쟤는 그만 보는 책읽기
내 마음을 보고 읽고 새겨서 갈고닦아 빛냅니다. 우리는 우리 마음을 보고 읽어서 새기고는 갈고닦을 적에 빛낼 수 있습니다. 남을 보면 그냥 남만 보다가 그쳐요. 쟤를 자꾸 쳐다보면 쟤만 자꾸 쳐다보느라 막상 우리 길을 잊거나 놓치기 일쑤예요. 남을 놓고 이러쿵 입방아를 찧을 까닭이 없습니다. 쟤를 가리키며 저러쿵 글방아를 찧을 일이 없어요. 우리 스스로를 가만히 바라보면서 오늘 무엇을 하고 살피면서 꿈길을 걷는가를 말하면 돼요. 책을 읽을 적에는 이웃님이 지은 살림을 마주하면서 우리가 가꾸는 살림을 새롭게 돌아볼 수 있기에 즐겁답니다. 쟤를 보는 책읽기가 아니라, 쟤가 일군 살림을 이웃으로 마주하면서 우리 살림을 새삼스레 깨닫는 길을 배우는 책읽기예요. 2017.9.12.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