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3.8.


《사라지는 동물 친구들》

이자벨라 버넬 글·그림/김명남 옮김, 그림책공작소, 2017.7.7.



  전주에서 하룻밤을 묵고 아침에 일찌감치 일어나서 서학동을 걷는다. 새벽에는 눈이 펑펑 쏟아지더니 아침에는 빗줄기로 바뀌면서 밤새 쌓인 눈이 다 녹는다. 이른아침에 눈 사진 찍으러 나오면 좋았으려나 싶으나 비내리는 길도 좋지. 그림책을 사랑하는 마을책집 〈책방 같이:가치〉에 들러서 등짐이 묵직하도록 그림책을 고른다. 그림책공작소에서 펴낸 그림책을 여럿 고른다. 책상맡에서 셈틀을 켜면 누리책집에서 손쉽게 살 수 있는 책이지만, 마을길을 거닐어 마을책집으로 찾아가서 장만하는 책은 다르다. 자가용으로 달리는 길하고 자전거로 달리는 길하고 두 다리로 걷는 길은 같을 수 없다. 손수 짓는 밥하고 밥집에서 사다 먹는 밥도 같을 수 없다. 서울살림을 넘어 마을살림이나 고장살림을 헤아린다면, 사람들이 셈틀을 한동안 끄고서 마을가게에 눈길을 둘 수 있어야지 싶다. 마을책집은 누리책집하고 다르게 책을 건사하고 꽂으며 마을이웃하고 나누는 길을 찾으면 좋을 테고. 더 잘 팔리는 책을 두는 마을책집이 아닌, 즐겁게 사랑할 책을 두는 마을책집으로 거듭나야지 싶다. 그림책 《사라지는 동물 친구들》은 숨은그림찾기처럼 ‘이 땅에서 사라질까 걱정스러운’ 쉰 가지 짐승 이야기를 들려준다. 왜 사라지고 왜 숨겠는가.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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