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크레파스 풀빛 동화의 아이들
엘렌느 데스퓨토 그림, 로버트 먼치 글, 박무영 옮김 / 풀빛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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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88


《이상한 크레파스》

 로버트 먼치 글

 엘렌느 데스퓨토

 박무영 옮김

 풀빛

 2002.3.20.



  풀밭에 앉아서 논 아이라면 풀빛이 다 다를 뿐 아니라, 풀포기 하나에서도 모든 푸른 숨결이 다른 줄 알아챕니다. 나무를 안고 타면서 논 아이라면 나무빛도 다 다른데, 잎빛도 모조리 다른 줄 느낍니다. “Purple Green and Yellow”라는 이름으로 나온 그림책이 한국에는 《이상한 크레파스》라는 이름으로, 그야말로 ‘이상하게’ 나온 적 있습니다. 책이름을 왜 뜬금없이 ‘다르게(이상하게)’ 붙여야 할까요? 보라·풀빛·노랑이 어우러져서 즐겁고 아름답게 놀이를 지으면서 언제나 새롭게 노래하는 아이들 손길이며 발걸음이 담뿍 묻어나는 그림책이거든요. 크레파스가 얄궂거나 아리송할 일이란 없습니다. 우리가 그리는 대로 새롭게 이루어지거든요. 크레파스가 안 좋거나 뚱딴지일 일도 없어요. 우리 마음에 흐르는 생각을 사랑스레 생각하면서 하나하나 그림이란 옷으로 입히면 놀라운 힘을 내요. 한 손에 붓을 쥐고, 다른 손에 나뭇가지를 쥡니다. 한 손에 돌멩이를 쥐고, 다른 손에 꽃송이를 쥡니다. 우리 손은 다 다른 노래로 피어납니다. 우리 발걸음은 늘 신나게 춤춥니다. 아이 곁에서 같이 꿈그림을 그려 볼까요? 아이랑 나란히 앉아서 우리 하루그림을 빚어 볼까요? 온누리 가득한 숱한 빛깔로 알록달록 싱그럽게 사랑을 그려 봐요. ㅅㄴㄹ


#RobertMunsch #HeleneDesputeaux #PurpleGreenandYel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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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두
정희선 지음 / 이야기꽃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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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87


《막두》

 정희선

 이야기꽃

 2019.4.8.



  모든 어머니는 아이였습니다. 모든 아버지도 아이였어요. 아이로 태어나서 살아가지 않고서 어머니나 아버지가 되는 사람은 없습니다. 모든 할머니는 어머니였어요. 모든 할아버지는 아버지였지요. 어머니랑 아버지라는 길을 걷지 않고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는 사람은 없어요. 다만, 어버이란 길은 지나지 않고 어른이란 길을 가면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기도 합니다. 꼭 짝을 맺어서 아이를 낳아야 할머니 할아버지는 아니니까요. 아이로 살면서 노래하고 놀고 뛰고 달리고 꿈꾸고 사랑하고 얼크러지던 하루하루가 어른이란 몸에 고스란히 흐릅니다. 아이로 지내면서 이야기하고 날아오르고 나무를 타던 손길이 어우러지던 나날이 어버이란 마음에 그대로 감돕니다. 《막두》는 부산 저잣마당 한켠에서 다부지게 일하는 할머니 한 분이 살아온 걸음걸이를 들려줍니다. 저잣마당 할머니는 언제부터 할머니였을까요. 할머니 마음에는 어떤 어린 숨결이 씨앗으로 흐를까요. 할머니가 고스란히 품으면서 아낀 어린 씨앗은 오늘 둘레에 어떻게 흩뿌리는 손길로 새롭게 빛날까요. 할머니는 도마에 올린 물고기를 척척 손질하면서 노래합니다. 이 노래를 듣고 자란 아이들은 어느새 어머니 아버지가 되어 새롭고 의젓한 어른이란 길을 걷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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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비가 간다 마음속 그림책 12
박종채 글.그림 / 상상의힘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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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86


《두꺼비가 간다》

 박종채

 상상의힘

 2016.4.16.



  먼먼먼 옛날부터 사람 곁에는 숱한 숨결이 어우러졌어요. 무엇보다 풀꽃나무가 같이 있어요. 풀꽃나무 곁에는 풀벌레랑 벌나비가 함께 있어요. 풀벌레랑 벌나비 둘레에는 개구리에 두꺼비에 맹꽁이에 뱀이 나란히 있어요. 이들 언저리에는 여러 짐승이 도사리고, 여러 짐승 가까이에는 갖은 새가 춤춥니다. 냇물이며 바닷물에는 가없는 바다벗이 헤엄치고요. 이 모두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빠지지 않습니다. 사람이 사람으로서 사랑스레 살아가자면 바로 이 숱한 숨결을 하나하나 헤아리면서 고이 품으면 돼요. 《두꺼비가 간다》는 바다에 빠져서 그만 목숨을 잃고 만 아이들을 그리면서 빚은 그림책이라고 합니다. 그렇구나 하고 생각하다가 ‘입시지옥으로 오랫동안 앓고 아프며 시달리며 괴로운 아이들’을 그리면서 빚는 그림책도 언젠가 나오려나 궁금합니다. 돌림앓이가 불거지면서 ‘배우는 길은 학교란 곳만이 아닌 마을이며 숲이며 이 푸른별 모두’라는 대목을 짚는 슬기롭고 상냥한 눈길로 빚는 그림책도 언젠가 나올는지 궁금해요. 두꺼비는 해마다 몸집이 자랍니다. 얼핏 보면 엄청 커 보이지만 속몸은 조그맣지요. 게다가 풀밭에서는 얼마나 날렵한가요. 흙빛을 담고 풀빛을 먹고 바람을 노래하는 두꺼비는 살가운 우리 이웃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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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토끼, 거북이, 오징어 - 2016년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선정작, 2017년 UE le immagini della fantasia 34th 선정 반달 그림책
조수진 글.그림 / 반달(킨더랜드)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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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84


《달토끼 거북이 오징어》

 조수진

 반달

 2016.4.20.



  우리는 모두 다른 숨결인 사람이기에, 너랑 나랑 그랑 셋이 함께 있을 적에 안 어울려 보일 만합니다. 서로 생각이 달라 가고픈 데도 다르고, 하고픈 일도 다를 만해요. 좋아하는 나무가 다를 테고, 즐기는 곳도 다르겠지요. 때로는 손발이 척척 맞아떨어지기도 하고, 손발을 맞추려고 여러모로 땀흘리기도 합니다. 가만히 돌아봐요. 우리가 모두 똑같이 생긴 사람이고, 똑같은 옷을 맞추어 입고, 똑같은 말만 쓰고, 똑같은 일놀이만 한다면, 우리한테 무슨 이야기가 있을까요? 《달토끼 거북이 오징어》는 서로 뜬금없다 싶을 세 아이를 엮어서 줄거리를 짭니다. 언뜻 보자면 만나기 어려워 보이는 셋일 테지만, 생각날개를 펴면서 이렇게도 만나고 저렇게도 어울린다고 하는 줄거리를 밝힙니다. 다만, 줄거리만 짜다 보니 이야기가 없습니다. 줄거리는 없어도 되기에 이야기를 먼저 엮어서 세 아이가 얼크러져 노는 길을 담으려 했다면 사뭇 달랐겠지 싶어요. ‘이럴 수도 있지’란 생각이 아닌 ‘이렇게 놀면 재미있어’나 ‘저렇게 노래하니 즐거워’처럼 꿈날개를 펴면 좋겠어요. 무엇보다도 ‘어른 사람 모습’은 그냥 ‘어른 사람 모습’으로 그리기를 바랍니다. 굳이 달토끼·거북이·오징어란 옷을 입히려면 이 아이들 마음을 읽어야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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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둥치는 밤 하트우드
미셸 르미유 글 그림, 고영아 옮김 / 비룡소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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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83


《천둥치는 밤》

 미셀 르미유

 고영아

 비룡소

 2000.6.7.



  천둥이 치는 날에는 하늘을 우릉우릉 울리면서 천천히 다가오는가 싶더니 번쩍번쩍 하늘을 가르는 빛줄기를 보면서 새롭습니다. 바다를 이루던 물방울이 아지랑이가 되어 하늘로 올라 구름이 되는가 싶더니, 어느새 저런 천둥이며 벼락이며 번개이며 우레를 꽝꽝 이 땅에 내리꽂을 수 있을까요? 아주 작은 물방울이 어쩜 이다지도 놀랍도록 환할 뿐 아니라 기운찬 숨결을 이 땅 구석구석에 흩뿌릴까요? 이 땅을 다시 그리려고 내리꽂는 천둥은 아닐까요? 이 땅을 다시 울리면서 추스르려는 천둥이지 않을까요? 모든 얄궂은 것들을 싹 쓸어내면서 정갈하게 돌보고 싶은 물방울 마음이 천둥으로 드러나지 않을까요? 《천둥치는 밤》이란 이름 그대로 천둥이 치는 밤을 들려줍니다. 흔히들 천둥이 치거나 벼락이 떨어지거나 우레가 번쩍번쩍하거나 번개로 와르르 한다면 ‘무섭다’고 여기는데, 왜 무서워야 할는지 생각해 보면 좋겠어요. 비는 비일 뿐이고 천둥은 천둥일 뿐이고 눈은 눈일 뿐이고 무지개는 무지개일 뿐입니다. 이 모든 하늘숨결이 왜 이 땅으로 찾아드는가를 찬찬히 생각하면서 아이하고 이야기하면 좋겠어요. 천둥이 맡은 몫을 생각하고, 천둥을 꽂는 구름이며 빗물하고 마음으로 만나 본다면, 천둥치는 밤은 사뭇 달라지겠지요. ㅅㄴㄹ


#MicheleLemieux #Nuitd'orage #永い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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