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여지
개선의 여지가 많다 → 고칠 곳이 많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 고를 것이 없다
‘여지(餘地)’는 “어떤 일을 하거나 어떤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나 희망”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의’를 붙인 “-의 여지”는 으레 “(한자말) + 의 여지” 얼거리로 나타나는데, 한자말을 그대로 쓰고 싶다면 ‘-의’를 ‘-할’로 손질해서 “개선할 여지”나 “선택할 여지”로 적을 수 있습니다. 이를 더 손질하여 “고칠 길”이나 “고를 것”처럼 적을 만합니다. 2018.1.11.나무.ㅅㄴㄹ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다
→ 갈 만한 길 거의 없었다
→ 고를 것이 얼마 없었다
→ 다른 길을 갈 수 없었다
→ 다른 길을 거의 찾을 수 없었다
→ 딱히 할 만한 것이 없었다
→ 딱히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 달리 어찌할 수 없었다
→ 달리 어찌할 길이 없었다
→ 뾰족한 다른 수가 없었다
《민중의 세계사》(크리스 하먼/천경록 옮김, 책갈피, 2004) 38쪽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일이다
→ 고르고 자시고가 없는 일이다
→ 고르고 말고가 없는 일이다
→ 하고 말고 따질 수 없는 일이다
→ 어쩔 길이 없는 일이다
《김선우의 사물들》(김선우, 눌와, 2005) 15쪽
이제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 이제 의심할 곳도 없었다
→ 이제 뻔히 알 만하다
→ 이제 잘 알겠다
《해바라기》(시몬 비젠탈/박중서 옮김, 뜨인돌, 2005) 73쪽
이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 달리 말할 수 없어 보인다
→ 달리 볼 수 없다
→ 다르게 말할 길이 없어 보인다
→ 다르게 볼 구석이 없다
《영국에 영어는 없었다》(김동섭, 책미래, 2016) 137쪽
논쟁의 여지가 없는 학문적 진실이 된 거야
→ 논쟁할 것이 없이 학문으로 진실이 되었어
→ 따질 것도 없이 학문으로 진실이 되었어
《땅과 바다》(칼 슈미트/김남시 옮김, 꾸리에, 2016) 81쪽
그런 농업 방식 덕분에 세상 사람들이 굶어죽지 않은 거야. 선택의 여지가 없었지
→ 그런 농업으로 온누리 사람들이 굶어죽지 않았어. 어쩔 수 없었지
→ 그렇게 농사를 지어 온누리 사람들이 굶어죽지 않았어. 달리 길이 없었지
→ 그런 농사를 지어 온누리 사람들이 굶어죽지 않았어. 뾰족한 수가 없었지
《내일》(시릴 디옹·멜라니 로랑/권지현 옮김, 한울림어린이, 2017) 28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