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엄치는 집 우리 그림책 16
최덕규 글.그림 / 국민서관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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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33


《커다란 손》

 최덕규

 윤에디션

 2020.3.17.



  아기가 쉬를 누면 오줌으로 젖은 기저귀를 갈고 바지를 갈아입힙니다. 아기가 똥을 가리지 못하거나 기저귀에 누면, 똥덩이를 폭신 감싼 기저귀를 갈고 바지도 갈아입힙니다. 바닥을 신나게 훔치고요. 똥오줌기저귀를 척척 헹구고 빨래를 해서 빨랫줄에 겁니다. 마당에 길게 드리운 빨랫줄에는 천기저귀가 바람 따라 춤을 추고, 겨울에는 눈을 맞고 얼어붙습니다. 두 아이를 돌보며 살림을 하는 동안 두 손은 물이 마를 새가 없습니다. 씻기랑 빨래하기만이 아닌, 먹이기를 하고 부엌을 치우며, 또 아이 손을 잡거나 아이를 안고서 놀고 마실을 다니거든요. 어버이라고 해서 손이 크지는 않아요. 어버이라는 자리에 서면서 시나브로 따뜻한 손길이 되고, 상냥한 눈길이 되며, 넉넉한 마음길이 되는구나 싶습니다. 《커다란 손》은 어쩌면 커다랗게 보이거나 느낄 만한 어버이 품을 들려줍니다. 그래요, 아이가 보기에 어른은 몸도 손도 발도 얼굴도 다 크구나 싶을 만하지요. 그런데 몸만 크대서 어른이 되지 않아요. 손이 크기에 어른이지 않아요. 우리가 어른이라면, 또 어버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자면, 무엇보다도 마음이 ‘크고 작고’가 아닌 ‘포근하며 너른’ 빛이면 돼요. 큰손 아닌 포근손이, 노래손이, 이야기손이 사랑스럽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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