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30.


《눈을 감고 느끼는 색깔 여행》

메네나 코틴 글·로사나 파리아 그림/유 아가다 옮김, 고래이야기, 2008.10.15.



  해가 저물 즈음 자전거를 꺼낸다. 집에 쌓인 책을 책숲집으로 살짝 옮긴다. 두 아이는 저마다 새로 보고 싶은 책을 골라서 저희 등짐에 챙긴다. 이러고 나서 면소재지로 자전거를 달린다. 겨울바람을 쐬면서 달리니 작은아이는 “얼굴이 차가워!” 하면서 노래한다. 집으로 돌아올 즈음에는 해가 거의 기운다. 멧자락 너머하고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자전거를 달린다. 짙파랑에서 짙잿빛이 섞이면서 차츰 까망으로 바뀌는 모습을 헤아린다. 집으로 돌아와서 저녁을 차리고, 숨을 살짝 돌리면서 그림책 《눈을 감고 느끼는 색깔 여행》을 읽는다. 이 그림책을 책방에서 여러 차례 넘겼으나 막상 장만을 여태 안 한 줄 나중에 알았다. 그럴 수도 있겠지. 집에 있는 줄 알았지. 예전에 보았어도 오늘 다시 넘기면 두 번이나 세 번 되읽는다기보다 처음 읽는다고 해야지 싶다. 열 해 앞서 보았든 스무 해 앞서 보았든, 늘 새로 마주하면서 새로 배운다. 아이하고 짓는 하루도 날마다 새롭지 않은가. 저녁하늘이 날마다 다르고, 모든 사람이 날마다 새롭다. 그렇다면 나는 날마다 얼마나 새롭게 다시 태어나는가. 내가 바라보는 빛깔이란 무엇이고, 내가 사랑할 줄 아는 숨결이란 무엇일까.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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