를 터뜨려요. 《어느 날, 고양이가 왔다》에도 할머니가 나옵니다만, 이 할머니는 후줄근하거나 꾀죄죄한 집에 살지는 않아요. 다만 아무도 이 할머니를 알아보지 않고 말을 걸지 않으며 쳐다보지 않을 뿐입니다. 고양이는 어떨까요? 네, 고양이는 다른 사람이나 터전을 아랑곳하지 않아요. 고양이는 ‘마음을 열어 말을 터뜨릴 이’가 사람이건 나무이건 짐승이건 스스럼없이 찾아가서 마주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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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아주 큰 고구마
아카바 수에키치 지음, 양미화 옮김 / 창비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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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62


《아주 아주 큰 고구마》

 아카바 수에키치

 양미화 옮김

 창비

 2007.5.21.



  무엇이든 마음이 깃듭니다. 손에 쥐어 읽는 책에도, 씨앗을 묻어 기르는 남새에도, 날마다 지켜보는 나무도, 우리가 깃들며 잠드는 집도, 슥슥 그림을 그리는 붓도, 바람에 날리는 씨앗도 모두 마음이 깃들어요. 처음 싹을 묻을 적부터 꽃이 피고 잎이 퍼지며 땅밑에서 무럭무럭 굵는 고구마에도 마음이 깃듭니다. 흙내음을 먹고 비내음을 맡으며 볕내음을 즐기는 이 고구마 나름대로 사랑하는 마음 하나에다가, 즐겁게 캐내어 신나게 삶거나 쪄서 누리는 마음이 어우러져요. 《아주 아주 큰 고구마》는 아주 커다랗게 맺은 고구마를 둘러싼 아이들이 서로서로 나누고 즐기고 누리면서 알차게 보내는 하루를 들려줍니다. 커다랗게 맺은 고구마란 얼마나 반가울까요. 이 고구마를 먹으며 몸을 살찌우는 아이들은 얼마나 기운이 새로 솟을까요. 날고구마는 깨물면서 튀는 물맛까지 달달하고, 찐고구마는 톡 터지면서 퍼지는 냄새까지 달콤합니다. 군고구마는 바삭한 껍질까지 산뜻합니다. 겨우내 고구마로 배부르고, 봄내 고구마로 든든합니다. 언뜻 보기에 쌀이 없어 고구마만 먹었다고 여길 수 있지만, 굳이 쌀밥만 먹어야 하지 않아요. 고구마로 하루를 지내도 좋고, 고구마로만 열흘도 달포도 얼마든지 지내면서 즐거운걸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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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아, 괜찮아? 단짝 친구 오리와 곰 시리즈 4
조리 존 지음, 벤지 데이비스 그림,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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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67


《곰아, 괜찮아?》

 조리 존 글

 벤지 데이비스 그림

 이순영 옮김

 북극곰

 2018.12.28.



  곁에 있는 이가 수다쟁이라면 하루도 쉬지 않고 조잘거리는 말을 들으면서 어쩜 이렇게 하루가 길면서 너를까 하고 생각할 만합니다. 곁에 있는 이가 조용하다면 가만히 둘레를 헤아리면서 온누리를 이루는 마음소리가 참 깊네 하고 여길 만합니다. 수다쟁이여도 얌전쟁이여도 곁에서 지켜보는 눈길은 따사롭습니다. 누구는 끝없이 말을 늘어놓으면서 다독이는 마음이요, 누구는 그지없이 차분하게 달래는 마음이지 싶습니다. 《곰아, 괜찮아?》에는 두 아이가 사뭇 다른 말짓이며 몸짓으로 살면서 얼크러지는 하루가 나옵니다. 한 아이는 조용하면서 차분히 지내고 싶습니다. 다른 아이는 왁자지껄하면서 시끌벅적하게 놀고 싶습니다. 참 다르구나 싶은 둘이지만 참 다르기에 이웃이며 동무로 어울릴 만하고, 이 다른 몸짓이며 말짓이 새삼스레 어우러지곤 합니다. 한여름에 이르면 풀벌레하고 개구리하고 새가 그야말로 쉬잖고 노래를 해댑니다. 여기에 바람이 불고 가볍게 빗방울이 듣는다면, 가까이에 냇물이 흐른다면, 더없이 어마어마한 수다노래가 되는데요, 이런 수다나 노래는 더위를 누그러뜨리면서 시원한 숨결로 피어나곤 합니다. 마음을 기울이면서 읊는 말 한 마디는 언제나 사랑스럽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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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섬 벤지 데이비스 그림책 1
벤지 데이비스 글.그림 / 예림아이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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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56


《할아버지의 섬》

 벤지 데이비스

 이야기별 옮김

 예림아이

 2016.1.30.



  오늘 이 나라에서 할아버지란 자리로 살아가는 분은 어린이한테 무엇을 남길 만할까요? 먼저 우리 집이 깃든 시골부터 헤아려 봅니다. 시골 할아버지 가운데 농약·비닐·비료를 안 쓰는 분은 찾아보기 아주 어렵습니다. 텔레비전을 안 들여다보고 트로트나 창가 아닌 삶노래를 읊는 분도 찾아보기 몹시 어렵지요. 큰고장 할아버지라면 어떨까요? 시골이든 큰고장이든 버스·전철뿐 아니라 어디에서나 할아버지 할머니 가운데 새치기를 하거나 밀치는 분이 참 많습니다. 나라지기나 군수·시장을 하겠다며 나서는 할아버지도 참 많지만 영 못미덥습니다. 《할아버지의 섬》에 나오는 할아버지는 아이한테 스스로 숲을 마주하는 마음길을 찾아나서도록 마음빛을 물려준다고 합니다. 그래요, 모름지기 할아버지나 할머니란 이름을 듣고 싶다면, 아이가 앞으로 싱그러이 꿈꾸며 뛰놀고 일하다가 쉴 푸르고 아름다운 터전을 물려줄 노릇이겠지요. 입가리개를 써야 하는 터전 아닌, 병원에 기대야 하는 터전 아닌, 자동차에 사람이 치이는 터전 아닌, 졸업장이나 돈으로 윽박지르는 터전 아닌, 오직 사랑으로 숲을 어루만지는 터전을 물려주어야 ‘어른’이겠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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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과학 음악회 - 청개구리 박사의 환경 생태 이야기 톡톡 지식 상자 5
마츠오카 다츠히데 글 그림, 고향옥 옮김 / 대교출판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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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65


《놀라운 과학 음악회》

 마쓰오카 다쓰히데

 고향옥 옮김

 대교출판

 2008.3.20.



  큰아이가 “아버지, 참새가 노래하는 소리가 다 달라요. 박새도 뭐 할 적마다 노래하는 소리가 달라요.” 하고 말하기에, “그래, 그렇지? 그러면 참새랑 박새가 어느 때에 어떤 소리로 노래하는가를 잘 듣고서 적어 놓아 봐.” 하고 얘기합니다. 매우 마땅하게도 한 가지 소리만 내는 새나 풀벌레란 없습니다. 들짐승이며 숲짐승도 한 가지 소리만 내지 않아요.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한국사람 아닌 이웃나라 사람이 하는 말소리는 그저 뭔 소리인지 모르면서 하나도 안 들리겠지요. 그러나 귀를 기울이면 한국사람이건 이웃나라 사람이건 언제나 다 다른 결이며 가락으로 다 다른 말을 하는 줄 알아차릴 만합니다. 《놀라운 과학 음악회》는 풀밭이며 숲에서 마주하는 노래잔치를 들려줍니다. 이 땅에서 살아가는 뭇숨결이 얼마나 무지갯빛인가를 짚으면서 다 다른 소리는 언제나 다르게 어우러지면서 아름답게 누리는 노래잔치가 된다는 대목을 밝혀요. 어느 모로는 이를 과학이라 말할 만할 테지만, 과학보다는 ‘삶’이며 ‘살림’이고 ‘사랑’이라 해야지 싶습니다. 다 다른 삶이 다 다른 살림꽃으로 피어 다 다른 사랑노래가 되거든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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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8 22: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숲노래 2020-03-18 23:03   좋아요 1 | URL
아, 댓글 금지가 걸렸네요 ^^;;
미처 모르고 그렇게 둔 게시판도 있었네요.

집행부가 집행부답지 못하고
당원을 그냥 ‘집행부 일꾼과 당직자 월급을 당비로 내주는 사람‘으로만
아는구나 싶어서...
무엇보다도 생태환경을 다루는 정책이나 대안이나 목표가
요 몇 해째 영 안 보일 뿐 아니라,
이러한 문제를 놓고서 지역녹색당에서 건의와 제안을 해도
서울녹색당은 한귀로 흘려버리는구나 싶어서
녹색당원이기를 이제 그만둬야 하나 하고도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