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29.


《엄마의 주례사》

김재용 글, 시루, 2014.3.28.



  사랑에 서툴고 혼인이 낯선 딸한테 들려주는 이야기를 책으로 모았다고 한다. 2014년에 나왔네. 가만히 보니, 딸이든 아들이든 혼인할 적에 어머니나 아버지로서 아이한테 ‘책 하나 써서 선물하면 좋겠’다. 어버이로 살아온 나날을 갈무리하고, 아이가 배우기를 바라는 이야기를 적으며, 아이가 미처 모를 수 있는 대목을 찬찬히 짚어서 알려줄 만하다. 어버이가 아이한테 물려주는 책에는 ‘우리 집안 김치 담그기’를 비롯해서 ‘우리 집안 쓰레질’ 솜씨를 적을 수 있다. ‘우리 집안에서 옷 개는 손길’을 적어 놓을 수 있고, 옛날부터 이어온 슬기로운 이야기를 붙일 수 있다. 그리고 아이한테 물려주는 책에 여러 피붙이 이름을 하나하나 적어 줄 수 있다. 이러한 책을 혼인잔치 하는 자리에서 손님들한테 나누어 줄 수 있을 테지. 도움돈을 주는 이들한테 책을 하나씩 주면서 ‘우리 집안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하고 밝힐 수 있다. 《엄마의 주례사》는 겉치레 아닌 속살림을 딸아이가 배우기를 바라는 마음이 가득하다. 다만 말이 살짝 어렵고 영어를 좀 자주 쓴다. 더욱 쉽게 쓰면 좋겠다. 더욱 부드럽게, 더욱 따스하게, 더욱 너그럽게, 더욱 즐겁게 노래하는 삶을 어버이로서 그릴 수 있기를. 온누리 어느 집에서나. 어머니도 아버지도.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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