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궂은 말씨 212 : 정오의 햇살이 잎 위에서



정오(正午) : 낮 열두 시. 곧 태양이 표준 자오선을 지나는 순간을 이른다 ≒ 상오(?午)·오정(午正)·오중(午中)·정오(亭午)·정중(正中)·탁오(卓午)

방향(方向) : 1. 어떤 방위(方位)를 향한 쪽 2. 어떤 뜻이나 현상이 일정한 목표를 향하여 나아가는 쪽



  낮 열두 시를 한자말로는 ‘정오’라 하고, 한국말로는 ‘한낮’이라 합니다. 사전을 보면 온갖 한자말을 비슷한말이라 덧달지만 모두 털어낼 노릇입니다. “정오의 햇살”은 ‘한낮햇살(한낮 햇살)·낮햇살’로 손질합니다. 햇살은 잎에 부딪혀서 튕긴다고 빗댈 수 있으니 “잎 위에서”가 아닌 “앞에서”로 손질하고, ‘방향’은 ‘길’이나 “갈 곳·갈 길”로 손질합니다. 2018.2.11.해.ㅅㄴㄹ



정오의 햇살이 푸른 억새 잎 위에서 튕겨 방향을 잃고

→ 한낮 햇살이 푸른 억새잎에서 튕겨 길을 잃고

→ 낮햇살이 푸른 억새잎에서 튕겨 갈 곳을 잃고

《꽃보다 먼저 다녀간 이름들》(이종형, 삶창, 2017) 60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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