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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아 들로네 - 색이 들려주는 이야기 ㅣ MoMA 꼬마 예술가 그림책 6
카라 매인즈 지음, 파티냐 라모스 그림, 문주선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7년 6월
평점 :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774
온누리는 무지갯빛
― 소니아 들로네
카라 매인즈 글·파티냐 라모스 그림/문주선 옮김
RHK코리아, 2017.6.20. 25000원
“네가 태어났을 때 요람에 누운 너를
따뜻하게 덮어 주려고 엄마가 만든 거야.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만든
멋진 조각이불을 떠올리면서 말이야.
우크라이나는 엄마의 고향이야. 여기 파리에서는 먼 곳이지.
이 이불은 아주 특별해.
엄마는 헝겊 조각들을 모아 꿰매면서
색들의 이야기를 들었단다.” (3쪽)
우리가 살아가는 이곳은 무지갯빛입니다. 우리가 눈을 뜰 적에도 무지갯빛이요, 눈을 살며시 감아도 무지갯빛입니다. 두 눈으로 바라볼 적에만 무지갯빛이 아닙니다. 마음으로 읽고 느끼면서 껴안으려 할 적에도 무지갯빛이에요.
그런데 이 무지갯빛을 여느 때에는 도무지 못 느끼기도 합니다. 스스로 웃지 않아 스스로 즐겁지 않을 적에는 무지갯빛을 몰라요. 스스로 노래하지 않아 스스로 기쁘지 않을 적에는 무지갯빛하고 멀어져요.
예술가만 그리는 그림이 아닙니다. 살림을 가꾸려는 손길로 하나하나 새롭게 그리는 그림입니다. 누비이불이 그림이면서 예술입니다. 옷 한 벌이 그림이면서 예술입니다. 밭자락이나 논배미가 예술입니다.
우리는 서양 이론이나 대학 학문에 너무 목을 맨 탓에 스스로 잃어버리고 마는데요, 논두렁이나 밭두렁이 바로 설치예술이지요. 못물이 설치예술입니다. 알맞게 심어서 가꾸는 나무가 설치예술이요, 장독이 설치예술이랍니다.
종이를 바른 창호문이란 얼마나 멋진 설치예술일까요? 삶에서 우러나오기에 문화나 예술이라는 이름을 얻습니다. 살림을 지으며 피어나는 이야기가 흐르기에 비로소 그림이 됩니다. 《소니아 들로네》는 어머니가 아이한테 무지갯빛이란 우리 삶에 어떻게 스미는가를 따스하게 잘 들려주는 그림책입니다. 다만 번역은 많이 어정쩡합니다. 이 그림책을 읽을 아이들 눈높이를 헤아려서 가다듬으면 좋았겠네 싶어요. 일본 말씨도 꽤 많이 드러나더군요. 2017.12.2.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그림책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