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저축 貯蓄


 노후를 대비해 저축을 했다 → 늘그막을 생각해 돈을 모았다

 창고에 저축되었던 → 창고에 모아두었던

 월급의 대부분을 저축했다 → 월급을 거의 다 모아 두었다

 군량미를 저축하고 → 군량쌀을 모아 두고


  ‘저축(貯蓄)’은 “1. 절약하여 모아 둠 2. [경제] 소득 중에서 소비로 지출되지 않는 부분”을 가리킨다고 하며, 비슷한말로 “≒ 저류(貯留)·저적”이 있다고 해요. 그런데 ‘저류’나 ‘저적’ 같은 한자말을 쓸 일은 없겠지요. 돈을 모을 적에는 ‘모으다’라는 낱말을 쓰면 됩니다. 때로는 ‘쌓다’나 ‘재다’를 쓸 수 있고, ‘갈무리’가 걸맞을 수 있습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은 ‘저축(?柚)’을 “1. [수공] = 북 2. [북한어] 씨실과 날실을 엇섞어 짠다는 뜻으로, 글을 짓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3. [북한어] 예전에, 아내 또는 부녀자를 이르던 말”로 풀이하면서 싣지만, 이 한자말은 털어내야지 싶어요. 2017.10.4.물.ㅅㄴㄹ



이제 그들은 저축해 놓은 돈이 있다면 그것으로 살아가야 했고

→ 이제 그들은 모아 놓은 돈이 있다면 이 돈으로 살아가야 했고

→ 이제 그들은 갈무리한 돈이 있다면 이 돈으로 살아가야 했고

《정글》(업튼 싱클레어/황용성 옮김, 언어문화사, 1986) 222쪽


조국을 떠나 시베리아에라도 가게 되면 한두 푼 저축을 한다

→ 고향나라를 떠나 시베리아에라도 가면 한두 푼 돈을 모은다

《가련하고 정다운 나라, 조선》(조르주 뒤크로·루이 마랭/최미경 옮김, 눈빛, 2001) 119쪽


이미 다른 곳에서 생산되어 온 노동력을 사용하는 것은, 도시화된 국가가 매년 8백억 파운드 이상을 저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 이미 다른 곳에서 이루어 놓은 노동력을 쓰면, 도시가 된 나라가 해마다 8백억 파운드 넘게 돈을 아끼는 셈이 된다

→ 이미 다른 곳에서 이루어 놓은 노동력을 쓰면, 도시가 된 나라가 해마다 8백억 파운드 넘게 살림돈을 줄이는 셈이 된다

《제7의 인간》(존 버거·장 모르/차미례 옮김, 눈빛, 2004) 73쪽


한국의 중간계급이 주택을 소유할 수 있었던 것은, 주로 비공식 금융시장에 기초한 저축과 대출 때문이었다

→ 한국 중간계급이 집을 가질 수 있던 바탕은, 거의 비공식 금융시장에서 돈을 모으거나 빌렸기 때문이다

→ 한국에서 중간계급이 집을 가질 수 있던 까닭은, 거의 비공식 금융시장에서 돈을 재거나 빌렸기 때문이다

《아파트 공화국》(발레리 줄레조/길혜연 옮김, 후마니타스, 2007) 144쪽


그때 1년간 저축한 돈을 모두 쓰고 돌아왔습니다

→ 그때 한 해 동안 모은 돈을 모두 쓰고 돌아왔습니다

《앞으로의 책방》(기타다 히로미쓰/문희언 옮김, 여름의숲, 2017) 222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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