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1393 : 깎이는 절개지
폭우에 깎이는 산의 절개지처럼
→ 세찬 비에 깎여 벌어진 산처럼
→ 쏟아지는 비에 깎이는 산처럼
→ 드센 비에 깎이는 멧자락처럼
절개지 : x
절개(切開) : 1. 째거나 갈라서 벌림 2. 치료를 위하여 몸의 일부를 째어서 엶
‘절개지’라는 낱말은 사전에 없습니다만, ‘절개’ 뜻풀이로 어림하면 “째거나 갈라서 벌린 자리”를 나타내겠지요. 보기글은 “폭우에 깎이는 산의 절개지”라 나오는데, 거센 비에 산이 ‘깎인다’면 어떻게 될까요? 네, 산 한쪽이 ‘벌어지’겠지요. 이 글월은 “세찬 비에 깎여 벌어진 산처럼”으로 손볼 만한데, 이렇게 손보고 나면 살짝 아리송해요. 비가 쏟아져서 깎였으면 산 한쪽이 벌어진 모습이 되니 같은 말을 잇달아 적은 셈이거든요. “비에 깎이는 산처럼”이라고만 적어도 넉넉합니다. 2017.11.20.달.ㅅㄴㄹ
내 마음의 여유는 폭우에 깎이는 산의 절개지처럼 세상 속으로 쓸리어 나갔다
→ 내 느긋한 마음은 세찬 비에 깎이는 산처럼 세상으로 쓸리어 나갔다
→ 느긋하던 내 마음은 드센 비에 깎이는 멧자락처럼 세상으로 쓸리어 나갔다
《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걸었다》(서영은, 문학동네, 2010) 30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