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책은, 삶을 다룬 그릇입니다.” 하고 한 줄로 적어 봅니다. “책은, 삶을 사랑하는 사람이 숲을 새롭게 살려서 생각을 슬기롭게 갈무리한 숨결입니다.” 하고 조금 살을 붙여 봅니다. 숲이 고스란히 책이고, 책이 그대로 숲이라고 느낍니다. 우리가 짓는 생각이 바로 숲이 되고 책이 됩니다. 우리가 짓는 흙이나 살림이 언제나 책이 되고 숲이 됩니다. 종이가 되어 준 나무를 헤아리면서 책을 읽습니다. 숲으로 살아가는 나무를 바라보면서 책을 읽습니다. 종이를 만지작거리는 아이들을 돌보면서 책을 읽습니다. 숲에서 까르르 웃으며 뛰노는 아이들하고 살아가며 책을 읽습니다. 나도 숲이고 책입니다. 그대도 숲이며 책입니다. 우리는 서로 싱그러운 숲이자 사랑스러운 책입니다. 2017.12.26.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책 언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