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둥이 고래
코랄리 소도 글.그림, 조은수 옮김 / 도미솔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776


물결 거슬러 헤엄치는 놀이를 즐기는 고래
― 큰둥이 고래
 코랄리 소도 글·그림/조은수 옮김
 도미솔, 2016.5.15. 1만 원


  우리는 바다에서 벌어지는 일을 얼마나 알 수 있을까요? 바닷속에서 어떤 물고기가 어떤 헤엄을 치면서 어떤 하루를 누리는가를 얼마나 알 수 있을까요? 바다에서 사는 물고기라면 우리 밥상에 오르는 먹을거리쯤으로만 여기지 않나요? 바닷물고기가 저마다 즐겁게 헤엄을 치면서 저마다 신나게 하루를 짓는 줄 조금도 못 헤아리지는 않나요?


여긴 아주 드넓은…… 바다. (1∼2쪽)


  그림책 《큰둥이 고래》(도미솔, 2016)에는 책이름처럼 고래 한 마리가 나옵니다. 고래 가운데에서도 제법 커다란 고래인 ‘큰둥이’ 고래가 나와요.

  큰둥이 고래는 아주 드넓은 바다에서 무엇을 하며 지내는가를 살짝 익살맞게 보여줍니다. 헤엄도 치고, 먹이도 잡고, 갈매기하고 놀며, 때로는 남극까지 가로질러서 펭귄하고도 논대요.

  참말일까요? 참말 고래는 갈매기하고 놀다가 펭귄하고도 놀까요?

  아마 우리는 알 수 없겠지요. 우리가 고래처럼 바다에서 살지는 않으니 알 길이 없겠지요. 더욱이 바다나 고래를 살피는 학자는 바다살림이나 고래 한살이를 파헤치려고 애쓸 테지만 ‘고래가 즐기는 놀이’라든지 ‘고래가 부르는 노래’라든지 ‘고래가 짓는 웃음’은 도무지 헤아릴 길이 없을 수 있어요.


여긴 정말 멋진…… 남극. (9∼10쪽)


  그러고 보면 우리는 고등어를 맛나게 먹더라도 ‘고등어 헤엄짓’을 모릅니다. ‘고등어 놀이’가 무엇인지를 몰라요. 오징어나 문어가 어떻게 헤엄을 치고 물살을 가르면서 ‘노는가’ 하는 대목은 아마 한 번도 생각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새우가 바다에서 숱한 물고기한테 먹이가 되기는 합니다만, 이 새우한테 어떤 헤엄짓이나 놀이가 있는가를 생각하지도 않을 테고요.


이건 꽤나 힘이 드는…… 믈결을 거슬러 헤엄치기. (13∼14쪽)


  그림책 《큰둥이 고래》에 나오는 큰둥이 고래는 여러 놀이 가운데 ‘물결 거슬러 헤엄치기’를 즐긴다고 합니다. 참말로 민물고기나 바닷물고기 가운데에는 물결이든 물살이든 거슬러서 헤엄치려고 하는 모습을 곧잘 보여주는데, 우리는 이들 물고기가 왜 이렇게 헤엄을 치는지를 모릅니다.

  어쩌면, 참말로, 물고기는 물살 거스르는 놀이를 한달 수 있습니다. 사람으로서는 모르는 헤엄치기를 즐기고, 사람으로서는 생각도 못한 놀이를 여러 물고기하고 즐거이 할는지 모릅니다.

  작은 풀벌레한테도 놀이가 있으리라 생각해요. 잠자리나 참새한테도 놀이가 있을 테고요. 갈매기나 물총새한테도 놀이가 있을 테며, 고래나 상어한테도 놀이가 있겠지요.

  저마다 다른 터전에서 저마다 다른 놀이를 즐기는 숨결이라고 할까요. 큰둥이 고래도, 새우도, 상어도, 갈매기도, 펭귄도, …… 그리고 우리 사람도, 어린이도 어른도 저마다 즐겁게 놀이를 하면서 하루가 아름답다고 할 만해요. 함께 웃고 놀면서, 서로 어우러지고 놀면서, 나란히 어깨동무를 하는 놀이를 나누면서 새롭게 하루를 짓는다고 할 만하지요. 2017.12.11.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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