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24.


《몬순 vol.2》

고형렬·린망·시바타 산키치·꾼니 마스로한띠와 열세 사람 글, 삼인, 2017.12.29.



  한국·일본·중국에서 다섯 사람씩, 인도네시아에서 두 사람, 문학길을 걷는 열일곱 사람 눈길을 그러모은 《몬순 vol.2》이라고 한다. 적어도 네 갈래 문학을 보여준다고 할 테지만, 사람마다 삶길이 다를 테니 모두 열일곱 갈래 문학을 보여준다고 할 테지. 아시아라고 하는 터에서 살아가는 길을 담으려 마음을 기울였다고 하는데, 줄거리로서는 아시아다운 삶을 들려주는구나 싶으면서도, 줄거리를 담은 말을 놓고 보자면 매우 어지럽고 엉성하다. 그러나 이를 글쓴이 탓이라고만 할 수는 없겠지. 오늘날 지구나 온누리나 한국에서 흐르는 말이란, 삶이란, 살림이란 모두 어지럽고 엉성하니까. 말다운 말이 어디에 있을까. 한국말다운 한국말이란 무엇일까. 껍데기만 한글인지, 알맹이가 한국말인지, 이를 누가 살피거나 짚을 수 있을까. 그러면 문학이란 알맹이나 줄거리만 있으면 되는가. 알맹이하고 줄거리를 어떤 말이나 글로 담아야 문학이 되는가를 글쓴이로서 헤아리지 않아도 될까. 세계나 아시아를 바라보기 앞서, 먼저 이곳을 제대로 바라보아야지 싶다. 모처럼 고흥에서도 얼음이 어는 날씨에 우체국을 다녀오며 시골버스에서 읽다가 조용히 덮는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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