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동체착륙



 동체착륙을 시도하였다 → 몸으로 내리려 하였다

 활주로에 동체착륙으로 충돌하였다 → 나래길에 몸받이로 부딪혔다


동체착륙(胴體着陸) : [교통] 착륙 장치가 작동이 안 될 때에 비행기의 동체를 직접 땅에 대어 착륙함



  하늘을 날다가 땅으로 내려앉을 적에 바퀴를 쓸 수 없으면 몸으로 내립니다. 이때에는 ‘몸받이’나 ‘몸내림’이라 할 만합니다. “몸으로 내리다”처럼 수수하게 써도 어울려요. ㅍㄹㄴ



내가 탄 그 비행기는 일본 공항에서 동체착륙

→ 내가 탄 날개는 일본 하늘나루에서 몸받이

→ 내가 탄 날개는 일본 하늘나루에서 몸내림

《노다메 칸타빌레 5》(니노미야 토모코/서수진 옮김, 대원씨아이, 2003) 1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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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일타강사



 일타강사를 섭외한다 → 으뜸길님을 모신다

 일타강사의 설명을 듣고서 → 꽃잡이 이야기를 듣고서

 유명한 일타강사를 초청해서 → 이름난 별잡이를 불러서


일타강사 : x

일타 : x

강사(講師) 1. 학교나 학원 따위에서 위촉을 받아 강의를 하는 사람. 시간 강사와 전임 강사가 있다 2. 모임에서 강의를 맡은 사람 3. [불교] 강당에서 경론을 강의하는 승려



  낱말책에 없지만 퍽 널리 쓰는 ‘일타강사’는 ‘一star講師’처럼 적습니다. 하나도 우리말스럽지 않아도 거리끼지 않는구나 싶습니다. 별 하나로 꼽을 만한 길잡이일 적에는 ‘꼭두길님·꼭두길잡이·꼭두길잡님’이나 ‘으뜸길님·으뜸길잡이·으뜸길잡님’이라 할 만합니다. 단출히 ‘첫별·샛별’이라 해도 어울려요. ‘별님·별씨·별꽃·별잡이’라 할 수 있습니다. ‘꽃님·꽃잡이·꽃바치·꽃길님·꽃길잡이’라 해도 되고요. ㅍㄹㄴ



일타강사가 이 책을 읽어 주고 있었다

→ 으뜸길잡이가 이 책을 읽어 주었다

→ 꼭두길잡이가 이 책을 읽어 주었다

《숲속책방 천일야화》(백창화, 남해의봄날, 2021) 187쪽


분야별 일타강사가 누구인지를 두고 자발적으로 훌리건이 되어

→ 갈래마다 누가 첫별인지를 두고 스스로 바보가 되어

→ 밭마다 누가 별님인지를 두고 기꺼이 목매달고서

《연애 결핍 시대의 증언》(나호선, 여문책, 2022) 1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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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5.11.29.

숨은책 1095


《죽고 싶지 않아!》

 안느 가엘 발프 글

 이자벨 카리에 그림

 김지연 옮김

 보랏빛소어린이

 2021.9.30.



  어린이책이며 그림책이 너무 일찍 판이 끊깁니다. 모심책(추천도서)에 이름이 못 오르면 이내 자취를 감추고, 모심책에 겨우 이름을 올려도 눈길을 못 받으면서 손길마저 못 받는 아름책이 수두룩합니다. 아름책이나 살림책이나 사랑책이 아닌, 자랑책(베스트셀러)이 큰책집이나 작은책집마다 수북히 쌓인다면, 그만큼 이 나라는 책빛하고 등진 채 ‘겉읽기(겉치레로 읽기)’가 유난하면서 속빛하고 멀다는 뜻이라고 느낍니다. 《죽고 싶지 않아!》는 섣불리 다가가지 않으면서도, 나긋이 기다릴 줄 알고, 차분히 이야기하는 아이어른이 함께 길을 풀고 맺는 하루를 들려주는 아름책이라고 느낍니다. 뒤늦게 알아본 그림책 한 자락을 어렵게 장만해서 한참 되읽고 곱읽었습니다. 이웃님한테도 얘기하지만, 이웃님도 이 그림책을 장만하기는 안 쉬우리라 느낍니다. “쓰고 버리기”라고 하는 한벌살림(1회용품) 같은 책이 아니라, 곁에 두거나 집에 놓거나 배움터와 책숲 책시렁에 건사할 책이라면, 한참 기다리고 오래 찾아나서며 품을 만하다고 느낍니다. 갓 태어날 적에 누구나 알아보면 가장 즐겁고 빛납니다. 새책집에서 사라진 터라 헌책집을 떠돌면서 언제 만나려나 하고 손가락을 빨 적에는 새록새록 기쁘고 눈부십니다. 작은책 하나는 늘 조그맣고 조용하게 씨앗 한 톨로 온누리 곳곳으로 퍼집니다.


#Je veux pas etre mort #AnneGaelleBalpe #IsabelleCarrier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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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5.11.29.

숨은책 1096


《아버지 방법 어머니 기술》

 정원식 글

 집현전

 1984.5.15.첫/1984.12.28.중판



  1991년에 한국외대 서울배움터에서 정원식(1928∼2020) 씨가 달걀에 밀가루를 잔뜩 뒤집어쓴 모습을 먼발치(신문방송)로 지켜보고서 “이 나라는 아직 ‘스승 아닌 꼰대’를 물리칠 줄 아는 마음이 있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정원식 씨는 오천석 곁에서 ‘박정희 사슬나라 배움틀(교육제도)’을 다졌고, 전두환·노태우를 거치는 동안에 벼슬자리를 단단히 쥐었습니다. 미국까지 날아가서 ‘교육학 박사’를 받았다지만, 아이를 아이로 바라보는 눈이 얕고, 어른이 왜 어른인지 지켜보는 눈이 멀다면, ‘서울대 길잡이’를 하건 어느 자리에 앉아서 고개가 뻣뻣하건, 한낱 불쌍한 굴레살이일 뿐입니다. 여러모로 정원식 같은 벼슬아치는 “온몸바쳐 나라(독재정권)를 지킨 허수아비”입니다. 아이 곁도 어른 자리도 아닌 부라퀴(독재자) 둘레에서 채찍과 몽둥이를 ‘말글’로 쏟아부은 민낯이란, 이처럼 창피한 밑바닥으로 《아버지 방법 어머니 기술》 같은 책까지 낸 발자취란, 이 나라에서 얼마나 배움틀과 배움길이 엉터리요 망탕이었는지 잘 보여주었다고 느낀다.


ㅍㄹㄴ


이밖에 새마을운동이나 여성단체 운동을 통해서 농번기에 방치상태에 있는 어린이들에게 집중적으로 단기간의 보강교육을 실시하는 것도 문화실조를 극복하는 효과적인 대응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142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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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정의롭지 않은



왜 맨발고무신이냐고

왜 사내가 치마 두르냐고

왜 양복 안 입고 자가용 안 모느냐고

왜 아이들을 학교 안 보내느냐고

왜 아직 대학교 안 마치느냐고

왜 긴머리를 나풀거리느냐고

묻는

바르고 반듯하고 옳은 목소리를

웃으면서 듣는다


“네, 제가 잘못했습니다.

 그래서, 시골에서 조용히 살며,

 책벌레로 가끔 서울마실 합니다.”


2025.11.23.해.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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