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절이 담그다가 씻기다가



  아침에 배추를 썰어서 절여 놓았습니다. 배추를 썰면서 쌀겨로 풀을 쑤었지요. 낮에 읍내 우체국을 다녀오고서 저녁을 차려 아이들을 먹인 뒤에는 큰아이부터 씻는데 작은아이는 아직 씻어 주어야 합니다. 한창 겉절이 양념을 하다가 부랴부랴 작은아이를 씻기고는 다시 겉절이 양념을 썰고 갈고 다집니다. 온 하루를 신나게 뛰어논 아이들은 먼저 꿈나라로 갑니다. 나는 절인 배추에 양념과 풀물을 붓고는 천천히 버무려서 겉절이를 마무리짓습니다. 마무리지은 겉절이는 김치통에 옮겨서 냉장고에 넣습니다. 설거지를 다 끝내고 시원하게 씻으니 뼈마디마다 욱신거리지만, 이튿날부터 새 김치를 함께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달게 꿈나라로 갑니다. 2017.7.14.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살림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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