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틸드는 쓰레기 박사 다릿돌읽기
소피 세레 지음, 길미향 옮김, 이수영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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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책 읽는 삶 181


‘올림픽 쓰레기’를 얼마나 생각해 볼까?
― 마틸드는 쓰레기 박사
 소피 세레 글·이수영 그림/길미향 옮김
 크레용하우스, 2011.9.30.


  2018년에 한국에서는 겨울올림픽을 치른다고 합니다. 이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깊은 멧골 숲을 함부로 밀어내어 말썽이 되곤 했습니다. 경기장이나 찻길이나 숙소나 여러 시설은 대회를 열려고 마련한다지만, 숲은 우리가 늘 싱그러운 바람을 마시도록 해 주고, 우리 보금자리를 보듬는 터전이거든요.

  그런데 여름올림픽이나 겨울올림픽, 또 세계축구대회 같은 커다란 운동경기를 치를 적마다 ‘쓰레기가 얼마나 나올는지?’ 하고 묻는 분은 얼마나 있을까요. 또는 ‘큰 운동경기를 치르며 쏟아질 쓰레기를 어떻게 다루려는가?’ 하고 묻는 분은 얼마나 될까요.


마틸드가 생각하는 진짜 중요한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정말로 심각한 것은 해마다 사월이면 봄맞이 대청소를 또다시 시작한다는 점이었다. (5쪽)

봄맞이 대청소는 일 년 동안 마구 더럽혔다가 한꺼번에 치우는 행사일 뿐 아무 쓸모도 없었다. ‘소풍 가듯이 즐거운 마음으로 대청소를 하면 얼마나 좋을까? 자연을 느끼며 산책하고, 그 속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발견도 하고, 선생님들과 대화도 나누고 말이야!” (8쪽)


  어린이책 《마틸드는 쓰레기 박사》(크레용하우스, 2011)는 여러 가지 쓰레기 말썽거리를 건드립니다. 먼저 학교하고 마을에서 해마다 벌이는 ‘학교·마을 봄맞이 큰청소’를 짚어요. 어린이 마틸드가 보기에 어른들은 한 해 내내 쓰레기를 여기저기 마구 버리다가 이듬해 봄에 ‘자, 이제 치워 볼까?’ 하면서 바보스러운 짓을 일삼는구나 싶대요. 치워야 할 쓰레기라면 여느 때부터 아무 데나 버리지 말 노릇이요, 언제나 물건을 알맞게 마련해서 쓰고 갈무리하는 살림으로 나아갈 노릇이라고 여깁니다.

  게다가 어른들은 봄맞이 큰청소를 한다면서 아이들한테 ‘한쓰임 비닐장갑’(한 번 쓰고 버리는 물건)을 나눠 준대요. 쓰레기를 치우자고 하면서 외려 쓰레기를 내놓는 일이라고 할 만합니다.


그와는 반대로 (월드컵) 결승전 날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 사람들도 있었다. 신문 기사에서 말하길 ‘축구 경기장을 반짝반짝 빛이 나도록 청소해야 하는’ 환경미화원들이었다. 그날 환경미화원들은 어마어마한 쓰레기를 치웠다고 했다. 약 4만 개의 컵, 4만 개의 플라스틱 병, 2만 개의 휴지, 1백만 개의 색종이 조각, 4만 개의 응원 수술, 1백만 개의 비닐봉지. 사람들이 저마다 휘두른 깃발, 응원 문구를 적은 종이와 카드까지. (13쪽)


  《마틸드는 쓰레기 박사》는 프랑스 어린이문학입니다. 이리하여 프랑스에서 벌어진 세계축구대회 뒷이야기가를 함께 다뤄요. 프랑스가 결승전에 오른 그 운동경기에서 엄청난 사람들이 경기장을 찾았고, 엄청난 응원 물결은 엄청난 쓰레기를 남겼대요. 사람들은 빛종이를 어마어마하게 뿌려댔고, 두루마리 휴지를 휙휙 던지면서 응원을 했다는군요.

  더군다나 경기장에서 먹고 마시면서 버린 쓰레기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이리하여 응원 관중은 프랑스가 경기에서 이길 적에 기뻐했을 테지만, 경기장 청소 일꾼은 이 엄청난 쓰레기더미를 치우느라 몸살을 앓았으니 그저 기뻐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라고 여겨요.


“너 어디 아프니? 이건 내 생일 선물이야. 제발 진정해. 이게 없으면 사진을 찍을 수가 없잖아.” “이런 잡동사니가 쌓이고 쌓여 자연에서 썩으려면 최소 백 년 이상 걸린다는 사실을 몰라? 완전히 썩는지조차 알 수 없어. 네가 이러면 어떡해! 일회용품은 불매운동을 해야 해! 이런 것들은 우리를 책임감 없는 환경 파괴범으로 만든다고!” (23쪽)


  쓰레기를 아이 눈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지 싶습니다. 먹고 마시고 즐긴다고 하는 어른 눈이 아닌, 앞으로 이 땅에서, 이 나라에서, 이 지구에서 새로운 살림지기로 살아갈 아이 눈으로 쓰레기를 지켜볼 수 있어야지 싶어요.

  우리 어른은 아이한테 커다란 경기장을 물려주면 좋을까요? 우리 어른은 아이한테 아름답고 정갈하며 사랑스러운 삶터하고 숲을 물려주면 좋을까요? 우리 어른은 아이한테 커다란 유원지나 관광시설이나 골프장이나 핵발전소를 물려주면 좋을까요? 우리 어른은 아이한테 맑은 냇물하고 시원한 바다하고 깊은 골짜기하고 숱한 숲짐승을 이웃으로 물려주면 좋을까요?


“넌 이제 쓰레기 처리장에 오지 않겠지? 너 같은 아이들이 쓰레기 처리장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데.” 마틸드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기회가 생길 때마다, 생각날 때마다 쓰레기 처리장에 놀러 갈게요. 친구들과 함께요.” (78쪽)


  한 번 쓰고 버리는 물건이 넘쳐나지만 이를 둘러싸고서 어른으로서 슬기로운 생각을 밝히는 일은 좀 드물지 싶습니다. 되쓰기나 되살림을 넘어서 꾸준하게 오래오래 즐겁게 가꾸는 살림을 찾아서 나아가는 길도 아직 피어나지 못하는구나 싶어요.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올림픽 쓰레기’를 헤아려 봅니다. 쓰레기더미로 뒤덮이는 경기장이나 삶터가 아닌, 즐거운 손길하고 고운 마음길로 환하게 피어날 삶터를 그려 봅니다. 오늘부터 우리가 생각도 마음도 삶터도 마을도 나라도 새롭게 바꿀 수 있기를 빌어 봅니다. 2018.1.4.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어린이책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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