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요 要
요는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 하는 점이다 → 곧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느냐이다
요는 내가 해야 한다는 것이다 → 곧 내가 해야 한다는 뜻이다
요는 이렇다 → 그러니까 이렇다 / 바로 이렇다 / 줄거리는 이렇다
‘요(要)’는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골자. 또는 요점이나 요지(要旨)”를 가리킨다고 해요. ‘요점(要點)’은 “가장 중요하고 중심이 되는 사실이나 관점”을 가리키며, ‘요지(要旨)’는 “말이나 글 따위에서 핵심이 되는 중요한 내용”을 가리킨다고 하고요. ‘핵심(核心)’은 “사물의 가장 중심이 되는 부분”이며, ‘중심(中心)’은 “1. 사물의 한가운데 2. 사물이나 행동에서 매우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부분”이고, ‘중요(重要)’는 “귀중하고 요긴함”이라 합니다. 모두 돌고 도는 말풀이인데, 한복판에 있는 가장 크거나 대수로운 것을 가리킨다고 할 만합니다. 그런데 이 ‘요’만 달랑 글머리에 넣을 적에는 다른 쓰임새가 되지요. ‘그러니까’나 ‘곧’이나 ‘바로’를 나타냅니다. “다시 말해”나 ‘한마디로’나 ‘이리하여’로 손볼 수도 있어요. 2017.11.6.달.ㅅㄴㄹ
요는 주민 한 사람이 당사자로서의 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안 되는 것입니다
→ 곧 주민 한 사람이 당사자로서 의식을 가지지 않으면 안 됩니다
→ 그래서 주민 한 사람이 스스로 생각을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 그러니까 주민 한 사람이 바로 내 일이라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 이리하여 사람들이 스스로 내 일이란 생각을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숲을 지켜낸 사람들》(고다 미노루/장윤·이인재 옮김, 이크, 1999) 92쪽
요는 24시간 소변검사란 말이지
→ 그러니까 24시간 오줌 검사란 말이지
→ 다시 말해 24시간 오줌 검사란 말이지
→ 한마디로 24시간 오줌 검사란 말이지
→ 곧 24시간 오줌 검사란 말이지
《트윈 스피카 7》(야기누마 고/김동욱 옮김, 세미콜론, 2014) 335쪽
요는 돌아올 수 없다는 거야?
→ 그러니까 돌아올 수 없다는 말이야?
→ 곧, 돌아올 수 없다는 말이야?
→ 다시 말해, 돌아올 수 없어?
《토성 맨션 6》(이와오카 히사에/송치민 옮김, 세미콜론, 2015) 7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