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분 分


 3분의 1 → 셋에서 하나 / 셋 가운데 하나

 4분의 2 → 넷에서 둘 / 넷 가운데 둘

 감소분 → 깎인 몫 / 줄어든 몫

 부족분 → 모자란 몫

 초과분 → 넘치는 몫 / 더 많은 몫

 추가분 → 더한 몫 / 덤

 3인분 → 세 사람 몫 / 세 그릇

 일 년분 → 한 해 치 / 한 해 몫

 백 명분 → 백 사람 몫 / 백 사람 치

 당분 → 단것

 지방분 → 기름진 것 / 기름것


  ‘분(分)’은 “1. ‘전체를 그 수만큼 나눈 부분’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2. ‘분량’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3. ‘성분’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를 나타낸다고 해요. 이 외마디 한자말을 붙인 ‘당분·영양분·지방분’ 가운데 ‘당분·지방분’은 ‘단것·기름것(기름진 것)’처럼 손볼 만합니다. ‘영양분’은 ‘살찌울것’으로 손볼 수 있을까요? ‘분’을 그대로 쓸 때가 나아 보인다면 그대로 쓰되, 우리 나름대로 새로운 말씨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숱한 자리에서는 ‘몫’이나 ‘치’나 ‘그릇’으로 고쳐쓸 수 있습니다. 2017.11.18.흙.ㅅㄴㄹ



인심 좋게 일 인분도 넘는 많은 양을 고양이에게 주었다

→ 마음 좋게 한 그릇도 넘도록 많이 고양이한테 주었다

→ 넉넉하게 한끼몫도 넘도록 고양이한테 주었다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루이스 세뿔베다/유왕무 옮김, 바다출판사, 2000) 18쪽


총 6개월분의 임금을 지급받지 못했다

→ 여섯 달 치 품삯을 받지 못했다

→ 여섯 달 일삯을 받지 못했다

→ 여섯 달 일한 품삯을 받지 못했다

《외국인 이주노동자 인권백서》(외국인노동자대책 협의회, 다산글방, 2001) 29쪽


항상 3년분의 식량이 저장되어 있어

→ 늘 세 해 치 먹을거리를 간수해

→ 세 해 먹을거리를 늘 건사해

《하멜 표류기》(헨드릭 하멜/김태진 옮김,서해문집. 2003) 49쪽


전 부서원을 3분하여 2부는 근무시키고 1부는 휴식토록 할 것

→ 모든 부서원을 셋으로 나눠 둘째는 일하고 첫째는 쉬도록

→ 부서원을 모두 셋으로 나눠 둘째는 일하고 첫째는 쉬도록

《학살의 기억 관동대지진》(강덕상/김동수 옮김, 역사비평사, 2005) 42쪽


딱 1일분에 알맞은 양

→ 딱 하루 몫에 알맞은 부피

→ 딱 하루 몫에 알맞아

→ 딱 하루치에 알맞은 부피

→ 딱 하루치에 알맞네

《와카코와 술 2》(신큐 치에/문기업 옮김,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2015) 73쪽


다 쓰기 전에 여유분을 챙겨 놓지 않으면 신경 쓰여서

→ 다 쓰기 앞서 넉넉히 챙겨 놓지 않으면 마음 쓰여서

→ 다 쓰기 앞서 다음 몫을 챙겨 놓지 않으면 마음 쓰여서

《행복한 타카코 씨 1》(신큐 치에/조아라 옮김, AK comics, 2017) 55쪽


그에 대해 아는 한 가지는 일인분의 한 사람이라는 것

→ 그를 아는 한 가지는 한 그릇짜리 한 사람이라는 대목

→ 그를 아는 한 가지는 한 그릇치 한 사람이라는 대목

→ 그를 아는 한 가지는 한끼몫 한 사람이라는 대목

《바다는 잘 있습니다》(이병률, 문학과지성사, 2017) 93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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