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이방인 異邦人


 이방인 대하듯 → 남 보듯 / 남남 보듯 / 낯선이 보듯

 자기는 이방인이니까 → 저는 남이니까 / 저는 나그네이니까


  ‘이방인(異邦人)’은 “1.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 2. [기독교] 유대인이 선민의식에서 그들 이외의 여러 민족을 얕잡아 이르던 말 ≒ 이국인”을 가리킨다 하고, ‘이국인(異國人)’은 “[기독교] = 이방인”으로 풀이합니다. 한국말사전을 보면 ‘이방인(異邦人)’을 다시 “[문학] 프랑스의 작가 카뮈가 1942년에 발표한 소설”로 풀이하기도 하는데, 외국 책이름은 사전 올림말에서 털어낼 노릇입니다. 찬찬히 살피면,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이라면 ‘외국사람’이라 하거나 ‘딴나라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말에 ‘남·남남’이 있습니다. 프랑스문학도 ‘남’이나 ‘남남’으로 옮길 수 있었지 싶고, 앞으로는 이렇게 새로 옮길 수 있겠지요. 또는 ‘나그네·떠돌이’가 이곳 사람이 아닌 이를 나타냅니다. ‘손·손님’으로도 이러한 이를 나타내고 ‘낯선이’라는 새말을 지어 볼 수 있습니다. 2018.2.14.물.ㅅㄴㄹ



우리 사회가 서커스 하는 사람을 이방인 대하듯 하는 한, 그들에게는 무대 밖의 우리가 이방인일 수밖에 없다

→ 우리 사회가 서커스 하는 사람을 남 보듯 한다면, 그들한테는 무대 밖 우리가 남일 수밖에 없다

→ 우리 사회가 서커스 하는 사람을 낯선이 보듯 한다면, 그들한테는 무대 밖 우리가 낯선이일 수밖에 없다

《곡마단 사람들》(오진령, 호미, 2004) 159쪽


이 시를 이방인에 대한 배타주의로만 읽는 것은 지나친 오해이다

→ 이 시를 이웃을 따돌리는 결로만 읽으면 알맞지 않다

→ 이 시는 다른 사람을 멀리하는 결로만 읽으면 옳지 않다

→ 이 시는 낯선이를 싫어하는 결로만 읽을 수 없다

《시인 신동엽》(김응교, 현암사, 2005) 154쪽


이방인은 붙박이와 달리 체면과 의례를 가볍게 여길 수 있다

→ 손님은 붙박이와 달리 체면과 의례를 가볍게 여길 수 있다

→ 나그네는 붙박이와 달리 얼굴과 치레를 가볍게 여길 수 있다

→ 떠돌이는 붙박이와 달리 얼굴과 치레를 가볍게 여길 수 있다

《도시를 걷는 사회학자》(정수복, 문학동네, 2015) 135쪽


처음에는 이해할 수가 없고, 화도 났지만, ‘이방인’의 뫼르소도 이유가 있으니

→ 처음에는 알 수가 없고, 성도 났지만, ‘나그네’에서 뫼르소도 까닭이 있으니

→ 처음에는 알 수가 없고, 부아도 났지만, ‘남남’에서 뫼르소도 까닭이 있으니

《서른 여행은 끝났다》(박현용, 스토리닷, 2016) 68쪽


백여 년 전 파리의 이방인 말테가 그랬던 것처럼

→ 백 해쯤 앞서 파리 나그네인 말테가 그랬듯이

→ 백 해쯤 앞서 파리 떠돌이인 말테가 그랬듯이

→ 백 해쯤 앞서 파리 손님인 말테가 그랬듯이

《헤밍웨이를 따라 파리를 걷다》(김윤주, 이숲, 2017) 73쪽


그 자리는 어쩌면 공간적으로 이방인이요, 떠돌이요

→ 그 자리는 어쩌면 남이요, 떠돌이요

→ 그 자리는 어쩌면 딴 사람이요, 떠돌이요

《시의 눈, 벌레의 눈》(김해자, 삶창, 2017) 38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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