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를 두 손에 쥐고서



  두 손에 부채를 하나씩 쥐고서 부채질을 합니다. 곯아떨어진 두 아이가 여름밤에 시원하게 잠들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크게 팔을 저어서 부채질을 하기도 하고, 가볍게 팔을 놀리며 부채질을 하기도 합니다. 자다가 밤에 문득 일어나서 부채질을 하기도 하는데, 요새는 때때로 선풍기를 틉니다. 큰아이가 아홉 살이던 지난해까지는 선풍기로 재운 일이 없이 늘 부채로 재웠어요. 올들어 때때로 선풍기를 쓰기는 하되, 웬만한 때에는 으레 부채입니다. 선풍기가 안 좋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러나 부채를 손에 쥐면 아이들 몸에 맞추어 조금 세게 부치거나 살몃살몃 부쳐 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부채질은 무척 조용하면서 따사롭구나 싶어요. 더운 여름에 웬 따사로움을 찾느냐 싶을 만한데, 에어컨 바람보다 부채질 바람이 땀을 한결 잘 식혀 준다고 생각해요. 2017.8.6.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살림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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