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궂은 말씨 155 : 기분을 업시키다



기분(氣分) : 1. 대상·환경 따위에 따라 마음에 절로 생기며 한동안 지속되는, 유쾌함이나 불쾌함 따위의 감정 ≒ 기의(氣意) 2.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상황이나 분위기

up : [그림씨] 1. 위로 향한(가는) 2. 명랑한, 기분 좋은, 신이 난 3. (컴퓨터 시스템이) 작동하는

-시키다 : ‘사동’의 뜻을 더하고 동사를 만드는 접미사



  영어 ‘업(up)’은 어찌씨나 앞토씨나 그림씨나 움직씨로 쓴다고 합니다. 적어도 이름씨 꼴로 쓰지는 않기에 ‘업 + 시키다’는 올바른 말씨가 될 수 없어요. 영어 ‘다운(down)’도 이와 같아요. ‘업시키다·다운시키다’는 그야말로 어정쩡한 번역 말씨입니다. 이른바 한국영어(콩글리쉬)이기도 할 테고요. 한국말로는 ‘올리다·내리다’나 ‘끌어올리다·떨어뜨리다’를 쓰면 돼요. “기분을 업시키다” 같은 자리에서는 “즐거운 마음이 됐다”나 “좋은 마음이 됐다”로 손볼 만하겠지요. 수수하게 ‘즐거웠다’나 ‘좋았다’라고만 해도 되고요. 2017.11.5.해.ㅅㄴㄹ



역시나 쓰긴 했지만 혀끝에 느껴지는 달콤함이 기분을 업시켰다

→ 생각대로 쓰긴 했지만 혀끝으로 느끼는 달콤함이 즐거웠다

→ 참말 쓰긴 했지만 혀끝으로 달콤함을 느끼며 즐거운 마음이 됐다

《한복, 여행하다》(권미루, 푸른향기, 2017) 54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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