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소요 所要
소요 경비 → 드는 돈 / 있을 돈 / 써야 할 돈
소요 인원 → 일할 사람 / 있을 사람 / 있어야 할 사람
소요되는 비용 → 드는 돈 / 들어가는 돈
행정 사무에 소요되는 물품 → 행정 일에 쓰는 물품
완주에 소요되는 시간 → 다 돌려면 걸리는 시간
석 달을 소요하였다 → 석 달을 썼다 / 석 달을 보냈다
‘소요(所要)’는 “필요로 하거나 요구되는 바. ‘필요’로 순화”를 가리킨다 합니다. ‘필요(必要)’는 “반드시 요구되는 바가 있음 ≒ 수요(須要)”라 하고, ‘요구되다(要求-)’는 “받아야 될 것이 필요에 의하여 달라고 청해지다”라 하지요. ‘소요·필요·요구’는 뜻풀이가 서로 맞물리면서 돌림·겹말풀이가 되는 얼거리입니다. 아무래도 사전풀이로는 말뜻을 짚기 어렵습니다만, 곰곰이 살피면 ‘들다·들어가다·들이다’나 ‘쓰다·쓰이다’를 넣으면서 손질할 만합니다. 때로는 ‘있다’나 ‘쏟다’나 ‘걸리다’나 ‘보내다’로 손볼 수 있습니다.
엄청난 비용이 소요되는 농업 형태에 적응하지 못한 수만 명의 영세농이 농토를 잃고 빈민굴로 이동했어요
→ 엄청난 돈이 드는 농업 얼개를 받아들이지 못한 수만 영세농이 논밭을 잃고 가난마을로 옮겼어요
→ 엄청난 돈을 써야 하는 농업 얼개를 못 받아들인 작은 시골지기가 숱하게 논밭을 잃고 가난마을로 갔어요
《몬산토, 죽음을 생산하는 기업》(마리-모니크 로뱅/이선혜 옮김, 이레, 2009) 491쪽
1951년 소요된 심리전 비용은 적어도 2억 달러를 넘어 3억 달러에 가까울 것이다
→ 1951년에 심리전에 쓴 돈은 적어도 2억 달러를 넘어 3억 달러에 가까우리라
→ 1951년에 심리전에 들인 돈은 적어도 2억 달러를 넘어 3억 달러에 가까우리라
→ 1951년에 심리전에 쏟은 돈은 적어도 2억 달러를 넘어 3억 달러에 가까우리라
《적을 삐라로 묻어라》(이임하, 철수와영희, 2012) 252쪽
그 밖의 해외 주둔 군인 가족에게 소요되는 지원 비용이 모두 추가 비용에 해당한다
→ 그밖에 해외 주둔 군인 식구한테 드는 도움돈이 모두 더 들어간 돈이다
→ 그밖에 다른 나라에 머무는 군인 식구한테 들어가는 돈이 모두 더 써야 하는 돈이다
《기지 국가》(데이비드 바인/유강은 옮김, 갈마바람, 2017) 31쪽
3∼6분이 소요될 것이다
→ 3∼6분이 든다
→ 3∼6분이 걸린다
→ 3∼6분이 있어야 한다
《귀소 본능》(베른트 하인리히/이경아 옮김, 더숲, 2017) 52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