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본 큰아이 꿈글



  어느 날이었던가 큰아이가 쪽종이에 잔글씨로 적은 꿈글을 보았습니다. 큰아이가 쪽종이에 꿈글을 적어 놓고서 잊어버렸지 싶어요. 저는 이 꿈글종이를 고이 건사해서 제 책상맡에 놓았습니다. 아마 큰아이는 종이에 꿈글을 적은 일은 잊었을는지 모르는데, 그래도 그 종이에 적은 꿈은 잊지 않았으리라 생각해요. 저는 큰아이 꿈을 제 마음에도 품고서 하루하루 지냈고, 곧 큰아이 꿈을 작은 조각으로 하나 이룰 수 있습니다. 큰아이는 어떤 꿈글을 적었을까요? 네, 큰아이는 “언제 나도 내 이름으로 된 책을 지을 수 있을까요?” 하고 꿈글을 적었어요. 오롯이 큰아이 손길로만 태어날 책은 아니지만, 큰아이가 그동안 그린 그림을 제 글하고 함께 엮어서 책을 하나 내기로 했어요. 어제 출판사 대표님을 뵌 자리에서 ‘그림 작가 그림삯’을 큰아이 계좌로 ‘그림삯을 보내는 출판사 이름’이 찍히도록 해 주십사 하고 말씀을 여쭈었습니다. 2017년 올해가 가기 앞서 큰아이 책상맡에 큰아이 그림이 고이 깃든 책 하나 놓을 수 있기를 비는 마음입니다. 2017.10.31.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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