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자전거 타며 읽은 책 2017.12.27.


작은아이가 문득 묻는다. “아버지?” “응?” “요즘 왜 자전거 안 타?” “그러게. 요즘 왜 자전거를 안 탈까?” “음, 몰라.” “요새 바깥으로 볼일을 보러 자주 다녀서 그렇기도 할 테고, 바깥에 다녀오면 쉬려고 자전거를 못 타니까. 겨울이 되어 날이 추워서 덜 타기도 할 테고.”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면, 따뜻해지면, 자전거 타고 바닷가에 가자. 모래가 있는 바닷가로. 그리고 여름에는 딸기가 돋는 바닷가로 가자.” 지난 11월 끝자락부터 12월 끝자락 사이에 자전거를 한두 번 탄 듯하다. 이동안 우리 자전거하고 수레는 들고양이 차지가 된다. 겨울을 우리 집에서 나는 어미 고양이가 새끼 둘을 낳았고, 새끼 둘은 어미 곁에서 무럭무럭 잘 큰다. 자전거하고 수레는 고양이 세 마리한테 바람막이도 되고, 놀거리도 된다. 아이들은 방에서 마루에서 마당에서 평상에서, 또 들고양이한테 밥을 주고 나서, 이래저래 만화책을 편다. 이 아이들이 태어나기 앞서 아버지가 알뜰히 모은 《요츠바랑!》을 요즘 다시 재미나게 본다. 아버지는 이 만화책을 그야말로 아껴서 때 하나 안 타게 읽었으나, 아이들은 아이답게(?) 한 손에 감조각을 쥐고도 읽느라, 책이 자꾸 두툼해(?)진다. 제발 만화책이든 그림책이든 맨손으로 읽지 않으련? 아이들이 하도 읽어대서 한 벌을 더 장만하는 만화책이 있는데, 《요츠바랑!》도 한 벌을 더 장만해야 할까 생각해 본다. 가만히 따지면 우리 아이들 놀이짓은 요츠바보다 개구지지 싶은데, 이 아이들은 만화책에서 아주 멋진 놀이동무를 찾았구나 싶다. 이제 겨울이 깊으면서 한 해가 저물려 한다. 새끼 들고양이들아, 우리 집에서 씩씩하게 커서 즐겁게 삶을 노래해 보렴. 나중에는 우리 아이들하고도 함께 놀아 보렴.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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